[이코노믹리뷰=김동규 기자] 삼성전자가 글로벌 로봇 전쟁에 정식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LG전자가 작년부터 로봇 브랜드 ‘클로이’로 로봇 관련 사업을 적극 홍보한 것에 비해 삼성전자는 로봇사업서 다소 잠잠하다는 평을 들었다. 그러나 CES 2019에서 ‘삼성봇’을 소개하면서 LG전자의 클로이와 정면 승부를 펼치게 됐다.

▲ 삼성봇 케어가 CES 2019에서 시연되고 있다. 출처=삼성전자

삼성봇 세상에 공개되다

삼성봇은 삼성전자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인공지능(AI)기술이 망라된 로봇 플랫폼이다. 이번 CES 2019에서 처음 공개됐는데 라이프스타일의 질을 높이는 것이 주된 목적인 로봇이다.

삼성전자는 삼성봇 3종을 공개했다. 노령화 사회에 대비해 실버 세대의 건강을 관리해주는 반려 로봇인 삼성봇 케어(Samsung Bot Care), 집안 공기가 오염된 곳을 감지해 이동하면서 공기질을 관리해주는 삼성봇 에어(Samsung Bot Air), 쇼핑몰이나 음식점 등에서 결제와 서빙 등 상황에 따라 다양한 기능을 지원하는 삼성봇 리테일(Samsung Bot Retail)이 공개됐다. 또 삼성전자는 웨어러블 보행보조장치인 GEMS도 부스에 전시했다.

특히 삼성봇 케어는 사용자의 혈압, 심박, 호흡, 수면상태 측정에 더해 사용자의 건강 이상을 점검하고 복약 관리도 해 주는 것이 특징이다. 이근배 삼성전자 AI센터장(전무)은 “삼성봇은 건강, 환경 등 스트레스가 많아지는 시대에 사람들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하기 위해 개발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삼성의 로봇 공개는 김현석 삼성전자 사장이 지난해 IFA 2018에서 로봇 사업 관련 청사진을 공개한 이후 공식으로 삼성전자가 로봇 사업에 진출하는 것을 천명한 것이다. 김 사장은 IFA 2018에서 “로봇도 인공지능(AI)을 적용할 수 있는 분야기 때문에 인공지능 플랫폼을 어떻게 로봇에 접목시키느냐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사장이 로봇 사업 관련 청사진을 언급한지 불과 4개월 만에 삼성봇을 공개한 만큼 삼성이 로봇분야에서 오랜 시간동안 ‘한방’을 준비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CES 2019에 전시돼 있는 LG전자 로봇 '클로이' 라인업. 출처=LG전자

LG전자 클로이도 신제품 공개

LG전자도 이번 CES 2019에서 클로이 신제품을 공개했다. LG전자는 허리근력 지원용 ‘LG 클로이 수트봇(LG CLOi SuitBot)’ 신제품을 소개했다. 이는 작년 8월 공개한 하체근력 지원용 로봇에 이는 2번째 웨어러블 로봇이다.

이 제품은 사용자가 일정 각도 이상으로 허리를 굽히면 이를 감지해 로봇이 준비상태에 들어가고, 사용자가 허리를 펴면 로봇이 사용자 허리에 가해지는 힘을 보조하는 식으로 작동한다. LG전자는 “이 로봇을 활용하면 반복되는 작업에서 사용자들의 허리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LG전자 클로이 로봇 라인업은 총8종이다. 안내로봇, 청소로봇, 잔디깎이 로봇, 홈 로봇, 서빙로봇, 포터로봇, 쇼핑 카트로봇, 클로이 수트봇이 그 주인공들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로봇 시장에서 정면 승부를 펼치게 되면서 주도권 확보 경쟁에도 불이 붙을 전망이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는 “현재 삼성과 LG모두 다 로봇을 내놓고 있는데 이는 가전 기반 회사로서는 당연한 수순이라고 본다”면서 “주도권 확보를 위해서는 실제 일상 생활에서 이들 로봇이 얼마나 도움이 되느냐가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이어 “삼성과 LG가 현재 내놓는 로봇을 보면 가정용이나 상업용 로봇이 주를 이루는데 일정 규모의 시장이 존재하는 산업용 로봇에 비해 얼마만큼 시장에서 반응이 있느냐가 시장 확대에 중요한 요소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글로벌 가정용 로봇 시장은 점차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드마켓에 따르면 가정용 로봇시장은 2018년 54억달러에서 2023년 3배 가까이 성장한 1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국제로봇연맹(IFR)은 물류, 농업, 의료 등 산업 분야에서 활용 가능한 전문 서비스 로봇시장도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 서비스 로봇시장은 2017년 46억 7000만달러 수준에서 2020년에는 2017년 대비 20~25%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