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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결코 무역전쟁서 중국 이길 수 없다?글로벌 자산운용사 인베스코 수석 글로벌 마켓 전략가 크리스티나 후퍼 기고문
홍석윤 기자  |  syhong@econovill.com  |  승인 2019.01.08  13:45:26
   
▲ 미국과 중국이 7일~8일 이틀 동안 베이징에서 무역 협상을 시작했다.   출처= NDTV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미국과 중국이 7일~8일 이틀 동안 베이징에서 무역 협상을 시작했다.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90일간 협상을 진행하기로 합의한 뒤 처음으로 양측이 테이블에 마주 앉은 것이다.

올해 중국 경기가 하방 압력을 크게 받고 있고 미국 또한 미·중 무역 전쟁 격화보다는 실익을 얻으면서 장기전으로 가려는 분위기여서 양측간 파국보다는 타협점을 찾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많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6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시진핑 주석과 대화한 사실을 전하며 "나는 정말로 그들이 합의를 성사시키기를 바란다고 생각한다"며 낙관적인 견해를 밝혔다.

실제로 7일 시작된 차관급 회담에서 중국은 시진핑 주석의 심복인 류허(劉鶴) 경제 담당 부총리는 물론 중샨(鐘山) 상무부장도 직접 참석해 베이징이 얼마나 이 협상의 타결을 원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8일 보도했다.

미중 무역 전쟁이 진행되는 동안 중국은 경제 성장 둔화를 보이기 시작했고, 최근 발표된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50 이하로 떨어지며 중국 제조업이 크게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의 분위기는, 미국이 관세 부과라는 무기와 지재권 보호라는 무기로 중국에 압박을 가하며 일방적 공세를 취하고 있고 중국은 이를 방어하기 위해 각종 타협안을 제시하며 미국 달래기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글로벌 자산운용사 인베스코(Invesco)의 수석 글로벌 마켓 전략가 크리스티나 후퍼는 CNN에 기고한 글에서 “미국은 무역전쟁에서 결코 중국을 이길 수 없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그의 주장의 근거는 뭘까.

관세 전쟁의 승자는 없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전 세계 각국은 관세를 낮추고 무역 장벽을 완화하면서 글로벌 공급망은 강화됐고 세계 무역은 크게 늘어났다. 실제로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 평균 수입관세율은 1996년 12.74%에서 2016년 8.8%로 하락했다. 세계 무역은 1996년 5조 달러에서 2013년 19조 달러로 증가했다.

그런데 세계는 지금 거꾸로 가고 있다. 미국은 스스로 공정무역이라고 주장하는 것을 성취하기 위해 여러 다른 나라들과 무역 전쟁을 시작했다. 그 중 가장 심각한 것이 중국과의 충돌이며, 이 과정에서 미국은 일련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사람들은 무역 관계에서 미국이 순매수자(수입이 수출보다 많음)이고 중국이 순매도자(수출이 수입보다 많음)이기 때문에, 결국 중국이 무역전쟁에서 패하고 항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꼭 그렇지 만은 않다.

   
▲ 양측이 서로 뒤질세라 맞불식으로 부과한 관세는 두 나라 모두를 해칠 것이다.   출처= Business Insider 캡처

양측이 서로 뒤질세라 맞불식으로 부과한 관세는 두 나라 모두를 해칠 것이다. 관세가 부과된 대부분의 제품들은 쉽게 대체될 수 없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계속해서 더 높은 가격으로 상품을 구입하게 될 것이다. 특정 상품에 관세가 부과되면, 다음 세 가지 중 하나가 발생한다.

수익을 해친다

일부 산업에서는 기업들이 관세로 인한 추가 비용을 고객에게 전가하기를 꺼리거나 이를 지키지 못할 것이다. 이것은 그 회사의 수익이 감소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공 기업의 경우 이는 물론 수익에 해를 끼치고, 주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를 들어, 언뜻 보면, 미국의 알루미늄 회사 알코아(Alcoa)는 외국 알루미늄 생산자들에 대한 관세로 이득을 볼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지만, 그것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알코아는 대부분 캐나다산 1차 알루미늄을 사용해 최종 알루미늄을 생산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알코아의 최고경영자(CEO)는 관세가 수익성을 해칠 뿐만 아니라 시장을 왜곡하고 "비효율적이고 노후화된 미국의 생산 시설을 다시 가동케 함으로써” 효율을 떨어뜨린다고 주장한다.

물가가 오른다

설령 한 회사가 관세 비용을 고객에게 전가할 수 있다 하더라도(예를 들어 애플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한 것처럼) 소비자들은 같은 품목에 대해 더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한다. 이것은, 다른 조건이 같다면, 다른 상품이나 서비스에 쓸 돈이 더 적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요가 감소한다

한 회사는 관세 비용을 고객에게 전가하면, 소비자들은 당연히 구매를 줄이기 때문에 수요가 감소할 수밖에 없다. "수요 파괴"는 2018년 초에 관세가 부과된 최초의 산업 중 하나인 세탁기에서 이미 나타난 바 있다.

월풀의 최고경영자(CEO) 마크 비처는 수입 세탁기에 관세가 부과되자 "의심할 여지없이 이것은 긍정적인 촉매가 될 것"이라고 환호했다.

하지만 이 회사의 지난해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400만 달러(720억원)나 감소했고, 6개월이 지난 지난해 7월 이 회사의 주가는 15%나 하락했다.

2017년 미국은 대형 세탁기를 월 평균 35만대 수입했지만 관세가 부과된 후에는 월평균 16만1000대로 감소했다. 하지만 이것이 미국 기업의 판매량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철강·알루미늄 관세의 영향으로 제품 가격이 올라가면서 소비자들의 수요만 감소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세탁기와 건조기 가격은 관세 부과 이후 20% 이상 상승했고 출하량은 1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월풀 세탁기의 가격이 더 크게 올랐다. 데이터분석업체 싱크넘(Thinknum)에 따르면 삼성전자 세탁기는 17.8%, LG전자 세탁기는 11.8% 올랐지만 월풀 세탁기의 가격은 30.4%나 상승했다.

관세가 가격에 전가되면 자동차 등 고가 상품을 위시한 다른 제품에서도 이와 똑같은 현상이 일어날 것이다.

관세는 또 다른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관세 부과로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의 신뢰를 약화시킨다. 관세는 또 비효율성을 초래하고 생산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

   
▲ 글로벌 자산운용사 인베스코(Invesco)의 수석 글로벌 마켓 전략가 크리스티나 후퍼는 CNN에 기고한 글에서 “미국은 무역전쟁에서 결코 중국을 이길 수 없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출처= CNBC

중국이 갖고 있는 또 다른 무기들

미국은 중국이 미국의 지재권을 불법적으로 훔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것은 시장 접근과 지적 재산권 침해에 대한 정당한 우려다. 그러나 이 문제는 관세 부과 방식이 아닌 세계무역기구와 함께 추진해야 한다. 관세를 사용하는 것은 중국의 보복만 불러 일으킬 뿐이다. 확실히 관세 전쟁은 중국이 크게 불리하다. 그러나 중국은 관세 이외에 미국에 대항해 사용할 수 있는 많은 무기들을 가지고 있다. 다음은 이러한 잠재적인 무기들 중 일부에 불과하다.

1. 중국은 내수 부양책(중국이 현재 취하고 있는)을 통해 중국 상품의 해외 구매 감소에 대응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 행정부는 의회의 승인 없이는 중국이 하는 것 같은 경기 부양책을 시행할 수 없다.

2. 관세의 영향에 맞서기 위해 위안화를 평가절하함으로써 미국 바이어들에게 중국 상품의 가격을 낮출 수 있다.

3. 미국 정부가 더 많은 채권을 발행하고 있고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이 미국 채권을 매각해 대차대조표를 정상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은 미국 채권의 매입을 중단하거나 보유 채권을 매각할 수 있다. 다른 조건이 같다면, 이는 미국 정부의 차입 비용 증가로 나타날 것이다.

4. 미국을 고립시키고 다른 나라들과 더 긴밀한 무역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예를 들어, 중국은 미국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하되 다른 미국 동맹국에 대해서는 관세를 인하할 수 있다).

5. 북한과의 관계 개선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중요한 목표라는 점을 감안할 때, 중국은 북한을 조종해 미국과 적대 관계를 갖도록 유도할 수 있다.

6. 미국 기업에 대한 규제 단속을 강화할 수 있다(예를 들면 환경이나 반독점 관련해서).

7. 미국 기업과 정부에, 스마트폰과 미국 미사일 방어 시스템에 필요한 물질인 희토류 금속 판매 금지령을 내릴 수 있다.

다행히 두 나라는 지금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아 있다. 그들이 합의안을 도출할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지만 적어도 미국에게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시 주석이 종신 집권을 감안할 때 중국은 장기전을 펼칠 수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2년 이내에 재선 운동을 벌여야 한다. 만일 시 주석이 미국이 원하는 양보안을 내놓지 않은 채 협상을 타개하려고 하면서 시간을 끌고, 미국이 올해 비로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무역 전쟁의 피해로 인해 성장 둔화를 맞게 되면, 오히려 다급한 쪽은 미국이 될 지 모른다.

* CNN은 본 기사는 크리스티나 후퍼의 개인 의견이라는 단서를 달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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