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승현 기자] 신용카드업계 전반의 수익성 하방 압력이 가해지는 가운데 업계 1위인 신한카드가 왕좌를 지켜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카드업계는 신용카드 수수료율 인하, 대출 규제 등 각종 규제 리스크로 수익성 하락이 예고된 상태다. 신한카드 역시 수익성과 자산건전성 등 주요 재무지표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신한카드는 업계 내 최고 수준의 시장지위와 이익창출력, 우수한 자금조달구조 등으로 안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맺집’이 강한 만큼 업황 불황 시기에 오히려 강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카드사별 시장점유율. 출처=한국신용평가

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삼성, 국민, 현대, 롯데. 우리, 하나 7개 카드사 중 2018년 3분기 기준 시장점유율 17.9%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체크카드 시장점유율은 업계 2위로, 회원 수, 브랜드 인지도 등으로 확고한 시장지위를 지키고 있다. 총자산수익률(ROA) 역시 업계 최고 수준으로 2.1%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선도적 시장지위와 우수한 재무안정성 등을 토대로 한국신용평가는 신한카드의 신용등급을 업계 최고수준인 AA+(안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카드업계의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으로 수익성 하락 압력이 지속되고 있는 점은 사업기반 안정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 신한카드와 7개 전업 카드사의 PEER 비교. 출처=한국신용평가

신용카드업계 전반의 영업환경이 악화되면서 과거 대비 영업기반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2018년 11월 카드수수료 개편 방안에 따라 수수료율 인하가 결정됐다. 금융당국은 신용카드 우대수수료율 적용구간을 연매출 5억원 이하에서 30억원 이하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연매출 5~10억원, 10~30억원 구간 가맹점의 평균 수수료율은 기존 약 2.05%에서 1.4%로, 약 2.21%애서 1.6%로 인하된다. 구간별로 약 0.65%포인트, 약 0.61%포인트 줄어든다. 인하된 수수료율은 오는 1월 말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대출규제 강화와 비우호적 자금조달환경도 우려 요인이다. 작년 10월부터 적용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와 최고금리 인하, 연간 가계대출 성장을 7%대로 제한하는 대출성장 규제, 만기도래 채권 금리를 웃도는 신규발행 채권금리 등도 수익성 측면의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결제부문의 채산성 저하와 강화되는 규제 리스크로 수익성 저하압력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카드사들은 결제부문에서 하락하는 수익성을 보완하기 위한 카드론, 할부·리스 등 여신성 자산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자산건전성 부담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신한카드는 자동차할부, 비회원 신용대출 취급규모 확대, 베트남, 카자흐스탄,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 해외시장진출 등으로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고 있다. 한신평에 따르면 2018년 9월 말 신한카드의 자동차할부금융 잔액은 약 2조5000억원으로 전업카드사 중 가장 큰 영업규모를 보유하고 있다. 가계대출 잔액은 4779억원으로 2017년에 비해 약 66.2% 증가했다.

2018년 9월말 기준 레버리지는 5.1배로 업계 평균 레버리지 5.0배를 웃돌고 있다. 같은 기간 조정자기자본비율은 21.7%로 2014년 말 29.7%에서 계속 줄어들고 있다.

여윤기 한신평 선임연구원은 “수익성 저하압력이 상승함에 따라 이익유보를 통한 자본확충이 어려워지는 점, 빠른 자산 성장이 지속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자본관리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신한카드의 부채와 자본 구성 변화. 출처=한국신용평가

다만, 수익성 하방압력이 가해지는 가운데 카드산업에 대한 강한 자본규제로 우수한 자본력이 유지되는 점은 긍정적이다.

여 연구원은 “카드산업에 대한 강한 자본규제로 타 금융 산업 대비 우수한 자본력이 유지되고 있다”면서 ”신한카드는 규제수준인 레버리지 6배까지 영업자산 성장 여력이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업계 전반에 대한 규제 강화와 경쟁심화 가능성 확대로 영업기반의 안정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전업카드사의 대응력과 시장지배력 변동 여부에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그러나 카드업계의 왕좌가 쉽사리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신한카드의 우수한 시장지위, 수익구조 다변화 노력과 리스크 관리능력 등으로 업계 최고 수준의 이익창출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 신한카드의 자본적정성 지표. 출처=한국신용평가

특히 신한카드는 매우 안정적인 조달구조를 가지고 있다. 2018년 9월 기준 회사채와 관계사차입금 비중이 각 72.7%, 3.8%로 전체 차입부채 비중의 약 76%를 차지하는 등 만기구조가 장기화돼 있다. 기업어음(CP) 비중이 7.7%로 2017년 말 기준 6.9%보다 증가했으나, CP잔액의 약 60%가 잔여만기 1년 이상인 장기CP로 구성됐다.

같은 기간 총 3조6299억원의 즉시가용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90일 이내 만기도래 차입부채 1조2808억원의 2.8배 수준이다. 90일 원화유동성비율은 329%로 규제수준인 100%를 충분히 넘어섰다. 또 신한금융그룹의 핵심계열사로 그룹의 지원가능성도 재무적 탄력성을 보강하는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여 연구원은 “신한카드의 유동성 현황과 다변화된 조달구조를 고려할 때 자금조달환경 변화에도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그는 “신한카드는 업계 1위의 시장점유율과 우수한 리스크관리 능력 등을 바탕으로 업계 최고수준의 이익창출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다만, 규제 강화로 업계 전반적인 수익성이 저하되고 있어 지급결제 시장 내 카드의 시장지배력 변동여부, 금융당국의 중금리대출 시장 활성화 정책 등이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 카드사 여신업무에 미칠 영향 등에 주목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