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배달 로봇, 폴더블 스마트폰에서부터 개인정보 보호 강화, 기업 건전성 추적에 이르기까지, 2019년에는 기술 산업들이 지금까지 준비해온 이들 기술 중에서 몇 가지는 실현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2018년은 기술 산업에서 그보다 더 나쁠 수 없는 최악의 한 해였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와 그의 동료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거의 매주 사생활 침해나 플랫폼 조작에 대해 사과해야만 했다. 자율주행차는 (잦은 사고로) 아직 주행 준비가 되지 않았음을 스스로 입증했으며, 테슬라의 엘런 머스크 CEO는 트위터에서 거의 자멸할 뻔했다. 전동 스쿠터는 여러 도시에서 넘쳐났지만 곳곳에서 사고가 이어졌다. 기술주들은 시장이 동요하자 정점에서 맥없이 허물어졌다.

그러나 2019년에는 기술이 이 세상을 위해 정말 좋은 역할을 할 것이라는 낙관론으로 다시 복귀해야 한다. 물론 거기에는 그동안 광고로만 떠들썩하며 지연됐던 해리포터 증강현실(Augemented Reality) 게임을 할 수 있다는 것도 포함되지만, 우리가 기다려 온 것은 그것뿐만이 아니다. 우리는 5G가 도시 곳곳에서 실현되고, 업그레이드된 애플의 iOS(애플의 임베디드 운영체제)가 새롭게 선보이고, 디즈니가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을 고대해 왔다. 올해는 기업들이 (그들이 원하든 원치 않든) 고객 데이터 수집 관행에 변화를 가져올 것이며, 그 외 많은 약속들이 성취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올 한 해 우리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기술 변화를 요약 정리했다.

▲ 출처= OSXDaily

아이폰 소프트웨어 페이스리프트

애플은 2018년에 ‘보급형’ 아이폰과 대형 화면 아이폰, 그리고 iOS의 부분 개선 버전을 선보였다. 2019년에 애플은 보다 과감한 도약을 도모할 것으로 예상된다(사실 애플에 대한 주주들의 열정은 바로 거기에 있다).

iOS는 12세대에 걸쳐 진화해 왔지만, 홈 화면은 여전히 앱 아이콘이 단순한 격자 모양으로 배치되는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다음 버전에서는 그것이 바뀔 수 있다.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해 iOS 12를 선보이면서 iOS 11의 성능과 품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극적인 변화를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또 올해, 개발자들이 iOS 앱을 MacOS에도 적용하도록 허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 출처= Government Technology

5G가 당신의 집으로

지난 몇 년 동안 “장편 영화를 몇 초 만에 다운로드할 수 있습니다!”라는 광고를 되풀이하던 5G가 마침내 미국 데뷔를 눈앞에 두고 있다. AT&T, 버라이즌(Verizon), 티모빌(T-Mobile), 스프린트(Sprint) 등 서비스 제공업체들은 모두 2019년 상반기까지 모바일 5G를 특정 도시에서 서비스할 계획이다(AT&T는 지난 12월, 애틀랜타와 샬롯 등 몇몇 도시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스마트폰 단말기 제조사인 삼성과 LG도 올해 5G 호환 단말기를 출시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나 애플은 앞으로 1년 정도 출시를 더 미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새로운 네트워킹 표준은 단지 더 빠른 전화기에 관한 것이 아니다. 기기와 기지국 간의 시차가 줄어들면서 증강현실과 가상현실, 스마트홈 경험이 더 빠르고 실감나게 구현될 수 있으며, 자율주행 자동차의 운행이 이제 목전에 이르게 되었다. 그러나 과거에 새로운 네트워크 기술이 출현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소비자들이 지금 당장 5G가 구현되는 기기를 구매하지 않을 수도 있어, 새로운 시대의 도래에는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

▲ 출처= MarTech

개인정보 보호법의 향방

2018년에는 페이스북이 지난 10년 동안 우리의 데이터를 너무나 쉽게 수집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건설한 네트워크 권력에 취해 왔다는 사실이 명백하게 드러났다. 페이스북은 2019년에도 그 여파로 계속 힘든 시기를 보낼 것이다. 주가의 하락과 서비스 이용 감소라는 투자자와 소비자의 반발을 넘어, 이제 더 많은 법적 투쟁과 (개인정보 유출에 관한) 법제화 과정을 보게 될 것이다.

워싱턴 DC의 법무장관은 페이스북이 영국의 데이터 분석 회사 캠브리지 애널리티카(Cambridge Analytica)와 연루된 것에 대해 페이스북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독점을 규제하고 공정거래를 촉진하기 위한 기구인 연방거래위원회(Federal Trade Commission)는 이 사건과 다른 개인정보 유출 의혹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이뿐만이 아니다. 유업연합(EU)이 2018년 도입한 엄격한 개인정보보호법(GDPR, 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에 따라 페이스북에 벌금을 부과할 경우, 그 금액은 16억3000만달러(1조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 또한 자유롭지 못하다. 구글도 사용자 이메일에 대한 접근과 사생활 침해에 대한 국회의원들의 지속적인 조사에 직면해 있다. 최근 세간의 이목을 끈 의회 청문회의 후속 조치로, 올해 제정될 미국의 개인정보 보호법안이 어떤 내용을 담게 될지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

▲ 출처= The Verge

무인매장 경험

아마존은 시애틀에 문을 연 무인매장 아마존고를 미국 전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아마도 아마존 고 매장에 처음 들어서면 느낌이 이상할 것이다. 회전문을 통과하면서 앱을 스캔한 다음, 진열대에서 원하는 물건을 집고 그냥 나가면 되니까. 출납원도 없고 그 외 어떤 사람과의 접촉도 없다. 쇼핑백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정확히 적혀 있는 이메일 영수증을 받은 것 밖에는 없으니까.

이런 종류의 초편의 상점(Super-Convenience Store)이 아마존뿐 아니라 지핀(Zippin)이나 스탠다드코그니션(Standard Cognition) 같이 기술로 무장한 경쟁 업체들로부터 당신이 사는 동네까지 곧 나타날 것이다. 소매업의 미래는 계산원이 없어지고 그 대신 당신의 모든 움직임을 추적하는 수십대의 카메라를 동반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도 한 가지 성가신 게 있다. 바로 당신이 어떤 물건을 사려고 집어 들었다가 구매를 포기하고 도로 진열대에 올려놓으면 원치 않는 광고를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방금 집었던 뱅 드 솔레유(Bain de Soleil, 제약회사 머크의 자외선 차단제)를 정말 원치 않으십니까?”같은 광고성 멘트 말이다.

▲ 출처= NBR

자율주행차, 작은 것부터

2019년에 승차공유 업체 우버(Uber)와 리프트(Lyft)의 기업 공개(IPO)에 흥분하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두 회사 모두 올해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과장하지는 않을 것이다. 또 올해 드론으로 피자를 배달받는 일도 일어날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소형 배달 로봇의 형태로 배달되는 자동화의 세계를 일부 지역에서는 직접 볼 수 있을 것이다. 바퀴가 달린 작은 냉장고가 저 혼자 움직이는 것을 상상해 보라.

1월 초에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2019년 CES 기술 박람회에는 스타쉽(Starship)이나 누로(Nuro) 등 열 개가 넘는 회사들이 이 분야에 데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기계의 장점은 A지점에서 B지점으로 가는 길을 자기가 원하는 대로 선택한다는 것이다. 혹시 당신이 인도(人道, Sidewalk)에서 이들을 마주치면 피해야 할지 모르지만, 큰 사고 위험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