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삼성전자가 6일(현지시간) 애플과 협력해 스마트 TV에 아이튠즈 무비 & TV쇼(iTunes Movies & TV Shows)와 에어플레이2(AirPlay 2)를 동시 탑재한다고 밝혔다. IPTV 사업자인 LG유플러스가 글로벌 OTT 플레이어 넷플릭스와 협력하는 것이 소프트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결합이라면, 삼성전자와 애플의 협력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시너지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각 사업자의 성격은 다르지만 미디어 사용자 경험의 방향성은 동일하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현재 QLED TV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TV 전략을 구사하는 한편 운영체제 타이젠을 중심으로 초연결 생태계 로드맵도 빠르게 구축하고 있다. 타이젠은 한 때 스마트폰에도 지원됐으나 최근에는 가전기기 전용 운영체제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바다에서 시작된 삼성전자의 운영체제 실험이 가전기기로 좁혀지며 스마트폰 시장의 맞수 애플과의 협력을 끌어냈다는 말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하드웨어 인프라를 중심으로 타이젠이라는 오픈소스를 제공하고, 여기에 소프트웨어 인프라를 애플이 책임지는 방식이다.

▲ 삼성과 애플이 TV에서 만났다. 출처=삼성전자

이번 협력으로 삼성전자 스마트 TV 고객들은 2018년 상반기에 출시된 제품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포함해 새롭게 출시 될 TV까지 올해 상반기부터 아이튠즈와 에어플레이 기능을 별도의 기기 연결이 없어도 즐길 수 있게 된다. 아이튠즈가 애플 외 타사 기기에 탑재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상징성도 있다.

아이튠즈 비디오 앱을 통해 아이튠즈 스토어(iTunes Store)가 보유하고 있는 4K HDR 영화 포함 수만 편에 이르는 영화와 TV 프로그램을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으며, 아이튠즈는 유니버설 가이드(Universal Guide), 뉴 빅스비(New Bixby), 검색(Search) 등 삼성 스마트 TV의 자체 기능들과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사용자가 쉽고 빠르게 컨텐츠를 검색하고 시청할 수 있다. 삼성 스마트 TV는 에어플레이2도 지원한다.

애플의 에디 큐(Eddy Cue) 인터넷 소프트웨어·서비스 총괄 부사장은 "전 세계의 삼성 스마트 TV 사용자에게 아이튠즈와 에어플레이2 경험을 제공하는 것에 대한 기대가 크다." 며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사용자들은 대형 스크린으로 원하는 콘텐츠를 즐길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이원진 부사장은 "삼성전자는 소비자의 관점에서 가치있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OS나 제품의 차이를 넘어서는 개방형 파트너십을 추진해 왔다"며“이번 애플과의 전략적 협력은 그 일례로, 삼성 TV와 iOS 기기 사용자들이 한층 풍부하고 편리한 경험을 즐길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애플 iOS 콘텐츠를 대화면으로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은 스마트폰의 덱스, 나아가 삼성 리모트 액세스를 연상하게 만든다. 리모트 액세스는 무선으로 원격 및 근접 거리에 있는 PC · 스마트폰 · 태블릿PC 등을 TV와 연결해 TV의 대화면에서 각 제품 내 설치된 프로그램과 앱을 제어할 수 있게 한 기능이다. 모바일 기기의 협소한 디스플레이 사용자 경험을 TV라는 대화면으로 끌어낸 것이 장점이다.

미러링만 지원하는 것은 아니다. TV와 연결된 다양한 기기의 입력장치를 직접 제어할 수 있다는 점이 새롭다. 별도의 케이블로 연결할 필요는 없으며,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를 TV의 넓은 화면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이 의미있다.

스마트 TV가 사물인터넷 생태계의 중심 중 하나로 부상하며 삼성전자의 전략도 빨라지는 분위기다. 초연결 인프라의 중심을 타이젠으로 채우는 한편 스마트워크 사용자 경험, 나아가 애플 iOS 생태계와의 연결을 시도하며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삼성전자는 TV 전략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많이 내고 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경쟁력 강화는 물론 디자인 측면에서도 색다른 시도를 하고 있다. 더 프레임, 세리프TV 등 디자인 특화 TV도 다수 배출하며 외연 확장에 나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