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어 4호의 달 뒷면 착륙

2018년 1월 3일 오전 10시 26분, 중국의 달 탐사선 ‘창어(嫦娥) 4호’가 달의 뒷면 착륙에 성공했다. 세계 최초의 일이다. 이제까지 세계는 달의 앞면만 착륙해 왔었다.

중국중앙(CC) TV는 2018년 12월 8일 중국 쓰촨성 시창위성발사센터에서 발사된 창어 4호가 달의 뒷면 동경 177.6도, 남위 45.5도 부근의 달 남극 근처에 착륙했다고 밝혔다. 창어 4호는 창정 3호 로켓에 실려 발사되었고, 26일간의 항해를 거쳤다.

CCTV는 “창어 4호의 착륙 성공은 인류에 의해 처음으로 달의 뒷면과 닿았고, 처음으로 달의 뒷면과 지구 간 통신이 이뤄진 것”이라며, “인류 달 탐사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라고 자평했다. 2013년, 중국은 ‘창어 3호’로 달의 앞면에 착륙한 전례가 있다. 따라서 이번 창어 4호의 달의 뒷면 착륙하면서, 중국은 세계 최초로 달 앞면과 뒷면에 모두 착륙하는 기록을 갖게 되었다. 당연히 중국이 자부심을 가질만한 일이다.

그동안 달의 뒷면 착륙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지구와 달의 뒷면 간의 통신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은 2018년 5월 21일 중계 위성 ‘췌차오(鵲橋)’를 쏘아 올려 이 문제를 해결했다. 마치 지구에서 통신위성을 사용하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달 착륙에 성공한 창어 4호는 무인 로봇 탐사차가 나와 천문 관측, 중성자 방사선 탐지, 식물 재배 가능 여부와 물을 비롯한 기타 자원 조사 등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중국우주항공공정센터는 “달의 뒷면은 지구로부터의 전자파 간섭으로부터 보호되기 때문에 우주 환경과 태양 폭발을 연구하는 이상적인 장소”라며 “우주의 더 깊은 곳을 들여다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AP, CNN 등 주요 외신은 창어 4호 착륙에 이은 중국의 다음 목표는 우주인의 달 착륙과 달 기지 건설, 우주정거장 가동이라며, 중국이 적극적인 연구와 투자로 미국과 러시아의 ‘우주 패권’에 도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2018년 개봉작 퍼스트 맨

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퍼스트 맨』은 닐 암스트롱을 소재로 한 영화이다. 암스트롱은 1969년 7월 아폴로 11호를 타고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한 우주인이다. 암스트롱의 달 착륙을 통해, 미국은 소련과의 우주경쟁에서 완전 우위를 차지하게 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1950년대부터 미국과 소련은 우주경쟁을 통해, 체제의 우수성을 과시하려고 했다. 당시 세계는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의 차이가 현격하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따라서 우주기술 대국이 선진국이라는 논리가 자연스럽게 성립했다.

그런데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전까지, 소련은 미국보다 우주기술 분야에서는 한 발 앞서 있었다. 인류 최초로 인공위성을 발사한 것도 소련이었고, 인류 최초로 유인 우주선을 발사한 것도 소련이었다. 따라서 소련을 쫓는 미국은 다급한 입장이었다.

급기야 1961년,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은 의회연설에서 10년 안에 인간을 달에 착륙시켜 무사귀환 시키겠다고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이로 인해, 미항공우주국(NASA)는 제미니 계획으로 유인 우주기술을 확보하고, 아폴로 계획으로 우주인의 달 착륙을 실행했다. 제미니 8호와 아폴로 11호의 선장 암스트롱은 두 계획의 중심에 있었다.

영화 『퍼스트 맨』은 미소 우주경쟁보다는 우주인 암스트롱의 개인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순발력이 뛰어난 테스트 비행사 암스트롱은 위기 순간마다 기지를 발휘해서 상황을 모면하는 탁월한 비행사였다. 하지만 내면적으로는 어린 딸을 종양으로 잃은 아픔에 시달리고 있었다. 『퍼스트 맨』은 이런 암스트롱이 달로 가는 궤적을 그렸다.

 

중국의 달 착륙에 대한 세계의 평가

창어 4호가 지구에서 보이지 않는 달 뒷면에 착륙한 이후, 세계 각국은 다양한 반응을 쏟아냈다.

우선 미국은 경계적인 자세를 드러냈다. 우주개발 분야에서 독점적 지위를 가진 미국의 경쟁력이 약화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감 때문이다. 짐 브리덴스타인 미국항공우주국(NASA) 국장은 트위터를 통해 “중국의 창어 4호가 달 뒷면에 착륙하는 데 성공한 것 같다. 축하한다.”며, “이는 인류 최초이며 인상적인 성과”라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까지 달에 우주인을 보낸 것은 미국뿐이라는 사실을 은연중에 드러냈다.

반면 러시아는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다. 미국과의 경쟁에서 밀렸던 러시아는 중국과 연합해서 미국을 상대할 자신이 생겼다고 믿는 것 같다. 드미트리 로고진 러시아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 사장은 “중국 국가항천국이 인류 역사상 최초의 달 뒷면 착륙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것을 축하한다.”며, “러시아는 최근 몇 년 동안 중국인 동료들과 함께 로켓엔진 개발, 위성 개발 등 분야에서 장기적인 협력을 해왔으며 우주 탐사 임무에서의 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미국이 정말로 달에 우주인을 착륙시켰는지도 향후 반드시 검증하겠다는 의사도 피력했다.

유럽은 긍정적인 평가를 나타냈다. 미국이든, 러시아든, 중국이든, 결국 우주개발로 인해 인류 전체가 혜택을 볼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얀 뵈르너 유럽우주국(ESA) 국장은 “나는 이전부터 중국이 인상적인 우주 계획을 펼치고 있다고 반복해서 얘기했다.”며, “이번 창어 4호의 착륙 역시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중국에 대한 축하의 뜻을 전했다. 장 이브 르갈 프랑스국립우주센터(CNES) 센터장도 축하의 말을 전했다.

 

미중 간의 경쟁력 간극과 향후 경제 전망

창어 4호는 대단한 일을 했다. 하지만 냉정히 따져보면, 그렇게 대단한 일이 아닐 수도 있다.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한 것은 1969년, 창어 4호가 달의 뒷면에 착륙한 것은 2019년이다. 게다가 아폴로 11호는 유인 우주선이고, 창어 4호는 무인 우주선이다. 그래서 중국이 유인 우주선을 착륙시키는 것은 몇 년 뒤의 일이 될 것이다.

피상적인 분석일 수도 있지만, 미국의 달 착륙을 중국이 재현하는데 걸린 시간은 대략 50년이다. 달 착륙 기술만으로 양국의 경쟁력을 비교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할 수 있지만, 어쨌든 달 착륙 기술에서 중국은 미국에 50년이 뒤져 있는 상태이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의 국가 경쟁력 차이는 어쩌면 달 착륙 기술 격차가 맞을지도 모른다. 개혁 개방 41년을 맞는 2019년, 중국이 그 짧은 기간 동안 중국을 따라온 것은 놀라운 일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여전히 미국에게 뒤져있다. G2라는 명칭은 단순히 1, 2위를 함께 부르는 통칭일 뿐, 1, 2위 격차까지 알려주지는 않는다.

미국은 초기 정착민부터 시작한 자본주의 운용 역사 412년, 대통령 선거제도 운용 역사 230년을 비롯해서, 세계 최고의 국방력, 경제력, 과학기술력, 학술과 언론, 문화예술력을 가지고 있다. 공산주의 71년, 자본주의 40년, 기타 분야 5위권의 G2 중국이 감히 쫓아가기 힘든 지경이다. 따라서 중국은 창어 4호의 성공에 고무되어 ‘과학굴기’만 강조할게 아니라, 미국이 50년 전 한 일을 이제야 수행했다고 반성해야 한다.

미국은 지난 50년간 정체 상태에 머물렀던 것이 아니라, 계속 발전해왔다. 미국의 능력은 확인해야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자칫 방심하면, 중국은 41년간 이룬 업적을 한순간에 상실한다. 1976년 영국 금융위기, 1991년 소련 붕괴, 1997년 일본 금융위기는 우연이 아니다. 미국은 항상 2등 국가를 강하게 견제했다. 물론 그 상황이 찾아오면, 한국도 위기다. 미중고래싸움에 한국새우등이 터지는 일이 벌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