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대병원이 인공지능(AI)를 보조로 활용하는 영상 판독을 시작했다. 영상 판독 모습. 출처=서울대병원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서울대병원이 인공지능(AI)을 보조로 활용해 영상 판독을 시작했다.

서울대병원은 4일 올해 1월부터 국내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한 AI 기술을 환자 영상 판독에 활용한다고 밝혔다. AI가 흉부엑스선 검사 영상을 보고 폐암 혹은 폐 전이암으로 의심되는 점을 의사에게 알리면, 의사는 이를 참고해 너무 작아서 놓칠 수 있는 폐암을 조기 진단하는 방식이다.

서울대병원이 활용하는 AI 기반 영상판독 보조시스템 ‘루닛 인사이트’는 소프트웨어 개발 기업 루닛과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박창민 교수팀이 공동으로 개발에 참여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루닛 인사이트를 인피니트헬스케어의 의료영상정보시스템(PACS)에 탑재해, 실제 영상판독에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루닛 인사이트는 흉부 엑스선 영상에서 폐암 혹은 폐 전이암으로 의심되는 소견을 발견하고 의사의 진단을 보조하게 된다. 또한, 양질의 영상 데이터와 독자적인 딥러닝 기술을 이용해 크기가 작거나 갈비뼈와 심장 같은 다른 장기에 가려져 자칫 놓칠 수 있는 폐암 결절도 정확하게 찾아내는 역할도 한다.

AI 판독시스템의 임상적용을 주도한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구진모 교수는, “AI가 흉부 영상판독 보조기능으로 환자 진료에 본격적으로 적용되는 첫 번째 사례다”면서 “의료 혁신의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최근 의료영상분야 학술지인 ‘방사선학(Radiology)’에 게재된 서울대병원 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흉부 엑스선 폐암 결절 판독 정확도는 AI 소프트웨어 활용 시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포함된 연구 대상자 18명의 의사 모두에게서 향상됐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8월 루닛 인사이트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AI 기반 영상분석 의료기기로 승인을 받았다.

▲ 영상 판독을 보조하는 인공지능(AI) 기기 활용 화면. 출처=서울대병원

내과의사 3명, 영상의학과 전공의 6명, 전문의 5명, 흉부전담 전문의 4명 등 총 18명의 의사들과 판독능력 정확도 비교에서는 악성 폐 결절의 분류의 경우 인공지능 91%, 의사 77-94%로 나타났다. 일반 폐 결절 유무의 경우는 인공지능 89%, 의사 66-86%의 정확도를 보였다. 또한, 의사가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아 판독할 경우, 악성 폐결절은 최대 14%, 일반 폐 결절의 경우 19%의 판독능력 향상이 확인됐다. 

박창민 교수는 “흉부 엑스선 영상은 폐암을 포함한 다양한 흉부 질환의 진단과 평가에 매우 중요한 검사지만, 그 특성상 실제 폐암 같은 중요 질환에 대한 판독 정확도는 높지 않은 단점이 있었다”면서 “이번 AI 기술을 사용하면 폐암 진단 정확도를 높여 진료의 질과 효율성 모두를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폐암이외에도 다양한 질환에 대한 AI 기반 영상진단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흉부 엑스선 영상에서 활동성 폐결핵을 검출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그 성능을 감염학 분야 학술지인 ‘임상감염병학(Clinical infectious disease)’에 보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