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넥슨 지주사 NXC의 김정주 대표가 NXC의 지분을 전량 매각할 계획이라는 소식이 나오며 유력 인수 대상자로 중국 인터넷 기업 텐센트가 거론되고 있다. 거래 규모가 10조원 이상으로 추정될 정도로 커서 국내에서는 거래 대상자를 찾기 힘들 거라는 분석이다. 

텐센트는 던전앤파이터의 중국 내 서비스사로 넥슨과의 인연이 깊다. 또한 텐센트는 이미 국내외 대형 게임사에 지분투자 및 인수를 단행한 이력이 다수다.

▲ 텐센트 국내 게임사 투자 금액 및 지분율. 출처=전자공지시스템

국내에서 돋보이는 투자는 2014년 넷마블에 단행한 지분 투자다. 텐센트는 지난 2014년 CJ게임즈(현 넷마블)에 약 5300억원을 투자했다. 당시 이 투자는 국내 게임업계에서도 최대 규모 수준이었기 때문에 이목이 쏠렸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텐센트는 넷마블 주식 1505만7800주(17.66%)를 보유하고 있어 방준혁 의장(24.31%)과 씨제이이앤엠(21.96%)를 이은 3대주주다. 

텐센트는 배틀그라운드로 단숨에 게임 업계 스타로 떠오른 블루홀(현 크래프톤)에도 지난해 약 5000억원의 지분 투자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17년에도 700억원 수준의 주식을 사들여 총 투자금액은 60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지난해 9월말 기준 텐센트는 크래프톤의 주식 83만2134주(11.46%)를 보유하며 장병규 의장(19.17%)에 이어 2대 주주다. 

IT기업 카카오의 주식도 가지고 있다. 지난 2012년 텐센트는 720억원을 투자했고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지분율은 6.7%(559만9849주)로 4대 주주다. 텐센트는 지난해 2월 카카오의 게임 전문 계열사 카카오게임즈에도 500억원 가량을 투자한 바 있다. 

텐센트는 지난 2014년 네시삼십삼분에 라인과 함께 13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텐센트가 지난 약 5년간 국내 게임 업계에 투자한 금액만 1조원이 넘는 셈이다. 텐센트의 국내 게임사 투자 관심도는 높다고 할 수 있다. 

텐센트의 게임사 쇼핑은 해외 지역에서 더 과감하다. 클래시 오브 클랜, 클래시로얄 등으로 유명한 핀란드의 게임사 슈퍼셀 인수가 그 예다. 텐센트는 지난 2016년 슈퍼셀의 지분 84.3%를 인수하며 최대주주가 되기 위해 약 10조원에 달하는 금액을 쏟아 부었다. 금액이 크다보니 펀드를 구성해 자금을 조달했다.

리그오브레전드로 유명한 라이엇게임즈는 텐센트의 100% 자회사다. 텐센트는 지난 2009년부터 라이엇게임즈의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했고 2011년 지분을 50% 이상 확보하며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지난 2015년엔 라이엇게임즈의 주식 전량을 사들였다.

텐센트는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등으로 유명한 미국의 대표 게임사 액티비전-블리자드의 지분도 5%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텐센트는 국내외 유력 게임사를 삼키며 규모를 확장했다. 

텐센트의 저력은 우리나라 게임사 넥슨, 스마일게이트 등의 게임에서 나왔다고 볼 수 있다. 2000년대 이들 게임사의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크로스파이어 등의 중국내 서비스를 텐센트가 맡았고 게임이 대히트하며 회사의 성장동력을 확보했다. 상황은 역전됐다. 텐센트는 세계적인 공룡 기업이 됐고 국내를 포함한 글로벌 유력 게임사들이 텐센트의 영향력 아래 놓이게 됐다.

만약 넥슨이 텐센트에 인수된다면 국내 게임시장 장악력은 더 커질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최대 게임사가 중국 업체에 흡수된다는 상징성도 있다. 시장과 업계에서 넥슨 매각을 우려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