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진후 기자] 쌍용건설 야구동호회 이름은 돌직구가 담겼다. 다른 기업은 각자 개성 있는 이름을 간판으로 걸었으나 쌍용건설의 야구동호회 이름은 말 그대로 ‘쌍용건설 야구동호회’다. 건설업 특유의 묵직하고 단단한 느낌이 물씬 풍기는 가운데, 9회말 2아웃에서도 인생의 홈런을 노리는 이들은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 쌍용건설 야구동호회가 활동하고 있다. 사진=쌍용건설 야구동호회

“가족 같은 사람들”

쌍용건설 야구동호회는 역사부터 남다르다. 1989년 창립되어 지금까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회원수는 40명이며 월 1회 이상 모여 야구를 즐기고 있다. 매년 사회인 야구단 대회에 참여하고 있으며 준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사내에서도 인기가 많은 데다 동호회원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회사에서도 대회 참가비와 장비를 제공하는 등 동호회 지원에 열정적이다. 직원들의 화합과 소통을 위해 노력하는 쌍용건설 특유의 ‘사풍’이 영향을 미쳤다는 말이 나온다. 동호회원들도 이 점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들은 어떻게 모이게 됐을까. 심상원 씨는 쌍용건설 야구동호회에 들어온 이유로 “운동감각은 뛰어나 들어온 것이 아니다”면서 “야구를 좋아하는 데다 회사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가지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미심장한 말 한 마디를 남겼다. “동호회의 장점은 가족 같다는 것인데, 지금은 장점이 단점으로 변한 느낌”이라고 웃었다. 격의 없이 친하게 지내면서 생긴 의외의 ‘귀여운’ 반전이다.

김용오 씨도 비슷하다. 김 씨는 “유니폼을 입고 야구하고 싶어 동호회에 가입했다”면서 “선배들이 초반 무섭게 느껴졌지만, 지금은 가족 같다”고 말했다. 스트레스 해소에는 만점이라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그저 야구가 좋아서 모여든 이들의 솔직한 답변이다.

▲ 쌍용건설 야구동호회가 활동하고 있다. 사진=쌍용건설 야구동호회

심상원 씨와 김용오 씨의 의견을 종합하면, 쌍용건설 야구동호회의 최대 강점은 유니폼 제공인 듯하다. 그러나 이것이 전부일 리 없다. 이강형 씨는 “야구를 원래 좋아한다”면서 “평소 야구 경기를 보기만 했는데 직접 해보니 더욱 재미를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야구는 하면 할수록 어려운 스포츠 같다”면서도 “넓은 구장에 나와 스트레스 해소도 되고,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좋은 점이 많다”고 말했다.

동호회원들이 야구장에 모인 이유는 사실 제각각이다. 그러나 야구라는 스포츠가 주는 재미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감정의 교류는 뿌리칠 수 없는 매력이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실제 구장에서 야구를 하며 느끼는 쾌감만큼 각자가 나누는 감정의 교류는 쌍용건설 야구동호회의 전매특허로 보인다. 회사도 적극 지원하며 쌍용건설 야구동호회의 발걸음을 가볍게 만들고 있다.

동호회원들은 쌍용건설 야구동호회를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의지도 강하다. 역사가 긴 만큼 쌓여있는 이야기도 많기 때문이다. 1989년 창립되어 많은 선배들이 지났던 길을 후배들이 이어가야 한다는 책임감도 엿보인다. 쌍용건설 야구동호회의 또 다른 매력이다.

▲ 쌍용건설 야구동호회가 활동하고 있다. 사진=쌍용건설 야구동호회

“인생의 역전홈런 위하여”

쌍용건설 야구동호회는 말 그대로 가족 같은 분위기다. 그저 야구가 좋아서, 회사 이름이 박힌 유니폼을 입고 싶어서 야구를 잘 하지 못해도 스스로 모인 사람들이다. 자연스럽게 동지애가 생기면서 교류가 활성화된다. 직장인 입장에서 황금 같은 휴일을 포기하고 한 달에 한 번 꼬박꼬박 구장에 모이는 이유도, 동력도 여기에 있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마찬가지지만, 신입사원으로 선발된 후 팀별로 업무를 하기 때문에 전체 직원들 사이에서의 교류는 사실상 어렵다. 쌍용건설 야구동호회는 이러한 한계를 타파할 수 있어 더욱 구성원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여기에 또 다른 가족을 자임하는 형님 동생들이 즐겁게 웃으며 달린다. 이들이 바로 인생의 역전홈런을 날리는 사람들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