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전달되는 메시지의 법칙> 캠 바버 지음, 서현정 옮김, 라이팅하우스 펴냄.

저자의 추산으로는 현재 전 세계에서 1분마다 약 5만건의 프레젠테이션이 이뤄진다. 한 달로 따지면 약 20억건이나 된다. 이런 프레젠테이션의 결과로 프로젝트가 승인되거나 취소되고, 고용과 승진이 결정되며, 투자와 대출이 심사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프레젠테이션의 대부분은 청중을 사로잡지 못한 채 실패한다. 저자는 실패 원인을 자신의 지식이나 아이디어를 메시지로 바꾸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저자는 “지금 사업이 어렵다면 당신의 메시지부터 점검하라”고 조언한다. 전파력이 강해서 자발적으로 전파되는 메시지를 만든다면 그 사업은 반드시 성공한다고 주장한다. ‘반드시 전달되는 메시지’를 만들 수 있다면 개인과 조직의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고 그 메시지를 중심으로 재능 있는 인재들도 모을 수 있다는 것이다.

메시지가 조직을 송두리째 바꾼 유명한 사례가 있다. 1995년 12월 <포춘>은 ‘포춘 500대 기업’ 선정기준을 시장 부가가치(MVA. Market Value Added) 중심으로 변경했다. 투자자들이 특정기업에 과거 16년간 투자한 돈과 지금 당장 그 주식을 매각해서 얻을 수 있는 금액의 차액을 따져본 것이다. 그 결과 압도적 수익을 낸 두 개의 기업이 1,2위를 차지했다. 로베르토 고이주에타 회장의 코카콜라와 잭 웰치의 제너럴 일렉트릭이었다. 두 사람은 두 회사가 침체기이던 1981년 경영을 맡았다.

취임 직후 고이주에타 회장은 이런 메시지를 던졌다. “여러분은 어떤 부서에 있든, 지금부터 성공을 평가하는 기준은 단 하나 자본수익률(ROC)입니다.” 그는 자본의 효율적인 분배를 강조하는 안내책자를 사내 배포하고, 이러한 의사결정 기준을 따르는 범위 내에서 모든 관리자들에게 상당한 재량권을 부여했다. 그는 안팎의 모든 자리에서 자신이 만든 소박한 책자를 펼쳐 보이며 자본비용에 대하여 설명했다. 머지않아 모든 구성원들이 회장의 전략에 정확하게 집중하게 됐다. 이후 코카콜라의 모든 프로젝트는 자본수익률에 의해 꼼꼼하게 계산되었다.

잭 웰치의 메시지는 단호했다. “그룹의 모든 회사가 앞으로 18개월 후 세계시장에서 1등 내지 2등을 해야 한다. 만약 3등이나 4등 또는 그 이하가 되면 그 사업은 매각하거나 폐업하겠다” 이 간단한 메시지는 제너럴일렉트릭의 모든 조직에서 벌어지는 무수한 의사결정의 기준이 되었다.

1906년 9월 11일 역사를 바꾼 위대한 메시지가 탄생했다. 이날 영국 식민지이던 남아프리카 요하네스버그에 살던 인도인 3000여명이 모였다. 이들은 영국의 차별적 법률에 분노했다. 한 인도인이 “난 죽을 준비가 되어 있다”며 폭력저항을 선동했다. 군중들이 흥분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마하트마 간디가 단상에 올라갔다. “그런 이유라면 나도 기꺼이 죽을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나는 그 어떤 이유로도 살인을 할 준비는 되어 있지 않습니다.” 간디의 생애 첫 메시지였다. 그의 메시지는 군중들의 분노를 잠재우면서도 불평등에 저항하려는 열망을 충족시켰다.

“남은 평생 설탕물이나 팔겠습니까, 아니면 세상을 바꾸겠습니까?” 애플 설립 초기에 당대 거물이던 펩시 최고경영자 존 스컬리를 영입한 스티브 잡스의 메시지는 비전을 담고 있어 설득력이 강했다.

책에는 ‘반드시 전달되는 메시지(Transferable Message)’의 원칙이 소개돼 있다. 저자는 ‘정보 먼저’ 접근법을 사용하면 커뮤니케이션에 실패하기 십상이라고 지적한다. 그보다는 ‘명료함 최우선’의 법칙에 따라 ‘스피치 아웃라인(개요)’을 만들면 커뮤니케이션의 중심에 ‘메시지’가 위치하게 되고, 준비에 들이는 시간과 노력을 현저히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