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견다희 기자] 4050세대가 소비의 핵심 고객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1980년대에서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를 일컫는 ‘밀레니얼’세대는 소비 트렌드를 바꾸는 세대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중장년층이 모바일과 인터넷 사용에 익숙해지면서 온라인 등을 이용한 구매가 늘고 있다. 높은 실업률의 취업난으로 텅장(텅빈 통장)에서 탈출하고 싶은 밀레니얼세대보다 구매력을 갖춘 4050세대가 각광받고 있다. 특히 가성비, 기능, 후기, 브랜드 등 까다로운 4050세대는 반려동물, 식품, 여행 시장에서의 소비가 두드러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4050세대에서 늘어난 1인 가구 비율, 자금력, 스마트폰 보급 등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했다.

‘4050세대’ 프리미엄 반려동물 시장 주도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에 따르면, 2016년까지는 2030세대(50%)가 펫 푸드 시장의 주 소비층이었다. 그러나 2017년부터 40대가 35%로 1위로 치고 올라왔다. 지난달에는 2%포인트 더 올라가면서 1위를 굳히고 있다.

▲ 펫푸드 연령별 구매 비중은 2030세대가 줄어들고 있는 반면 구매력을 갖춘 4050세대의 구매 비중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출처=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펫푸드 시장은 프리미엄 제품이 특화된 시장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주요한 이유로 꼽힌다. 소비자들은 반려동물 모질강화, 양양공급 등 제품 선택에 있어 건강하고 안전한 재료(37.4%). 가성비(20.8%), 후기(18.1%), 브랜드(17.1%), 기능성(6.2%)을 따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굵직한 유통기업들도 움직이고 있다. 이마트는 반려동물 병원, 미용실, 쇼핑, 카페 등 한 곳에서 모든 서비스를 집약한 ‘몰리스펫 샵’을 열었다. 롯데백화점은 반려동물 컨설팅 스토어인 ‘집사(ZIPSA)’를 론칭해 반려동물 컨설팅 공간을 마련했다. CJ몰은 ‘올펫클럽’에서 반려동물 품종과 나이별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식품업체들도 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변화하는 니즈와 트렌드에 발맞춰 KGC인삼공사에서는 사료에 홍삼을 함유한 프리미엄 버전을, 서울우유는 반려동물 전용 우유를, 풀무원은 반려동물 다이어트 식품을 선보이고 있다.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관계자는 “반려동물은 돌보는 것은 경제적으로도 부담이 되기 때문에 자금여력이 있는 40대 이상이 많이 키우고 있다”면서 “지난해 5조8100억원으로 추정되는 반려동물 시장에서 온라인에 익숙해진 4050세대의 소비 비중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불어 그는 “이러한 현상은 농업인들에게도 반려동물 식품 생산을 통해 우리 농산물을 활용할 수 있는 농업의 새로운 판로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펫푸드 구매자들은 재료, 가격, 후기, 브랜드, 기능성을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4050세대’ 식품·여행·가전 온라인 시장 주도

옥션에 따르면, 최근 3년간 4050세대가 온라인 쇼핑에서 큰 손으로 등극했다. 40대 이상 연령별 구매 비중은 꾸준히 늘어 지난해 2017년 기준 50% 이상이 됐다. 반대로 2030세대는 소폭 줄었다.

옥션은 지난해 3분기까지 소포장, 간편식, 소형가구, 소형가전 등 대표 1인 가구 품목을 대상으로 4050 구매량을 살펴본 결과, 전년 같은 기간보다 27%, 4년 전인 2015년 같은 기간 보다 3배 가까이(189%) 증가했다.

소용량, 소포장 식품을 구매한 4050세대는 4년 전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 한 끼 분량으로 포장된 신선식품과 냉동식품에 대한 수요가 대부분 늘었다. 소포장 샐러드는 360% 증가했고 보관과 섭취가 용이한 냉동과일도 136% 늘었다. 1인 가구가 많이 구매하는 즉석조리식품, 편의식품 등 간편식도 전년 보다 46%, 4년 전보다 4배(338%) 이상 뛰었다.

가구 등 인테리어 용품 역시 4050세대의 구매량은 2015년 보다 3배(201%) 늘었다. 눈 여겨 볼 점은 작은 사이즈의 제품의 판매량이 늘어난 것이다. 1인용 리클라이너, 작은 공간에서 활용하기 좋은 DIY(조립) 가구가 각각 9배, 5배 증가했다. 

▲ 2015년 대비 2018년 4050세대의 소용량, 소포장 식품, 간편식, 소형가전, 소형가구 등의 구매가 큰 폭으로 늘었다. 출처= 옥션

주방가전, 계절 가전도 4050세대의 구매가 4년 전보다 87% 늘었다. 가전과 마찬가지로 1인용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았다. 싱글 사이즈 전기매트(272%). 소형 라디에이터(186%) 등이 눈에 띄는 오름세를 보였다.

4050세대들은 젊은 세대보다 넉넉한 자금력으로 온라인에서 여행 상품도 적극 구매하고 있다. G마켓에서 지난해 3분기까지 4050세대가 자주 구매한 품목을 조사한 결과, 패키지 여행 상품으로 나타났다. 4050세대 여성은 중국, 대만 에어텔 상품의 판매가 전년보다 1210% 늘었다. 4050세대 남성들도 구매 증가율 1위는 중국, 대만 여행상품이 전년 보다 구매가 1100% 늘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25세에서 35세의 1인 가구 비율은 2000년 37.9%에서 2017년 23.8%로 감소했다. 반면 중장년층의 1인 가구 비율은 증가했다. 45세에서 54세는 2000년 11.1%에서 2017년 15.8%로 증가했다. 55세에서 64세는 13.2%에서 17.1%로 늘었다.

서은희 옥션 마케팅실 실장은 “2030의 밀레니얼 세대뿐 아니라 혼자 사는 4050 중장년 세대가 늘면서 1인 가구 관련 용품 시장에서 4050세대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면서 “소포장 식품을 비롯해 소형가구, 소형가전 등 주로 식(食), 주(住)와 관련된 품목을 중심으로 소비행태가 이뤄지고 있지만 앞으로 더욱 다양한 품목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