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디톡스가 개발한 보툴리눔 톡신 '메디톡신(수출명 뉴로녹스)'가 올해 상반기 중국에 공식 출시될 것으로 예상돼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뉴로녹스 제품. 출처=메디톡스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메디톡스가 2006년 사용화한 국내 1호 보툴리눔 톡신 ‘메디톡신(수출명 뉴로녹스)’가 올해 상반기 중국에 공식 출시할 전망이 나온 가운데, 고품질‧적정가 틈새시장을 확보하는 등 보툴리눔 톡신 분야의 강자로 떠오를지 주목된다.

메디톡스, 뉴로녹스로 착실하게 중국 시장 공략 준비

메디톡스는 2018년 3월 뉴로녹스의 임상 3상을 마치고 중국 국가식품의약품감독관리총국(CFDA)에 생물의약품 허가(BLA)를 신청했다. BLA에 필요한 기간은 대개 1년이다. 뉴로녹스는 올해 1분기 시판허가를 받고 곧이어 중국에 공식 시판할 것으로 전망된다.

메디톡스는 중국 의약품 시장의 특수성을 고려해 2015년부터 중국내 히알루론산 필러기업 블루미지(Bloomage)와 조인트벤처(JV) ‘메디블룸차이나’를 설립해 중국 진출을 준비했다. 이는 메디톡스가 메디블룸차이나로 완제품을 수출하고 메디블룸차이나가 현지에서 판매를 담당하는 방식이다.

중국에서 정식으로 허가받은 보툴리눔 톡신 제제 제약사는 오리지널 보툴리눔 톡신 제제 ‘보톡스’를 보유한 글로벌 제약사 앨러간(Allergan)과 ‘BTXA’를 판매하는 중국 제약사 란저우생물학연구소 2곳으로 뉴로녹스가 시판 허가를 받게 되면 메디톡스는 중국에서 세 번째로 공식 보툴리눔 톡신 판매 허가를 받은 기업이 된다.

중국 시장에서 보툴리눔 톡신은 앨러간이 약 400달러, 란저우는 100~150달러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메디톡스가 약 150~200로 뉴로녹스를 판매한다면 앨러간과 란저우 사이에서 고품질‧적정가로 틈새시장을 노린 후 시장점유율 확대를 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진흥국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블루미지는 중국에서 이미 고객과 판매채널을 확보하고 있어 3년 안에 2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가격 정책으로 수익성도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 월별 보툴리눔 의약품 수출액 추이(왼쪽)과 분기별 중국 보툴리눔 톡신 수출액 추이. 출처=TRASS, 신한금융투자

중국 정부의 ‘따이공(보따리상)’ 단속에 따라 지난해 4월부터 보톨리눔 톡신 수출은 부진했다. 관세청 수출입실적에 따르면 보툴리눔 톡신 통관 실적으로 추정되는 품목(HS코드 3002903090, 보툴리눔톡신 관련 신고 중 98.67% 점유)의 3월 수출액은 2036만달러였다가 4월에 845달러로 줄고, 6월에 1691만달러로 증가했다가 7월에 다시 682달러로 내려앉았다.

▲ 메디톡스 실적(단위 억원). 출처=전자공시시스템(DART)

메디톡스의 지난해 3분기 매출액은 437억원으로 전년동기 374억원에 비해 16.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71억원으로 전년동기 159억원 대비 7.5% 성장했다. 중국향 보툴리눔 톡신 수출 부진과 관련 메디톡스는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메디톡스 실적은 오히려 늘었다”면서 “제품 신뢰도 때문인지 따이공 단속 이슈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앨러간에 기술수출 후 5년 만에 다시 시작된 미국 임상

보툴리눔 톡신 오리지널 의약품 보톡스로 유명한 글로벌 제약사 앨러간은 지난해 9월 의학연구의 날에서 보톡스 제품군을 확대해 미국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 공고히 할 계획을 밝혔다. 이는 ‘이노톡스(미국명 니보보툴리눔톡신A, NIvobotA)’로 메디톡스가 동물성 성분을 배제한 제조공정으로 개발한 세계 최초 보툴리눔 톡신이다.

▲ 이노톡스 제품 모습. 출처=메디톡스

앨러간의 보톡스 제품군 확대는 미국 시장에 진출할 예정인 에볼루스와 레반스 테라퓨틱스 등 경쟁사들을 위한 견제로 풀이된다. 앨러간이 이노톡스의 개발계획을 구체화한 것은 2013년 9월 기술도입 후 5년 만이다.

이노톡스 임상 3상은 375명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2021년 1월1일 종료될 예정이다. 허가 시기는 2022년으로 예상된다. 앨러간이 이노톡스 임상 3상을 성공하면 메디톡스는 기술개발 단계에 따라 계약금을 받는 마일스톤 방식으로 약 3898억원에 이르는 금액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로열티는 따로 받는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당시 “앨러간이 공식으로 이노톡스의 상업화 계획을 발표했다”면서 “메디톡스는 이노톡스 개발과 출시에 적극 협력할 것이다”고 밝혔다.

보툴리눔 톡신, 선진 시장이냐 잠재 시장이냐

의약품 시장 조사 기관인 UBS에 따르면 2016년을 기준으로 전 세계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약 35억6000만달러(한화 약 4조원) 규모다. 이는 2020년 50억6000만달러(한화 약 5조7000억원)으로 연평균 9.2%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 중에서 미국이 약 2조원을 담당하고 있다고 추산된다.

▲ 글로벌 보툴리눔 톡신 시장 성장 전망(단위 억달러). 출처=UBS

중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3억6000만달러(한화 약 4000억원) 규모로 집계된다. 블랙마켓까지 포함하면 실제 시장규모는 9억달러(한화 약 1조100억원)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메디톡스는 기술수출로 선진 시장인 미국 시장을 목표로 하면서 잠재 시장인 중국 시장까지 진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미국 시장보다 작은 규모지만, 국산 보툴리눔 톡신의 첫 진출이라는 장점이 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중국에 제일 먼저 진출하는 건 메디톡스다. 이는 회사 입장에서 중요한 기업 모멘텀이다”면서 “중국 미용시장 강자인 블루미즈와 2015년부터 조인트벤처를 만들어 진출 준비를 착실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중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의 잠재력을 인정하는 것과 선진 시장인 미국에 진출해야 한다는 말이 모두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5조 규모로 본다. 반이 미국, 유럽이 30%, 중국을 포함한 기타 시장이 25~30%다. 중국을 가장 큰 시장으로 보고 있다”면서 “미국, 유럽 등 선진 시장은 국내 보툴리눔 톡신 개발 제약사들이 진출하려고 꾸준히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선진 시장은 보툴리눔 톡신 시장의 75~80%를 담당한다”면서 “국내 제약사들은 선진 시장 진출에 더 힘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