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H&B 스토어 업계 1위 올리브영이 PB(자체 브랜드)를 성장동력으로 삼고 국내외 시장 공략에 나선다. 이는 올리브영의 현재 매장 수가 1200개에 가까운 상황에서 몸집 불리기에 치중하기보다는 다른 H&B스토어와 차별화된 전략을 세운 것으로 분석된다.

자체 색조 브랜드로 ‘대만시장’ 공략
올리브영은 지난해에만 3개의 PB를 연달아 출시하면서 공격적으로 제품군을 늘려 기초, 색조, 도구 브랜드를 완성했다. CJ올리브네트웍스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올리브영의 자체 색조 브랜드 ‘웨이크메이크’는 대만 드럭스토어 ‘코스메드’에 입점했다. 올리브영 PB가 론칭된지 3년 만에 해외 오프라인 매장에 입점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 대만 코스메트 플래그십 매장에 입점한 '웨이크메이크' 브랜드. 출처=CJ올리브네트웍스

웨이크메이크는 올리브영에서 가장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색조 브랜드다. 웨이크메이크는 지난 2015년 7월 첫 브랜드 론칭 후 연평균 70%를 웃도는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제품은 다채로운 컬러와 고발색과 뛰어난 지속력이 강점이다.

올리브영이 웨이크메이크의 첫 해외진출 국가로 대만을 선택한 것은 대만의 색조 수요가 높기 때문이다. 특히 대만은 ‘립 메이크업’에 대한 관심이 많다. 이에 올리브영은 립 제품이 강점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웨이크메이크를 앞세운 것이다.

또한 올리브영은 대만 여성들의 트렌드를 분석한 뒤 웨이크메이크의 대표 라인에서 인기 제품 25종과 지난해 3월 론칭한 색조 브랜드 ‘컬러그램’의 인기 제품 14종을 선별했다.

▲ 컬러그램의 '썬더볼 틴트 라커' 라인. 출처=CJ올리브네트웍스

웨이크메이크보다 먼저 출시된 컬러그램은 재밌는 놀이 같은 메이크업을 제안하는 색조 브랜드로 ‘나만의 컬러(color)를 만드는 단위(gram)’란 뜻이다. 타깃 층은 트렌드에 민감한 밀레니얼 세대다. 2000년대 초반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는 새로운 메이크업 시도를 적극적으로 즐기고 재미를 추구하는 놀이 감성이 충만한 특성을 갖췄기 때문이다.

웨이크메이크와 함께 진출한 컬러그램도 현재 코스메드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현지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올리브영은 현지 반응에 따라 두 브랜드 모두 판매 매장과 제품을 순차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이번 대만 진출은 국내 고객들에게 인정받은 올리브영의 자체 브랜드 가치를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2020년까지 웨이크메이크의 판매망을 공격적으로 확대해 대만 내에서 K-뷰티를 대표하는 색조화장품 브랜드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올리브영, ‘뷰티 도구’까지 장악
올리브영은 기존 PB를 유행에 맞춰 새롭게 바꾸는 일에도 적극적이다. 최근에는 뷰티 도구 전문 브랜드 ‘필리밀리’를 론칭하면서 셀프 뷰티시장 확대에 나섰다. 2007년부터 올리브영이란 이름 그대로 출시됐던 뷰티 소품들을 리뉴얼해 패키지로 묶어 개편했다.

▲ 올리브영 스마트 툴 브랜드 '필리밀리' 제품. 출처=CJ올리브넥트웍스

필리밀리는 매일 만나는 뷰티 메이트라는 콘셉트로 바쁜 일상에 시간과 노력을 덜어주면서 보다 전문적인 뷰티 노하우를 제안하는 스마트 툴 전문 브랜드다. ‘필리밀리’의 이름은 영문 'Fill & Feel Millions Of Your Beauty'의 축약으로 수많은 아름다움을 채우고(Fill) 느낀다(Feel)는 의미를 담았다.

실제로 올리브영의 최근 3년간 매출을 보면 뷰티 소품 카테고리는 매년 약 30%의 신장률을 기록하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이는 뷰티 유튜버와 인플루언서 등을 통해 다양한 화장법을 쉽게 배운 '셀프 뷰티족'들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에 올리브영은 기존의 뷰티소품 브랜드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고객의 다양한 니즈와 새로운 트렌드를 주도할 수 있는 '스마트 툴' 브랜드로 업계 전문성과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포부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정교한 메이크업을 도와주는 고기능성 뷰티소품에 대한 고객 수요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소비자들의 삶의 여유와 만족을 느끼길 원하는 마음에 현장 피드백과 판매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전문 브랜드를 탄생시키게 됐다”고 말했다.

H&B스토어는 '변화' 하는 중
올리브영은 앞으로도 PB를 키워 브랜드 성장 가도를 이을 것으로 보인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자체 브랜드 이외에 타사 브랜드를 입점하는 전략을 취하는 반면, 국내 대표 1위 H&B스토어인 올리브영은 오히려 자체 브랜드를 강화하는 입장이다.

▲ 올리브영의 O2O서비스 '오늘드림' 출처=CJ올리브네트웍스

과거에는 공격적으로 매장을 늘리면서 성장기반을 다졌지만 현재 매장 수는 포화상태다. 올리브영은 2015년 552개던 매장을 지난해 1010개로 2년 만에 2배 가까이 늘렸다. 단일 브랜드 숍이 지고 H&B스토어와 시코르 등 뷰티 편집매장이 대세로 부상하면서 더 이상 매장의 수는 중요하지 않게 됐다.

이에 H&B스토어들은 차별화된 배송 서비스를 도입해 충성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최소 1~2일 걸리던 온라인 상품 배송 기간을 몇 시간으로 대폭 줄이는가 하면, 집에서 상품을 받아본 뒤 구매를 결정할 수 있는 서비스까지 잇따라 등장했다.

올리브영은 지난해 12월부터 온라인 몰에서 주문한 제품을 3시간 안에 집으로 배송해주는 '오늘드림'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전국에 1000여개 매장을 갖춰 접근성이 높은 올리브영의 강점을 활용한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다.

서울 지역에 한해 서비스를 시작해 향후 부산·광주·대구 등 6대 광역시로 확대할 예정이다. 올리브영은 이를 통해 온라인 판매와 매장 배송의 시너지를 높여 오프라인 매장을 활성화하는 효과까지 거두겠다는 방침이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앞으로 오프라인은 상권별 최적화한 체험, 온라인은 편의 서비스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강화하며 급변하는 트렌드 변화에 신속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