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안타 증권 본사 출처=이코노믹리뷰 DB

[이코노믹리뷰=박기범 기자]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와 2008년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 때도 흑자를 기록한 대만 유안타 증권의 안정적인 경영 방식으로 한국 유안타 증권이 ‘동양 사태’를 거의 극복했다.

2일 나이스신용평가는 유안타증권의 기업어음의 신뢰도를 A1으로 평가했다. 이는 기존의 A2+보다 한 단계 높아진 것이다. 이로써 근 1년 내외로 유안타 증권은 한국의 3대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이 1~2단계씩 상향됐다. 특히 짧은 기간 돈을 빌리는 기업어음 및 전자 단기 사채와 관련해 신용등급이 올랐다는 점은 기업의 단기간 내 처할 수 있는 위험이 줄어들었음을 의미한다.

영업이익은 2014년 적자를 기록했지만 ▲2015년 132억 ▲16년 107억 ▲17년 530억 ▲18년은 3분기까지 756억원을 기록,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5년 전 동양증권의 부실 CP와 관련한 소송은 거의 일단락됐다. 2013년 934억여원에 이른 불완전판매 관련 비용 및 충당금은 관련 배상금을 지급하는 방법 등으로 실현돼 2018년 9월 현재 66억여원으로 감소했다.

한국신용평가 이재우 선임은 “배상금 지급액이 잔여충당금을 넘어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해당 소송 관련 불확실성은 상당 부분 해소된 것”으로 판단했다.

유안타증권 내부에서도 안정적인 가운데 회사가 성장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2일 신년사에서 서명석·황웨이청 대표는 “어려운 영업 환경에서도 유안타증권은 2년 연속 영업이익이 많이 증가했다”며 “리테일·투자은행(IB)·세일즈&트레이딩 등 모든 사업부문이 고루 성과를 내 회사가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낼 수 있는 기반을 갖춰가고 있음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동양증권이라는 어둠

2010년 초반, 동양그룹은 경영권 유지를 위해 부실한 회사채 및 기업어음(CP)을 1조3000억 원가량 발행해 일반 서민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안겼다. 금융에 일자무식한 서민들에게 회사채, CP를 팔았던 전 동양증권 직원 중 2명은 죄책감을 못 이겨 자살하기까지 했다. 이후 현재현 전 동양그룹 회장은 대법원에서 7년형을 선고받았고,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동양사태’라는 기억으로 남았다.

유안타 증권은 국민들에게 쓰라린 상처를 남긴 동양증권을 인수하며 한국에 첫발을 내디뎠다. 외국 자본이 들어온다는 기대감과 우려가 상존하며 영업을 시작했다. 대만의 유안타 증권은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와 2008년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에도 불구하고 연간 실적에 손실이 발생한 적이 없었다. 중화권에서 5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꾸준히 업계에서 위상을 지켜온 경험은 한국에서도 빛을 내려 하고 있다.

리테일-> IB, 빛(光)을 내다

과거 동양증권은 리테일의 강자였다. 유안타 증권은 동양증권의 강점인 고객을 상대하는 서비스를 강화해 짧은 시간에 평판을 개선했다. 단기간의 실적 개선에는 후강퉁(상하이·홍콩 교차투자) 등 중국 시장에 투자가 가능해진 것이 배경이다. 중화권 자본이라는 배경뿐만 아니라 China 투자병법을 통해 중국의 산업 상황 및 관련 기업을 분석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회사의 주식매매 프로그램인 티레이더를 업그레이드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고객서비스 품질을 제고했다.

 ▲ 유안타증권 아시아 지역 네트워크 출처:유안타증권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2014~2016년 초까지 후강퉁이 동력이 돼 단시일 내로 포지셔닝에 성공했다”며 “후강퉁은 수익보다는 중국 시장에 전문성 있는 금융사라는 차별화된 타이틀을 얻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최근에는 IB 부문 성과가 두드러진다. 동양사태 이후 떨어진 신뢰도가 회복되며 법인, 기업 금융에서도 영업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IB 부문 역시 중화권 금융사라는 타이틀을 활용하고 있다.

작년 유안타 증권은 과거 중국 트랙터 대형 휠 부문 1위 기업인 골든센츄리의 상장을 성공시켰다. 화학, 건축/인테리어자재, 차량부품 등 다양한 중국기업과 계약을 체결한 상태로서 상장을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DCM, M&A, IPO, PF 등 전 부문 고르게 수익 성장을 실현하고 있다”며 “중국 기업 상장은 시장의 요구사항 등을 반영하여 엄격한 실사과정을 완결한 후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2019년 1월2일 현재 3대신용평가사의 등급 출처:유안타증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