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질문]

“연말에도 그랬지만 새해에는 또 어떤 일들이 터질지 벌써부터 조마조마합니다. 전문가들은 기업에 다가오는 위기를 사전에 관리하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점쟁이가 아닌 이상 우리에게 무슨 일이 발생할지를 어떻게 미리 알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그냥 불안하기만 합니다.”

[컨설턴트의 답변]

질문의 기조에는 ‘회사 스스로 자사에 어떤 위기가 발생할지를 모른다’는 전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전제가 성립되려면 회사 스스로 자사에 어떤 위기가 발생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일정 수준 이상의 확인 노력이 선행되었어야 합니다.

우리가 여러 방식으로 자사에 발생 가능한 위기에 대해 살펴보고 점검하고 분석해보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아직 모르겠다, 이런 순서여야 그 이야기가 의미 있다는 것입니다. 많은 기업들이 연말이나 연초가 되면 새해 경영 슬로건으로 ‘위기관리’를 강조합니다. 흥미로운 것은 많은 기업이 ‘위기관리’를 이야기하지만, 그 모든 기업이 내리는 ‘위기’에 대한 정의는 각자 다르다는 점입니다.

물론 각각의 회사 특성이 있기 때문에 ‘위기’라는 개념이나 유형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오히려 하나의 위기와 하나의 유형으로 뭉뚱그리는 것이 더 문제일 수 있습니다. 필자가 이 부분에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위기와 위기관리에 대해 항상 강조하고 있지만, 해당 위기에 대해 생각하거나, 확인을 하는 것에는 그렇게 많은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왜 이 부분은 그리도 동일한가 하는 것입니다.

자사에서 상상할 수 없는 위기란 실제 존재하지 않습니다. 위기는 미지의 세계에서 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자사가 상상할 수 있는 위기는 발생할 수도 있는 위기입니다. 상상할 수 없는 일은 발생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왜 기업들은 위기가 발생하면 항상 당황하고, 매번 상상할 수 없었던 위기라고 이야기할까요?

그 이유는 평소에 해당 위기에 대한 상상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못했던 것이 아니죠. 한마디로 관심이 없었다는 것이죠. 당연히 관심을 두지 않았으니, 위기가 발생하면 놀랍고 낯선 것입니다. 발생할 수 있는 위기는 임직원들이 이미 알고 있습니다. 그들 각자가 생각하는 위험, 위기, 논란, 이슈, 부정적인 환경, 분위기, 관습, 관행, 갈등, 조짐, 느낌 등이 있습니다. 그 줄기를 찾아보는 노력이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와 함께 이미 내부에서 광범위하게 위기로 정의하고 있는 상황도 있을 수 있습니다. 회사가 그것을 중요하게 생각해 사전에 관리하는가 아니면 문제로 폭발할 때까지 방치하는가 하는 결정만 남은 경우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분명히 언젠가는 폭발할 문제를 그대로 안고 있으면서 ‘어떤 위기가 우리에게 발생할지 불안하다’라고 말하는 것은 참으로 우스운 것입니다.

기존에 기업들이 경험했던 위기 케이스들을 지금이라도 다시 들여다보기 바랍니다. 그중에서 해당 기업 내부에서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고, 예견이나 느낌도 가지지 못했던 위기가 있었습니까? 정말 VIP와 전 직원이 깜깜하게 모르던 위기가 있었을까요? 그 어느 한 명도 문제라 느끼지 않았던 것이 황당하게 위기로 폭발한 경우가 있을까요? 정말 세계 최초로 자사에게서만 유일하게 발생한 위기라는 것이 있기나 한 것일까요?

새해에는 좀 더 내부를 챙겨보기 바랍니다. 어떤 위기가 발생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내부 임직원들이 이미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자세하고 많이 알고 있습니다. 다만 그들은 그에 대해서 내놓고 커뮤니케이션하지 않을 뿐입니다. 그래서 확실하게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내가 모르면 위기는 없다? 그건 아닙니다. 모두 알고 있습니다. 새해에는 꼭 한 번 확인해 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