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에 S&P 500 지수를 6.2% 하락시킨 동력은 여전히 시장 주위를 맴돌고 있는 가운데 2019년 주식 시장의 향배가 어떻게 될 것인지 투자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출처= MarketWatch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2018년 후반에 예상을 뒤엎고 최악의 쓴 맛을 본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이 2019년에는 과연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에 관한 단서를 찾기에 여념이 없다.

월가는, 미국 경제의 기반이 여전히 건전하고, 최근의 매도 열풍은 수그러들며, 주식 시장은 다시 상승해 기록을 경신하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10년 만에 최악의 연간 하락폭을 기록한 2018년의 폭락 장세는 더 불길한 것의 시작이 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도 감돌고 있다.

2018년에 S&P 500 지수를 6.2% 하락시킨 동력은 여전히 시장 주위를 맴돌고 있다. 경제는 여전히 잘 나가고 있지만 예전만큼 강해 보이지 않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을 맹비난하고 있고,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은 기업의 이익과 투자자들의 주식 시장에 대한 욕구를 저하시키고 있다. 미국의 대중 무역전쟁은 계속되고 있고, 주식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거대 기술기업들은 지금까지 그들이 해 온 사업 관행에 대해 한층 강화된 조사를 받게 된다.

투자자들이 이러한 위험이 얼마나 심각한지 가늠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주식 시장은 새로운 사건이 발생할 때다 엉뚱한 방향으로 튈 수도 있다. 연준의 통화정책회가 이달 말 예정되어 있고, 2월에는 각 기업들의 지난 해 실적보고서가 나오며, 3월 초 중국과의 무역협상 시한이 어떤 형태로 끝날 것인지에 따라, 주식 시장은 크게 상승하거나 크게 하락할 수 있다.

그러나 월가의 최고 주식 컨설턴트들은, 2019년 주식 시장은, 그들이 한 때 예상한 만큼 크게 상승하지는 않더라도, 꾸준한 상승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리서치 회사 로이트홀트 그룹(Leuthold Group)의 수석 투자 전략가 제임스 폴슨은 "물론 그와 같은 상승 장세가 오기 전에 당분간 하락이 이어져 사람들을 두렵게 만드는 시기가 먼저 올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또 한 번의 경주에서 살아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8년은 주식 시장이 얼마나 예측하기 어려운지를 새삼 상기시켜 준 해였다. 1월에 법인세 인하가 시행되면서 미국 시장의 전망은 그야말로 장미 빛이었다. 실제로 주식 시장은 9월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애플과 아마존은 상장된 미국 기업 중 처음으로 1조 달러 이상의 가치를 지닌 회사가 되었다. 그러나 그런 와중에도 2월에 한 차례 낙폭을 겪었고, 급기야 연말인 12월에 폭락을 맞으며 격동의 한 해를 보냈다.

▲ 그래프= 뉴욕타임스(NYT)

S&P 500 지수는 간신히 한 가지 암울한 이정표(최고점에서 20% 하락하며 베어마켓으로 진입하는신호로 간주되는 것)를 피했다. 막판 이틀 간의 반등 덕분에 최고치에서 14.5% 하락으로 마감했지만, 12월 초와 같은 하락세가 다시 온다면 베어마켓 진입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주식시장을 휘감고 있던 비관론이 나머지 경제로까지 확산돼 기업들은 투자나 인력 충원을 경계하게 될 것이다.

뉴욕타임스(NYT)가 과연 2019년에 그런 일이 일어날 것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요인들을 정리했다.

차입 비용의 증가

2018년 막판에 주가가 폭락한 것의 가장 큰 원인은 금리 인상과 앞으로도 계속 금리가 오를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미국 경제가 호황을 보이면서, 연준은 2018년에 기준 금리를 네 차례나 인상했고, 이론 인해 경제 전반에 걸쳐 차입 비용이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 기업 대출 등 부채의 기초가 되는 10년 만기 미 재무부 채권 수익률은, 막판 다소 진정되기는 했지만 2011년 이후 최고치까지 상승했다. 차입 비용이 너무 많이 증가하면, 차입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결국 기업과 소비자들은 투자와 소비를 줄이고 경제는 고통을 받게 된다. 최악의 경우에는 경기 침체가 발생할 수 있다.

제롬 파월 의장이 이끄는 연준이 금리를 너무 빨리 인상해 미국 경제의 열기가 빠르게 식을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면서 주가는 급락했다.

경제 상황에 대한 더 많은 데이터가 나와야 비로소 성장에 대한 우려가 완화될 것이다. 2019년 초반에 경제가 계속 꾸준히 성장하는 것을 투자자들이 목도한다면, 연준의 의도와 경기 침체에 대한 불안감은 사라질 수도 있다.

투자자문회사 야르데니 리서치(Yardeni Research)의 에드 야르데니 수석 투자전략가는 "그렇게 되면 시장이 (오지도 않은) 경기 침체에 대해 지나치게 극도로 예민했는지 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면, 투자자들은 다시 2019년 연준의 모든 움직임과 통화정책회의에 촉각을 곤두세우게 될 것이다.

▲ 그래프= 뉴욕타임스(NYT)

또 다른 변수, 트럼프 대통령

2018년 초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안이 발효되자, 투자자들은 대부분 그가 대통령이 된 것에 대해 고무적인 반응을 보였고, 그가 트위터에 종종 보여주는 예측 불가능한 발언에 대해서도 관대했다.

주식 시장의 강세는,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상대국들로부터 양보를 얻어내기 위한 방법으로 무역 상대국에 대해 규제를 가하는 것이 단순한 협박이 아니라 실제적 조치로 이어진다는 것이 명백히 밝혀진 후에도 계속되었다. 하지만 무역 전쟁이 계속되고 좀처럼 풀리지 않는 중국과의 긴장이 큰 우려로 떠오르기 시작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상에서의) 선언은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트럼프가 트위터에서 자신을 ‘태리프 맨’(Tariff Man)이라고 언급하자, 그 한 마디가 S&P 500 지수를 3% 이상 떨어뜨렸다.

투자자들을 괴롭히기 시작한 것은 중국에 대한 트윗 뿐만이 아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식 시장 혼란이 연준 때문이라고 연준을 연일 비판하며 시장을 휘저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이제 시장의 중요한 변수가 되었다. 투자은행 RBC캐피털마켓(RBC Capital Markets)이 지난 12월 시행한, 투자자들이 밤잠을 못 자게 만드는 이유에 대한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1위를 차지했다(금리와 무역 전쟁이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

트럼프에 관한 한, 투자자들은 고려할 것이 너무 많다. 부분적인 정부 폐쇄(shutdown)가 경제를 얼마나 위축시킬 것인지,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 그리고 백악관 참모들의 교체가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게다가 미국과 중국이 3월 2일 마감 시한까지 무역 협정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 지를 모두 계산해 보아야 한다.

▲ 그래프= 뉴욕타임스(NYT)

이미 시작된 글로벌 성장 둔화

지금까지 무역전쟁의 가시적 영향은 주로 미국 밖 경제권에서 나타났고, 점점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일본, 유럽연합(EU) 등은 2018년 말 이미 성장 둔화 조짐을 보였으며, 석유와 구리 가격 같이 세계 경제 성장에 밀접한 관련이 있는 원자재 지표들은 경종을 울리고 있다.

2019년에 무역 협정이 이루어지고 불확실성이 제거되면 글로벌 성장은 다시 속도를 회복할 지 모른다. 그러나 그 반대의 경우에는 문제가 더 악화될 수 있다. 경제를 끌어 올리는 중국의 과거 방식은 아마도 예전처럼 효과적이지 않을 것이다. 또 이탈리아의 정부 지출 계획을 둘러싸고, 이탈리아의 포퓰리즘 정부와 유럽연합 간의 싸움이 다시 촉발될 수도 있다.

영국이 자유 무역의 흐름을 유지하는 협정 없이 유럽연합(EU)을 이탈하면, 유럽 경제도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영국 의회가 테레사 메이 총리가 EU와 합의한 브렉시트 안을 승인한다면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겠지만, 아직 아무 것도 확실하지 않다. 아직 자신의 협상안에 대한 지지가 부족하다고 생각한 메이 총리는 12월 예정되었던 투표를 1월 중순으로 연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 메이 총리는 지금까지, 의회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유럽연합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했으나 아직까지는 성공하지 못했다.

의회가 결국 메이 총리의 안을 거부한다면, 투자자들은 불안에 빠질 것이다. 그러나 국회에서 영국이 유럽연합을 탈퇴해야 하는지 여부에 대한 2차 국민투표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커질 수도 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미국 주식을 포함한 세계 주식 시장은 영국이 EU에 계속 남아있기를 바라는 희망으로 상승할지도 모른다.

▲ 그래프= 뉴욕타임스(NYT)

기술 대기업들의 도전

시장의 운명은 또한 투자자들이 거대 기술 회사들과 얼마나 다시 사랑에 빠질 것인지에 달려있다. 2018년에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같은 회사들은 S&P 500이나 나스닥 지수 같은 주요 주식 지표들이 기록을 경신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고, 반대로 이 회사들의 주식이 폭락하면서 그 지수들도 같이 폭락했다.

사실, 거대 기술 회사의 주식이 폭락한 원인 중 하나는 그런 회사들의 주가가 너무 비싸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이를 달리 말하자면, 투자자들의 마음이 이들 회사의 미래 수익이 엄청날 것이라고 예상했던 낙관적 태도에서 그렇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로 전환되었음을 의미한다.

이 중 일부 기술 회사들은, 그들 사업의 본질적인 문제에서 상당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기 때문에 해결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예를 들어 애플은 중국을 아이폰의 시장이자 제조 허브로 삼고 있다.

페이스북은 외부의 압력으로부터 네트워크를 보호하기 위해 엄청난 돈을 쓰고 있다. 만일 페이스북이 선거에 관여할 의도를 가지고 시스템을 남용했다는 어떠한 징후라도 나온다면 회사는 당국의 규제를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이런 우려를 안고 있는 곳은 페이스북 뿐만이 아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현재 기술 대기업들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대형 은행들이 직면했던 것과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말한다.

뱅크오브어메리카 메릴린치(Bank of America Merrill Lynch)의 주식 전략가 사비타 수브라마니안은 "물론 오늘날의 기술 대기업들의 상황이 금융 위기였던 2007년의 금융 회사들보다는 훨씬 더 사정이 좋다.”면서도 “그러나 이들 회사의 인센티브는 직원들과 주주들의 최선의 이익과 일치하지 않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2019년 주가 회복되려면 모든 것 제대로 작동해야

투자자들이 바라는 만큼 기업 수익을 내려면 미국 경제는 충분히 강한 속도로 성장해야 한다. 그러나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면, 투자자들은 또 한편으로 금리 인상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연준이 세심하게 중도 노선을 취하고, 무역전쟁이 가라앉고, 유럽과 중국의 경제가 안정되어야만, 즉, 이 모든 것이 동시에 제대로 작동되어야만 주가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로이트홀트의 폴슨 전략가는 "만일 그렇게 되면, 시장이 우리가 이미 경험한 호황보다 더 높을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2019년은 여전히 좋은 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