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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민의 미래전망] 미중 수교 40년의 결말, 혹은 미중 패권전쟁의 시작
이성민 미래전략가  |  expert@econovill.com  |  승인 2019.01.02  09:58:09
   

신년 축전을 주고받은 미중 정상

2019년 1월 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중수교 40년 기념축전을 주고받았다. 1969년 이후, 10년마다 반복된 양국 간 관례이다. 그런데 이번 축전은 2009년 당시의 양국 정상이 보낸 축전보다 내용이 절반 이상 줄었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은 축전에서, “오랜 세월 양국 관계는 거대한 발전을 이뤘다.”며 “협력적이고 건설적인 미중관계를 발전시키는 건 내 개인의 우선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또 “우리의 강력한 우의가 양국이 향후 수년간 위대한 성취를 이룰 수 있도록 하는 매우 좋은 기초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과거보다 미래 지향적인 내용이었다.

시진핑 국가주석도 축전에서, “중미 수교 40년간 양국관계는 비바람을 겪었지만 역사적인 발전을 이뤄 양국 인민에 큰 이익을 가져다주고 세계의 평화와 안정 번영에 중요한 공헌을 했다.”고 평가하며, “역사는 협력이 양측의 가장 좋은 선택이라는 것을 역사가 충분히 증명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3월 1일까지로 시한이 잡힌 미중 무역협상에서 무역전쟁의 돌파구를 마련해야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위기감이 느껴진다.

두 정상은 기념축전만 교환한 것이 아니다. 2018년 12월 29일, 전화통화로도 의견을 교환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두 정상은 미중관계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며, 공동이익 실현은 물론, 세계경제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나폴레옹의 러시아 원정

1806년,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지휘하는 프랑스군은 유럽의 절대강자였다. 영국을 대륙봉쇄령으로 묶어놓고, 프로이센을 예나-아우어슈테트 전투에서 단숨에 격파했다. 그리고 패배를 인정 못하는 프로이센이 러시아와 연합해서 쳐들어오자, 프라브딘스크 전투에서 러시아연합군까지 완파할 정도였다. 나폴레옹은 수준 다른 군사 전략가였다.

1807년, 프랑스와 러시아, 프로이센 3국간에 틸지트 조약이 체결되었다. 틸지트 조약으로, 프로이센에는 막대한 배상금과 프랑스 괴뢰국 바르샤바 공국 건설 의무가 부과되었다. 또 러시아에는 점령국 폴란드의 독립 허락, 프랑스의 유럽 통치 지지, 프랑스의 대륙봉쇄령 참가가 요구되었다. 프로이센과 러시아는 조약을 따르기로 서약했다.

프로이센은 조약을 감당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그럴 수 없었다. 대륙봉쇄령에 따라 영국에 농산물을 수출을 중단하자, 경제파탄에 이르렀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1810년, 러시아는 프랑스가 주도하는 대륙체제 탈퇴를 선언하며, 영국과 통상을 재개했다.

나폴레옹은 러시아를 응징하기 위해서, 프랑스, 프로이센, 폴란드의 60만 명 연합군을 구성했다. 그리고 1812년 6월, 3주 분의 보급 물자만 가지고 러시아 원정을 개시했다. 러시아는 후퇴를 거듭하며 뒤로 물러났고, 나폴레옹은 러시아 깊숙이 들어갔다.

나폴레옹은 보르디노에서 간신히 러시아군과 만나 싸워 승리했지만, 텅 빈 모스크바 시가지를 점령한 것 외에는 수확이 없었다. 결국 나폴레옹은 5주 만에 퇴각할 수밖에 없었는데, 다른 해보다 일찍 찾아온 한파와 러시아 민간인들의 저항으로 지리멸렬하고 말았다. 60만 명 프랑스군은 40만 명 사망, 10만 명이 포로로 잡혔다. 간신히 프랑스로 돌아온 나폴레옹은 프로이센과 오스트리아, 러시아 연합군의 선전포고를 받았고, 이탈리아의 반프랑스 폭동, 에스파냐의 침공, 영국의 공격을 받으며 몰락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신년사

2018년 12월 3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중앙TV(CC-TV)를 통해서 2019년 신년사를 발표했다. 결론은 “새로운 여정에서 어떠한 어려움을 만나더라도 자력갱생과 고군분투, 굳건한 믿음과 의지로 전진하자”였다. 그러면서 “2019년은 기회도 있고 도전도 있을 것”이라며, “함께 싸우고, 함께 분투하자.”고 중국 인민들에게 당부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새해가 중국 인민공화국 건국 70주년임을 강조했다. 그리고 “전 세계로 시야를 넓히면 100년간 없었던 큰 변화에 직면해 있다.”며, “국제 정세가 어떻게 변하더라도 중국의 주권과 안전을 지키겠다는 믿음과 결심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개혁개방정책 가속화, 일대일로 건설, 빈곤퇴치를 강조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2019년 1월 2일에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최될 ‘대만 동포들에게 보내는 메시지’ 발표 40주년 기념식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대만 동포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는 1979년 1월 1일, 진먼다오(金門島)에 대한 포격을 하지 않을 것이며, 양안 간에 대화를 개시하자는 중국 측 선언이었다. 외신들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타이완 문제에 관해서 현재 상태보다 진일보한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19년 1월 1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도 신년사를 발표했다. 김정은 국방위원장은 “나는 앞으로도 언제든 또다시 미국 대통령과 마주 앉을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하며, “두 나라 사이의 새로운 관계를 수립하고 완전한 비핵화로 나가려는 것은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의 불변한 입장이며 나의 확고한 의지”라고 강조했다. 그런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사에도 시진핑 국가주석이 사용한 자력갱생이라는 말이 나왔다.

 

미중 수교 40년의 결말, 혹은 미중 패권전쟁의 시작

시진핑 국가주석의 신년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암시한 미중 패권전쟁을 전제하는 내용이다. 2018년 12월 1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만나 90일간 무역 분쟁을 중지했지만, 시진핑 국가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해 관세를 상향조정할 것이라고 확신하는 것 같다. 지난 30일 동안, 중국은 무역관세 인하, 미국산 콩과 원유 수입을 재개하며 나름대로 미국 측 요구에 부응하는 노력을 취했지만, 미국은 화웨이 CFO 체포, 중국 5G 장비 수입 중단 추진 등 부정적 신호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앞서 소개한 것처럼, 2018년 12월 29일, 시진핑 국가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은 전화통화를 했다. 두 정상이 미중 무역현안에 대해 협의했는데, 외신들은 무역협상은 분쟁이 되는 모든 주제와 영역, 관점에서 매우 포괄적으로 이루질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도 보도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신년사는 이 전화통화 직후 발표된 것이다.

따라서 이런 정황까지 파악한 뒤에 미중수교 40년 기념축전을 재고해보면, 기념축전은 패권전쟁 개시를 알리는 선전포고와 포고를 수용하는 결의로 해석할 수 있다. 물론 미중 패권전쟁이 어떤 형태로 전개될지는 예단할 수 없다. 다만 한 가지, 북중 정상이 동시에 2019년 신년사에 자력갱생을 거론한 것이 무척 심상찮다는 사실이다.

‘남의 집이 커 보이면 바둑 진다’는 격언이 있다. 바둑은 청심과욕(淸心寡慾), 즉 형세를 그르치지 않는 맑은 마음을 강조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압박을 보면, 3주분 보급품으로 모스크바까지 돌진한 나폴레옹이 생각난다. 중국을 압박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자칫 전투에 이기고 전쟁에 지는 어리석음을 범할 수 있다. 중국 발 경기침체가 미국으로까지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미국은 진짜 역전 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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