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여행을 계획하면서 콘셉트를 정한 것은 바로 맛집투어를 중심으로 한 일본문화를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마음먹고 출발한 첫 번째 여행지는 교토였다. 17세기 에도시대 수도였던 교토는 귀족문화를 중심으로 다양한 문화의 발달로 천황이 살던 지역이다. 경제의 중심지였던 오사카에 비해 소박하고 간소한 음식문화를 가지고 있는 교토의 대표적인 음식은 “소바”이다. 맛이 단백하고 간소한 음식인 소바는 일본인의 장수를 빌어 주는 음식으로 매년 12월31일 집에서 소바를 만들어 먹는 문화를 만들어 주기도 했다.

오늘의 방문지는 교토 소바맛집으로 550년의 역사를 가진 소바전문점 “혼케 오와리야”로 교토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청수사와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집이다. 550년의 역사가 말해주듯 웨이팅은 기본이고, 대표메뉴인 호라이소바 1인분의 가격이 2160엔(yen)으로 결코 저렴하지 않다. 하지만 소바를 주문해서 먹어 본 사람들은 소바 1인분의 가격을 후회하지 않게 되는 이유가 명확한 곳이다. 혼케 오와리야식당은 입장하는 고객에게 다다미방과 식탁이 있는 방을 선택하게 해준다. 선택이후 방으로 안내하고 자리에 않으면 주문을 받고 시그니처메뉴인 호라이소바를 시키는 고객에게는 종이를 세팅해준다. 이 종이는 호라이소바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메뉴얼이다. 즉, 호라이소바를 맛있게 먹는 방법을 설명해 주는데 첫번째는 좋아하는 고명을 선택해서 소바에 올린다. 두번째는 쯔유(소바소스)를 넣어 비벼먹으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준비된 녹차로 마무리하라는 메뉴얼은 먹는 즐거움만큼 만드는 재미를 준다. 천왕이 교토를 방문할 때 반드시 방문하는 혼케 오와리야는 맛집이 갖춰야 할 덕목을 모두 가지고 있는 550년 전통의 소바맛집이다.

일본은 직인문화(職人文化)를 중심으로 형성된 분야별 전문가 즉 장인들을 예우하는 문화가 있다. 이로 인해 전통문화, 음식, 의류등 다양한 분야의 장인들에 대한 존경이 가업승계라는 문화를 만들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혼케 오와리야처럼 550년 맛집이 있는 것처럼 100년이상의 상점이 많은 나라이다. 장인 즉 “생활의 달인”들이 존경받는 사회문화가 바로 가업승계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우리도 대기업에 입사하고 40대를 전후로 은퇴 후 자영업시장에 뛰어 들어야하는 것보다 현명한 선택이 필요한 시대이다. 소상공인컨설팅을 주력으로 하던 4년간 만난 청년기업가 중에 부모님의 가업을 승계한 사례를 보게 되었다. 이미 매체를 통해 유명인사가 된 김부각전문브랜드 김총각네같은 경우도 SNS마케팅을 통해 유명세를 만든 대표적인 사례이다. 카카오를 통해 다양한 일상과 상품소개 및 이벤트를 꾸준히 올리면서 고객과 소통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온라인맛집이 되었다. 총각들이 파는 김부각, 주 고객이 주부인 반찬시장에 명확하게 어필되었고 지금까지 많은 구독자와 매출을 올리고 있다. 가업승계라는 것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아닌 전략적인 선택이 된다면 성공적인 인생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