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정경진 기자]  대우건설이 과거 4조원대에 달했던 PF우발채무가 1조원대로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재무건전성 안전 논란이 일고 있다. 변형된 PF신용보강을 포함한 우발채무 규모가 과중한데다 단기상환부담이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차입구조가 단기화된 가운데 저조한 실적은 유동성 압박을 더욱 높이고 있다. 산업은행의 대우건설 매각 추진에도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3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올해 9월말 기준 대우건설은 PF우발채무(조합사업 포함)를 포함해 PF에 대한 책임준공 의무 규모가 4조1360억원에 달한다. 총 우발채무 부담은 5조2806억원이다. 이외에도 138억원의 PF에 대한 자금보충 등의 의무를 제공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우건설이 시공한 PF채무보증건수는 2분기 말 15건(1조444억원)에서 3분기 말 10건(8379억원)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8건의 조합사업비 대출에 대해 4243억8100만원의 역대보증을 제공했다. 또한 세운 6-3구역 도시정비사업 등 다수의 시행 및 조합 사업 프로젝트와 관련해 5조54087억7400만원의 책임준공 미이행시 조건부 채무인수약정을 체결했다.

신분당선 등 SOC법인과 시행사의 차입금에 대해 2331억3600만원의 자금보충과 자금제공 신용 보강도 제공한다. SOC법인의 필수 사업경비가 부족 할 경우 자금을 보충할 의무를 부담하고 있는 것이다.

배영찬 한국기업평가 평가전문위원은 “책임준공과 자금보충 등 변형된 PF신용보강을 포함한 PF우발채무 규모는 재무 안전성에 부담요인”이라면서 “PF우발채무의 원활한 상환 여부에 대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수익성 회복에 따른 자본 확충과 대물인수한 부동산을 매각하며 지난해 말 별도기준 순차입금을 1조2000억원대로 줄였다.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 등 재무안정성 지표 역시 덩달아 개선됐다.

그러나 기업회계기준서 제1115호 ‘고객과의 계약에서 생기는 수익’을 적용하며 선수금이 증가해 지난 9월 말 기준 부채비율은 290%로 상승했다. 공사손실충당금 지출로 인해 현금흐름 저하로 순차입금도 1조4000억 원으로 증가했다.

차입금 대부분이 단기로 구성돼 있다는 점도 우려 요인이다. 대우건설은 그간 장기위주의 조달구조를 지켜왔지만 최근 단기차입조달을 늘렸다. 총 차입금 2조2009억원의 72.7%에 해당하는 1조6000억원이 1년 내 도래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1년 만기 1조3633억원 ▲2년 만기 1567억원 ▲회사채 800억원 등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우건설의 기대 이하의 실적은 불안감을 높이고 있다.

대우건설은 3분기 누적 매출액 8조3452억원, 영업이익 535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5.7%, 7.8%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26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5% 줄어들었다.

배영찬 평가전문위원은 “실질적인 대주주인 한국산업은행의 우수한 대외신인도는 유동성대응능력에 긍정적인 요소로 판단된다”면서도 “신용도가 하락할 경우 유동성 대응력 저하가 통상적인 경우보다 빠르게 나타날 수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