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애플은 글로벌 ICT 업계에서 혁신의 대명사로 불리지만, 국내에서는 무소불위의 갑이자 소비자를 적나라하게 우롱하는 최악의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업계 일각에서는 “국내 아이폰 고객들이 애플의 처참한 대우를 당하면서도 계속 아이폰을 구매하는 것을 보면, 그들은 보살임에 틀림이 없다”는 말까지 나온다.

애플이 바라보는 국내 시장은 말 그대로 ‘무조건 돈’이다. 기업이 사업을 진행하며 돈을 버는 것은 당연하지만, 문제는 마땅히 지켜야 할 법도 제대로 지키지 않고, 당연히 보장해야 할 고객의 권리를 무시하는 대목이 논란이다.

▲ 신사동 애플스토어에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출처=이코노믹리뷰DB

28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 아이폰 액정화면이 파손될 경우 아이폰XS 기준 미국에서는 약 3만원만 지불하면 수리를 받을 수 있지만, 국내에서는 약 35만5000원을 내야 한다. 차이가 무려 10배다. 배터리 할인 이벤트도 ‘귀하신 몸’인 미국인과 ‘돈만 바치면 되는 한국인’의 차이가 크다. 미국에서는 매달 약 1만1080원을 내면 아이폰 파손 시 무상 수리가 가능한 애플케어플러스에 가입할 수 있으나, 국내에서는 불가능하다.

애플의 갑질은 오래전부터 문제가 됐다. 구글과 페이스북처럼 유한회사, 즉 스텔스 회사로 활동하며 세금은 명확하게 내지 않고 있으며 일선 대리점과 통신사에 대한 갑질만 심해지고 있다.

실제로 애플은 지난 11월 일선 대리점에 제공하는 데모폰을 강제로 구매하게 강요해 논란에 휘말렸다. 데모폰의 경우 출시 1년이 지나야 개통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실상 구매해도 가치는 제로에 수렴한다. 그럼에도 애플은 일선 대리점에 데모폰을 강매한 셈이다.

일선 대리점이 데모폰 구매를 거부하면 아이폰 판매를 할 수 없다는 으름장도 나왔다. 갖은 핍박에도 애플을 사랑하는 국내 고객들의 마음을 볼모로 잡아 협박을 한 셈이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는 11월21일 보도자료를 내고 “애플은 데모폰을 구매하지 않으면 아이폰은 물론, 애플 단말기 전체를 개통하지 못하게 강제하고 있다”면서 “시연 단말기를 배치할 매대 제작 비용도 유통망이 부담하지만 애플은 포스터 부착 위치까지 엄격히 지시한다”고 토로했다.

통신사에 광고비와 무상수리비용 등을 강제로 떠넘기는 갑질도 자행된 바 있다. 현재 이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 등이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이 국내 고객들을 홀대하고 불법적인 행위를 거듭하는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애플’이기에 가능하다는 말이 나온다. 국내 애플 팬덤층은 여전히 탄탄하며 이들은 애플을 사랑하고, 추종하고 있다. 이들은 신사동에 문을 연 유일한 국내 애플스토어에 감격하며 'Think Different(다르게 생각하라)를 중얼거리는 한편 스티브 잡스 이미지를 모바일 메신저 이모티콘으로 만들어 다닐 정도로 애플의 팬이다. 이들이 아이폰 특유의 감성을 추종하며 시장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에, 애플의 묻지마 영업도 가능하다는 평가다.

애플의 ‘배째라 식’ 영업이 국내에서 가능한 이유로 “대안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스마트폰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스마트폰이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비싸면서 특유의 감성도 없고, 기능도 거기서 거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아이폰에서 갤럭시로 갈아탈 유인효과가 없다”는 말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다소 편향적이고 극단적인 발언이지만 대부분의 아이폰 고객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주장이다. 또 다른 제조사인 LG전자의 경우 아이폰 고객들은 “거론할 가치가 없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커뮤니티 등에서 발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