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2월 23일, 아키히토 일왕이 85세 생일을 맞았다. 1989년 이후 최대인 총 82,850명의 일반인 축하객을 맞은 일왕은 자신의 거처 도쿄 왕궁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일본 언론은 이것이 아키히토 일왕의 재임 중 마지막 기자회견이라고 밝혔다.

2019년 4월 30일 물러나는 아키히토 일왕. 아키히토 일왕은 재위 기간 30년 동안 ‘전쟁이 없는 시대’가 지속됐던 점에 가장 안도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나루히토 왕세제에게 양위하기 전까지, 지금까지 그래왔듯 일본의 상징으로서 업무수행을 다짐했다.

아키히토 일왕은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일본의 평화와 번영은 전쟁에서의 많은 희생과 국민의 노력으로 구축된 것을 잊지 말아야 하며, 전후에 태어난 세대에도 이를 올바르게 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오키나와, 사할린, 팔라우, 필리핀 등을 방문해 전쟁 희생자들을 추도한 것을 잊을 수 없다.”며, “여정을 끝내려는 지금 나를 지지해 준 많은 국민에게 충심으로 감사를 드린다.”는 소감을 드러냈다.

아키히토 일왕은 제2차 세계대전 패전 당시의 일왕 히로히토(1901~1989) 일왕의 아들로, 부친이 사망한 1989년 1월 즉위했다. 56세에 즉위한 아키히토 일왕은 전쟁 반대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가지고, 재위 30년 동안 일관되게 평화로운 일본을 강조했다. 아키히토 일왕은 아베 신조 총리가 추진하는 헌법 개정에 우려를 표명해왔다.

 

남북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

2018년 12월 26일 9시, 북한 개성 판문역에서 남북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이 개최되었다. 8개월 전, 제1차 남북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합의한 4·27 판문점선언의 ‘끊어진 민족의 혈맥’ 잇자는 약속의 후속조치이다. 행사에는 김현미 국토부 장관과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 남측 인사와 리선권 남북고위급회담 단장과 김윤혁 철도성 부상 등 북측 인사, 그리고 중국과 러시아, 몽골 주요 관계자들 200여 명이 참석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철도·도로의 연결을 통한 남북 간 교류와 왕래는 한반도 평화를 더욱 굳건하게 만들어줄 것”이며, “우리 기업은 유라시아 횡단철도와 아시안 하이웨이를 통해 운송기간을 단축하고, 물류비용을 절감하여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더욱 높이고, 이를 통해 얻은 경제적 편익은 남북이 함께 향유할 것”이라고 했다.

김윤혁 북한 철도성 부상은 “북남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을 선포하는 것은 민족사에 특기할 역사적 사명”이며,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과 동북아 유라시아 공동 번영, 더 나아가서 전 세계 공동번영을 적극 추동하는 새로운 동력”이라고 말했다.

중국 추궈훙 주한중국대사는 “지금도 평양에서 베이징까지 철도가 운영되고 있다. 서울과 평양이 이어지게 되면 서울에서 바로 기차를 타고 베이징으로 갈 수 있다.”고 말했고, 블라디미르 토카레프 러시아 교통부 차관과 양구그 소드바타르 몽골 도로교통개발부 장관은 “동아시아 철도공동체 협력 사업에 적극 참가하겠다.”고 화답했다.

하지만 남북과 동북아 주요국들이 남북 철도연결로 인한 장밋빛 미래를 공유했지만, 실현 가능성은 여전히 안개 속이다.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를 위해서는 물자 이동과 투자가 필수적이고, 북한 비핵화가 전제 조건이기 때문이다. 같은 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북한 비핵화 이전까지 압박을 해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최연소, 최장기 집권 총리 아베 신조

아베 신조 총리는 일본 역대 총리 중 최고의 총리이다. 2006년 9월 6일, 만 52세로 취임한 최연소 총리이며, 2021년 9월까지 총리직을 수행하면 총 10년 9개월의 업무를 수행한 최장기 집권 총리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2021년 9월 이후에도 재집권의 가능성까지 열려있다. 이런 진기록은 이전에도 없었고, 이후에도 쉽지 않다.

아베 총리는 일본 최고 정치명문가에서 태어났다. 할아버지는 중의원 아베 간이고, 외할아버지는 56-57대 총리 기시 노부스케, 외작은할아버지는 61-63대 총리 사토 에이사쿠, 아버지는 외무대신 아베 신타로, 남동생은 참의원 기시 노부오. 그리고 부인은 모리나가 제과 사장 마쓰자키 아키오의 딸 마쓰자키 아베(마쓰자키) 아키에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뒤를 이어 90대 총리로 취임한 아베 총리의 첫 번째 임기는 1년 만에 끝났다. 하지만 6년 뒤, 5명 단명 총리들의 뒤를 이어 절치부심 2012년 12월 26일 재집권 했을 때, 아베 총리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 총리 복귀 1년 뒤인 2013년 12월 23일,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할 정도로 극우 지도자가 된 것이다.

아베 총리의 장기집권이 가능한 것은 정치, 외교적으로 수완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는 아베노믹스로 불리는 강력한 양적 완화 정책으로 일본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었고, 미일 동맹을 최우선시하는 외교정책을 견지했다. 따라서 아베 총리는 199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잃어버린 20년을 극복하는 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아베 총리가 평화헌법을 개정하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는 점이다. 1947년 5월 3일 시행된 일본 평화헌법은 전쟁 포기, 국가 교전권 불인정 등을 9조에 규정한다. 아베 총리는 헌법을 고쳐서, 일본이 전쟁을 할 수 있는 보통국가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유럽, 중국, 한국이 반발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동아시아 철도 공동체의 구성과 일본의 보통국가화

2018년 12월 26일에 치러진 남북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은 상징적 개념이 강하다. 착공식을 치렀다고, 당장 실제 착공과 같은 현실적 변화는 없기 때문이다. 대북 제재의 틀 속에서는 준비와 기획만 가능할 뿐이고, 추가조사와 설계도 최소 1년 이상이 소요될 것이다. 그리고 본격 착공이 이루어지려면, 북한의 비핵화가 실현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북 철도·도로 연결은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지고 있다. 남북 철도·도로 연결은 중국과 러시아, 몽골 등을 거쳐, 유럽으로까지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과 러시아, 몽골이 남북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에 굳이 참석한 이유이다.

그런 상황이 언제 올지 모르겠지만, 남북 철도·도로 연결이 실현되면 동아시아 철도공동체는 본격 가동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결국 유레일과 연결되어서,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가교로 발전할 것임에 틀림없다. 길은 한 번 열리면,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본은 남북 철도·도로 연결에 큰 관심이 없는 것 같다. 겉으로는 한일해저터널을 착공하겠다고 주장하면서도, 속으로 전쟁 가능한 보통국가로 전환하려는 헌법 개정을 추진하려고 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중국, 러시아, 몽골, 남북한은 근대사의 상처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므로, 독일식 사과가 없는 한 일본을 동아시아 철도 공동체의 일원으로 맞아들이기 힘들 수도 있다. 공동체는 형제가 되는 과정이다.

재위 기간 30년 동안 ‘전쟁이 없는 시대’를 강조한 일왕의 용퇴가 아베 총리의 헌법 개정에 대한 반발이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일본 역사에 없던 일을 결단한 아키히토 일왕처럼, 일본 최고의 지도자 아베 총리도 70여 년간 없던 대사를 결행할지 주목해야 한다. 아베 총리의 결단은 동아시아 철도 공동체로 결속하는 아시아와 유럽 국가들과 같은 궤도를 달리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