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중소형 OLED 디스플레이 업계에서 중국의 입김이 강해지고 있다. 정부의 대규모 자금 지원을 바탕으로 빠르게 기술 인프라를 확보한 후 거대 내수시장을 통해 소화하는 방식으로 업계 전반을 흔들고 있다. 아직 삼성디스플레이의 입지가 탄탄하지만 중국의 반격은 무시할 수 없다는 반론도 나온다.

글로벌 중소형 OLED 시장의 패권은 삼성디스플레이가 가지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3분기 중소형 OLED 시장에서 93.3%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중소형 플렉시블 OLED 시장도 94.2%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다.

분위기도 고무적이다. 글로벌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패널 시장에서 OLED 비중이 올해 3분기 들어 처음으로 처음으로 60%를 넘어섰으며 OLED 매출 점유율은 지난 2016년 40.8%에서 꾸준히 증가해 2019년에는 연간 기준으로 OLED가 처음으로 TFT-LCD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중소형 OLED 시장이 개화하는 가운데 삼성디스플레이의 존재감이 여전하지만,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의 반발에는 대응책을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의 ‘실력’이 ‘뻥튀기’됐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막강한 자본을 바탕으로 우수한 인재까지 거침없이 빨아들이며 격차를 좁히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가 최근 발간한 '2018년 3분기 디스플레이산업 주요 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내년 OLED 생산 캐파는 올해 158만7000㎡에서 2022년 3492만3000㎡로 무려 20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OLED 생산 캐파가 올해 1473만6000㎡에서 2022년 3143만2000㎡로 약 2배 성장하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격차다. 심지어 2022년 기준으로 생산 캐파로만 보면 중국이 한국을 추월한다.

최근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는 LCD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을 누르고 사실상 주도권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이런 상태에서 OLED 보조금 규모를 크게 늘려 빠른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중국 BOE의 행보가 눈길을 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BOE는 최근 네 번째 OLED 공장을 중국 푸저우 지역에 세우기로 결정했다. 6세대 OLED 공장이며 총 투자액은 465억위안(7조5000억원)에 이른다.

대형 OLED 시장도 분위기는 미묘하다. LG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대형 OLED 시장이 재편되고 있으나, 중국 정부의 압도적인 지원을 받은 현지 업체들은 호시탐탐 LG디스플레이의 지위를 넘보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강력한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대형 OLED 시장에서 소위 박리다매 전략을 구사, 시장을 교란시킨 후 패권을 쥐는 LCD의 사례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