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이성규 기자] 노랑풍선이 기업공개(IPO)를 위한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대표 직판 여행사로 가격 측면 우위를 확보하고 있으나 여타 경쟁력은 크게 부각되지 않은 탓이다. 공격적으로 마케팅에 나서면서 영업이익은 감소한 상황이다.

주관사들은 직판과 간판 여행사 각각의 특성을 인식하고 있다. 그럼에도 직판 여행사인 노랑풍선에 대형사가 주를 이루는 간판 여행사의 밸류를 적용했다. ‘규모의 경제’를 덤으로 얹어준 셈이다.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28일 IB업계에 따르면 국내 1위 직판(직접판매) 여행사인 노랑풍선이 내년 1월 15~16일 코스닥 상장을 위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 돌입한다. 주관업무는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이 공동으로 맡았다.

공모가 산정을 위한 비교대상 기업으로는 하나투어, 모두투어, 참좋은여행이 꼽혔다. 가치산정을 위한 지표로는 PER(주가수익비율)이 적용됐다.

각 기업의 PER은 하나투어 44.97배, 모두투어 29.30배, 참좋은여행 9.95배다. 이중 하나투어는 비경상적(PER 30배 이상)이라는 점에서 제외됐다. 최종적으로 모두투어와 참좋은여행의 PER 평균 19.62배에 노랑풍선의 연환산 주당순이익(1203원)을 곱해 주당 평가액은 2만3597원으로 도출됐다.

할인율(19.48~34.31%)을 적용한 PER 밴드는 13~16배 수준이다. 최종 공모가 밴드는 1만5500~1만9000원, 공모규모는 155억~190억원이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739억~905억원이다.

직판 vs 간판, 현저한 PER 갭

여행업이라는 큰 틀에서 보면 주관사들의 노랑풍선에 대한 가치산정에 대해 큰 이견은 없다. 과도하게 높은 하나투어의 PER을 제외해 투자자 가격부담을 덜은 점도 긍정적이다. 그러나 모두투어와 참좋은여행의 판매방식이 다르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종합여행사는 판매방식에 따라 직판(직접판매)과 간판(간접판매) 여행사로 나뉜다. 간판여행사의 대표 주자는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다. 이들을 상품을 만들어 대리점을 통해 판매를 하고 일정 수수료(약 9%)를 지급한다. 규모의 경제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노랑풍선과 참좋은여행은 직판여행사다. 대리점을 거치지 않고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것이다. 상품개발자가 직접 판매하는 만큼 전문성도 높다. 수수료가 발행되지 않아 가격 경쟁력도 제고된다. 온라인 구매가 시장 전반 보편적인 추세로 자리 잡으면서 직판 여행사들에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 실제로 직판여행사들의 외형은 최근 몇 년 간 가파르게 증가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PER 결정요인은 기업의 성장성, 경쟁력, 신뢰도 등 다양한 요인이 종합적으로 투영된 결과물이다.

참좋은여행이 저평가를 받는 대표적 이유는 외형 성장 둔화다. 노랑풍선을 포함한 총 4개사 중 올해 3분기 매출액(연환산 기준) 전년 대비 유일하게 감소했다. 다만, 영업이익 증가율은 21.24%를 기록해 홀로 증가세를 보였다.

노랑풍선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874억원으로 전년대비(596억원) 크게 늘었지만 마케팅 비용 등 영업비용도 대폭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규모는 축소됐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도 매출액은 확대됐지만 업계 경쟁심화에 따른 비용증가로 영업이익 성장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직판 여행사만 놓고 보면 노랑풍선은 점유율 확대, 참좋은여행을 내실을 다졌다고 볼 수 있다.

성장성을 고려한다면 노랑풍선의 가치는 참좋은여행보다 높아야 한다. 직판 여행사로서 규모의 경제는 아직 효과를 보기 어렵지만 대형사들이 주를 이루는 간판여행사와 비교시 가격 경쟁력은 충분하다. 그러나 이러한 요인만으로 노랑풍선에 간판 여행사 PER을 적용해야 하는지는 의문이다.

▲ 노랑풍선 재무안정성 지표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마케팅비용 증가와 함께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악화됐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노랑풍선의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 1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82억원 흑자 대비 큰 폭으로 줄어든 수치다. 영업활동으로 인한 자산·부채의 변동이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15억원에서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56억원으로 대폭 늘어난 탓이다.

같은 기간 매출채권이 약 44억원 가량 늘어났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매출채권은 쉽게 말해 ‘외상값’과 같다. 상장을 앞두고 매출을 올리기 위해 다소 무리한 전략을 펼쳤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노랑풍선의 올해 3분기 매출채권회전율은 7.9회로 업종평균(약 13회)를 크게 하회하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운용역은 “간판보다는 직판 여행사가 성장할 수 있는 우호적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면서도 “여행산업은 긍정적이나 기존 대형사들은 물론 해외 여행사와의 경쟁도 심해지면서 노랑풍선의 미래를 무조건 낙관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가격외 특별한 경쟁력이 보이지 않아 업황이 수요예측 결과를 크게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