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고영훈 기자] 삼성자산운용이 목적기반투자(GBI, Goal Based Investment)를 활용한 자산관리 서비스 도입에 속도를 내면서 국내 자산관리 시장에 영향을 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 서비스를 통해 자산관리 시장의 저변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목적기반투자란 고객 자금의 용도를 구체적인 목표에 맞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투자를 의미한다.

삼성자산운용은 최근 베라노스와 전략적 제휴(MOU)를 통해 투자자의 재무목표에 최적화된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정적인 노후를 위해 투자목표, 투자기간, 우선순위 등에 맞춰 최적화된 재무설계를 지향한다. 공동 개발한 목적기반투자 자산관리 시뮬레이션 서비스를 내달 시범 서비스할 예정이다.

베라노스는 카이스트 김우창교수와 서울대 이원종 교수가 만든 스타트업으로 금융공학, 데이터분석,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개인 맞춤형 생애 금융솔루션을 제공한다. 고난이도 금융 공학 기술(MSGP, Multi-stochastic Goal Programming)과 머신러닝, 빅데이터 기술을 결합해 포트폴리오 정확도, 연산 속도, 활용 범위를 넓혔다.

지난달 출시한 삼성 EMP리얼리턴펀드는 목적기반투자 기술을 활용했다.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해 5년 이상의 투자기간을 통해 연환산 성과 달성 확률을 최대화하는 포트폴리오를 운용한다.

삼성자산운용 측은 은행, 증권사 등이 제공하는 자산관리 서비스는 단순 상품판매에서 솔루션 기반의 자산관리로 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은행과 금융투자사, 자산운용업계 등은 고객의 투자 목적에 부합하는 포트폴리오 구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통적 투자와 목적기반 투자의 목표와 차이점. 출처=삼성자산운용

전통적 투자 방식은 주어진 조건 안에서 기대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것이 중요했다. 목적기반투자는 목표 달성 확률을 극대화해 투자자의 미래와 현금 흐름의 불확실성에 대비한다. 투자기간과 위험성향에 따른 투자 목적을 설정하고, 투자자와 시장을 분석해 고객에 맞는 자산을 배분한 후 펀드를 선택 한다. 단일 투자나 개별 종목투자와는 다른 솔루션 투자를 지향한다.

여행 자금, 생활자금 마련 등 2~3년의 단기투자 목표나 대학 등록금, 창업자금, 자동차 구매 등 중기 투자 목표, 은퇴자금 마련 등 장기 투자목표 등으로 목적별로 구분해 투자한다.

삼성자산운용 측은 최근 금융위기 경험·고령화에 대한 우려 등으로 장기투자와 자산다각화를 통한 변동성 축소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며 내가 목표로 했던 수익률의 달성 여부가 중요한 점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금융사의 자산관리(WM) 분야가 오프라인 기반인 것도 이런 솔루션 투자 플랫폼에 대한 니즈를 높이고 있다. WM은 높은 수수료로 인해 고액자산가(HNW) 위주의 시장이었다. 이로 인해 국내에도 고성능 저비용 자산관리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메릴린치 같은 유명 해외 금융투자사들은 목적기반투자를 활용한 생애자산관리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이 같은 목표에 기반한 투자를 위해선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 같은 자산관리 솔루션이 중요하지만 장기투자에 적용하기엔 국내는 아직 수준이 낮은 상황이다.

경쟁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아직 목적기반투자를 도입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삼성자산운용의 도입 결과가 좋다면 다른 운용사들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문경석 삼성자산운용 패시브운용본부 상무는 "이번 서비스를 통해 투자자가 금융소득의 안정적 증대와 노후준비를 위한 개인 맞춤형 재무설계를 무료로 경험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