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기범 기자] 두산건설의 주택·건설 사업부문 의존도가 심화되고 있다. 부채증가는 물론 이자비용 부담도 상당하다. 부동산 경기가 녹록치 않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우발부채 부실화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그룹 지원여력도 약해지고 있다. 두산건설의 ‘생존’에 대한 고민은 더욱 확대되는 모습이다.

6년 중 5년이 영업이익 흑자& 당기순이익 매년 적자…왜?

 2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두산건설은 지난 2015년 전체 매출의 32.5%를 차지했던 제조부문 매각 등 사업 구조 변경으로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이 시기를 제외하면 2013년 이후 지속 영업이익은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당기순이익은 매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과도한 차입에 따른 이자 비용이 주원인이다.

▲ 두산 건설의 영업이익, 이자비용, 당기순이익<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박신영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수익 창출 능력 대비 과중한 차입부담이 지속”되고 있다며 “건축·주택 부문 중심으로 실적은 개선되었으나 현 수준의 영업 창출 현금으로는 이자비용을 충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건설업 특성상 대규모 차입은 불가피하다. 특히 낮은 분양률이 지속되면 해당 건설사가 주택을 매입 후 임대 사업 등으로 전환한다. 그렇지 않으면 연대보증 등으로 연쇄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저축은행 도산 역시 연대보증으로 묶여있는 시행사, 시공사 등이 한 번에 채무를 이행하기 어려워지면서 발생했다.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자금을 빌릴 수밖에 없다. 추가 차입금이 필요하게 되고 회사의 재무구조를 악화시킨다.

 두산건설이 현 차입규모를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차환 발행 혹은 만기 연장 등으로 융통해야 하는 규모는 매 3개월 마다 4829억원에 달한다. 기존 차입금의 조달금리는 무려 7.5% 수준이다.

 박 연구원은 “단기 상환 부담이 높은 수준이고 시장 상황에 따라 유동성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며 “과거 대비 두산중공업,(주)두산 등의 계열사 지원 여력이 약화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PF보증...뇌관 터지나

 연대보증으로 묶여있는 자금들은 회계 장부상 우발채무로 잡혀있는 경우가 많다. 장부상으로는 나타나는 부분은 아니다. 향후 회사에 직접적인 부담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난달 말(11월 30일)기준 PF 관련 우발채무는 3100억원 규모다. 최악의 경우 두산건설이 관련 채무를 모두 떠안을 수 있다는 의미다.

 박신영 연구원은 “두산건설의 우발채무는 두산건설 자체의 부담”이라며 “과거 사례를 고려했을 때 우발채무의 현실화 가능성은 상당하다”고 평가했다.

 현재 사업 부문을 주택·건설 쪽으로 집중한 이상 앞으로도 PF보증에 따른 리스크는 상존할 수밖에 없다.

 주택·건설 ‘All-In’, 독(毒)으로 작용하나

 올해 3분기말 현재 두산건설 매출의 76%는 주택·건설 부문이다. 지난해(71%) 대비 그 비중이 높아졌다. 지난 2015년 건설부문 매출 비율이 전체의 50% 이하였던 점을 고려하면 주택·건설 부문 의존도는 상당히 심화됐다.

 건설업 특성상 장기간 착공하지 않은 APT 공사는 분양률이 좋아도 적자를 기록할 수 있다. 공사를 위해 차입한 이자비용과 지연에 따른 보상금(지체상금) 때문이다. 과거 두산건설이 맡았던 울산 대현APT의 경우, 우수한 분양률에도 불구하고 사업 지연에 따라 인식된 이자비용이 1437억원에 이른다.

 한국신용평가는 두산건설의 주요 주택 사업장 중 하나인 일산제니스가 이미 약 4000억원을 비용(대손)으로 인식했음에도 향후 2700억원 규모의 추가 부실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대표적인 미착공 사업장인 천안복합, 화성반월, 용인삼가, 천안청당, 청원바이오 역시 앞으로 3089억원의 대여금이 부실화될 가능성이 남아있다.

 박 연구원은 “거듭된 착공 및 분양 지연으로 사업수지가 훼손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미착공 사업장과 관련한 영업자산 손실가능성은 두산건설의 수익성에 중장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 한국건설산업연구회의 2019년 국내 건설수주전망<출처: 대한건설협회>

 내년 건설 경기 전망이 어두운 만큼 반전의 기미는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는 올해 APT 입주물량이 크게 늘면서 향후 공급물량은 상대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건설투자는 감소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이홍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2017년 하반기에 본격화된 감소세가 2019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