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VR 이미지. 출처=이미지투데이

[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기존의 온라인게임 사업에서 VR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 중견 기업들의 행보가 조금씩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드래곤플라이는 사업장 수익모델을 통해 VR e스포츠 분야를 개척하고 있다. 사실상 회사는 VR에 올인한 상태다. 엠게임은 내년 VR게임을 스팀을 통해 내놓을 계획이지만 시장 상황을 지켜보는 등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한빛소프트는 지난 6월 모바일 VR게임을 출시했으며 콘솔, PC로의 플랫폼 확장을 준비하는 한편 VR 교육 사업 등의 사업 영역도 추진하고 있다. 

엠게임, 드래곤플라이, 한빛소프트 등은 2~3년 전 VR게임 시장에 뛰어들었다. 다만 현재 게임 시장에서 VR 기기와 VR을 즐기는 문화가 아직 미흡한 상태라 세 게임사 모두 VR게임 부문에서 가시적인 수익을 내지는 못하고 있다. 시장의 흐름이 언제 변하느냐가 관건이다.

▲ 드래곤플라이CI. 출처=드래곤플라이

드래곤플라이는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사업방향을 아예 VR게임으로 틀어놓았다. 아직 회사의 대표 매출원은 FPS 온라인게임 스페셜포스다. 이 게임은 국내외에서 꾸준히 매출이 나오긴 하지만 단일 게임으로 사업을 이어나가기엔 역부족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5월엔 게임빌과 협업하고 모바일 게임 가디우스 엠파이어를 개발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 모바일 시장으로의 전환이냐 VR시장 개척이냐의 갈림길에서 드래곤플라이는 VR을 택한 모양새다. 지난 4월 회사는 상암동 사옥을 435억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하고 자금을 VR·AR 사업에 전폭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사옥은 지난 9월 매각을 완료했다.

드래곤플라이는 VR게임 개발사 리얼리티매직과의 협업을 통해 사업장용 게임인 또봇VR, 스페셜포스VR 에이스 등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B2B 수익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이미 익숙한 기존 인기 IP인 또봇, 스페셜포스 등을 활용해 VR 게임을 대중화시키겠다는 전략이다. 

또봇VR과 스페셜포스VR 에이스는 ‘VR e스포츠’를 핵심 키워드로 내세우며 출시 이후 각종 국내외 전시회에 참가하며 시장에 적극 어필했다. 게임의 지속성을 위해서는 꾸준히 찾아와 즐길 수 있는 e스포츠 요소가 핵심이라는 분석을 했기 때문이다.

해당 게임들은 국내 오프라인 매장 VR존, 일렉트로마트의 VR 놀이 공간 일렉트로VR 등 사업장에 입점했다. 드래곤플라이는 입점 사업장을 계속 늘려나갈 방침이다. 특히 스페셜포스VR 에이스는 4인에서 최대 16인이 함께하는 게임으로 회사 측은 이 게임을 전국 매장에 선보이며 매장 내 경쟁과 매장 간 경쟁으로까지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이다. 

▲ 엠게임 CI. 출처=엠게임

엠게임은 지난해 지스타에서 자사 게임의 IP를 이용한 열혈강호 액션 VR을 선보이며 관심을 받았지만 아직 VR게임을 출시하진 않았다. 회사 측에 따르면 현재 VR게임 부문에서는 차기작으로 점쳐진 VR 대전게임 프로젝트X의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프로젝트X가 먼저 출시되고 그 뒤에 열혈강호 액션 VR 등이 출시 준비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프로젝트X는 지난해 6월 한국콘텐츠진흥원과의 업무협약을 맺고 엠게임에서 자체 개발 중인 메카닉 대전 액션 VR게임이다. 이 게임은 내년 상반기 스팀으로 출시될 계획이다. 그렇지만 VR 시장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은 만큼 VR버전이 아닌 PC버전으로 출시할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다는 게 엠게임의 설명이다. 

엠게임은 자사의 장수 온라인게임인 열혈강호 온라인, 귀혼 온라인, 나이트 온라인 등이 국내외에서 나쁘지 않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고 차기작으로 모바일 MMORPG인 진열혈강호에 힘을 싣고 있는 상황이라 VR게임 사업에는 비교적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엠게임은 지난해 12월 VR 융복합 테마파크인 유조이월드와 IP 계약을 맺었다. 엠게임은 유조이월드 테마파크에 열혈강호, 귀혼, 프린세스메이커 등 자사의 IP를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과 마케팅을 지원하고 유조이월드는 매년 엠게임에 IP 사용료를 지급하는 식이다. 

유조이월드는 내년 인천 계양구에 총면적 9만8961㎡ 규모로 완공될 예정인 도심형 가상현실 융복합 테마파크다. 지하 6층, 지상 5층으로 구성된 초대형 실내 테마파크가 될 예정이다. 

▲ 한빛소프트 CI. 출처=한빛소프트

한빛소프트는 지난 6월 구글 데이드림을 통해 자사의 첫 모바일 VR 게임 오디션VR 아이돌을 출시했다. 자사의 장수 온라인 게임 오디션 IP를 이용한 자체 개발작이다. 오디션VR 아이돌은 한국, 일본, 대만, 북미 등에 출시됐고 구글 피처드에 선정되며 주목받기도 했다. 한빛소프트는 데이드림용 오디션 VR 아이돌에 이어 콘솔, PC 등 점차 다양한 플랫폼으로 오디선 IP를 활용한 VR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다른 차기작으로는 플레이스테이션을 통해 내년 출시를 목표로 준비 하고 있는 헬게이트 VR이 있다. VR 게임 사업은 계속 이어나갈 방침이다. 

VR 기술을 이용한 교육 사업으로도 영역을 확장했다. 한빛소프트는 지난 8월 스포츠 VR 콘텐츠 시뮬레이터 개발사 코드리치와 계약을 체결하고 ‘VR 스포츠 교실’ 학교 사업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VR 스포츠 교실이란 VR로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말한다. 학생들이 시공간 또는 날씨 등에 구애받지 않고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이 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가 학교에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한 VR 스포츠 교실 보급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탄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체부는 지난해 VR 스포츠 교실을 올해 178개 학교에 보급했고 오는 2021년까지 지속적으로 보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해당 사업에는 삼성전자와 가상현실 시뮬레이터 시스템 전문기업 이노시뮬레이션 등도 합류했다. 

한빛소프트는 가상현실 융복합 테마파크 유조이월드와 지난 7월 IP 계약을 맺었다. 이번 계약을 통해 한빛소프트는 유조이월드에 오디션과 헬게이트 IP 사용권을 제공하고 유조이월드는 매년 한빛소프트에 IP 사용료를 지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