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낭만코끼리의 공연이 열리고 있다. 출처=대상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공장 노동자인 파록 버사라는 홀로 음악의 꿈을 키우던 아웃사이더였다. 그는 우연히 한 로컬 밴드에 가입해 소소하지만 힘찬 날갯짓을 시작한다. 전설의 시작, 퀸과 프레디 머큐리의 탄생이다. 이들의 이야기는 1000만 관객 돌파가 유력시되는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로 만들어져 모두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여기 프레디 머큐리의 꿈을 쫒는 사람들이 있다. 순수하게 음악이 좋아 뭉쳤고, 관객과 떼창하며 행복함을 느끼는 21세기 대한민국에 사는 프레디 머큐리들. 대상의 낭만코끼리 이야기다.

▲ 낭만코끼리의 공연이 열리고 있다. 출처=대상

낭만코끼리는 스스로를 위해 노래한다

대상의 밴드 동호회 낭만코끼리는 2012년 10월 대상의 스타 탄생 프로그램인 ‘DS-Star’에서 시작됐다. 당시 본선에 올라 공연을 한 이들은 정식 동호회를 통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고 2013년 3월 정식 동호회로 출범했다는 설명이다. 구성원들은 마케팅, 영업, 연구소, 품질경영 등 여러 부서의 인원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매니저(사원)부터 부장까지 다양한 직급들이 모였다.

낭만코끼리는 회사의 상징인 코끼리에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밴드를 할 수 있다는 낭만이 더해져 탄생한 이름이다. 주로 합주와 공연 중심으로 활동하며 휴가철이나 명절 등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 정기적으로 월 1회 모여 합주를 진행하고 있다. 공연은 크게 회사 공연과 동호회 자체 단독 공연으로 진행되며 회사 공연은 ‘청정원 사랑의 반찬 나눔’ 행사와 같은 기부활동 행사나, 연말 행사 등에서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단독 공연은 총 2번 했다. 최근에는 서울 강남의 엠플라운지를 빌려 단독 공연을 진행해 큰 호응을 얻었다. 2시간 동안 12곳을 열창하며 관객들과 함께 ‘신나게 놀았다.’ 낭만 코끼리에는 밴드부 활동을 했던 사람도 있지만 난생 처음 밴드를 접하는 이들도 많다고. 그러나 낭만코끼리는 그들 모두를 모아 신명나게 즐기는 것에 익숙하다.

낭만코끼리의 음악, 노래는 회사 생활의 어려움과 스트레스를 날리는 것에 제격이다. 뜨거운 무대, 열광하는 사람들, 흐르는 땀방울. 낭만코끼리에서 활동하는 이현지 씨는 “답답한 회사 생활 속에서 그 답답함을 풀어줄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면서 “회사 안에서 나의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다는 게 사내 동호회의 가장 좋은 강점이라고 생각되며, 앞으로도 동호회 활동을 통해 여러 방면에서 회사를 사랑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종훈 씨는 “우연한 계기로 합류했다. 개인적으로 무대에 서는 걸 좋아하는 편이기도 하다”면서 “합주가 잘 될 때 짜릿함도 있지만 역시 무대 만한 건 없다. 오래 함께 하다 보니 회사 분들이지만 오랜 친구 같은 느낌이 좋다”고 말했다. 이새롬 씨도 “동호회는 회사 생활의 활력소이자 비타민”이라면서 “개인적으로 동호회 활동을 시작하는 게 쉽지 않았는데 평소 같이 일하던 회사 분들이라 덜 낯설어서 시작하게 되었고, 즐겁게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정환 씨는 무작정 드럼을 배우고 싶어 낭만코끼리의 문을 두드린 사례다. 그는 “합주모임에 나가서 연주하고 노래하는 모습을 보고, 같이 참여하고 나면 마음과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기분”이라면서 “아마도 좋은 사람들과 원하던 무언가를 같이 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에게 있어 첫 공연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다. 그는 “공연 전 설렜던 마음과 공연을 끝내고 내려왔을 때의 가슴 뭉클함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큰 감동”이라면서 “일하면서 큰 산을 만난 적도 있지만 동호회 활동을 통해 넘어설 수 있는 힘을 얻었고, 많은 일들을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는 긍정의 마인드도 갖게 됐다”고 말했다.

▲ 낭만코끼리의 공연이 열리고 있다. 출처=대상

“우리의 음악은 계속된다”

회사는 낭만코끼리의 가장 중요한 스폰서이자, 가장 열정적인 팬이다. 합주나 공연의 특성상 많은 자금이 필요할 경우가 많은데 회사는 아낌없는 지원을 계속하고 있다. 분기별 비용을 지불하기 때문에 낭만코끼리들은 자유롭게 노래하고, 음악하고 있다. 무엇보다 회사가 먼저 공연을 요청하는 등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준다. 회사의 직원사랑을 잘 볼 수 있는 단면이다.

냉정하게 말해 낭만코끼리는 프레디 머큐리, 퀸이 아니다. 그저 음악이 좋아서, 사람들 앞에 서는 것을 즐겨서 그들은 무대에 선다. 그들은 스타가 아니라 전설이 되려 했던 프레디 머큐리처럼, 단순하게 놀기 위해 음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삶에 충실하기 위해 음악을 선택한 이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