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원순 서울시장(오른쪽 끝)이 26일 서울시청 브리핑실에서 8만호 추가공급 세부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코노믹 리뷰 정경진 기자

[이코노믹리뷰=정경진 기자] 서울시가 버스차고지 활용 및 용적률 상향 등을 통한 8만호 추가공급 세부계획을 발표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6일 오전 10시 서울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존 부지 활용과 도심형 주택 공급, 저층주거지 활용, 정비사업 및 노후 임대단지 활용 등을 통해 8만호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공급방법별 물량은 ▴부지 활용(2만5천 호) ▴도심형 주택 공급(3만5천 호) ▴저층주거지 활성화(1만6천 호) ▴정비사업 및 노후 임대단지 활용(4,600호) 등 방식을 통해 이뤄진다.

▲ 북부간선도로 입체화 과정. 출처=서울시

◆버스차고지, 노후 공공시설 등 복합개발해 2만5000호 공급

서울시는 버스 차고지와 노후 공공시설, 저이용부지 같은 유휴부지를 복합개발해 공공주택을 조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청년과 신혼부부 등에 제공하는 방식도 도입된다.

버스 차고지를 복합개발할 경우 1층은 차고지로 사용되지만 상부는 공공주택, 공원, 생활서비스시설 등을 짓는 식이다. 도시개발사업과 사전협상을 통한 공공주택 공공기여도 확대된다.

구체적으로 강남구 삼성동 서울의료원 주차장 부지(7000㎡, 800호)와 대치동 동부도로사업소 부지(5만2795㎡, 2200호)에는 공공주택 3000호가 들어선다. 중랑‧서남 물재생센터 내 유휴부지(3,220호)에도 주택을 공급한다. 당초 2040년 주택공급을 목표로 추진해왔던 계획을 변경, 선도사업 추진으로 공급시기를 앞당긴다는 구상이다.

강일‧장지‧방화 버스차고지(1430호)와 한강진역 주차장(450호) 등 8곳에도 공공주택 총 2220호를 공급한다. 구(舊) 가리봉시장 부지(3620㎡, 220호)는 시장 상인 및 방문객을 위한 주차장 건립시 복합화를 통해 공공주택을 추가하는 방식이다.

관악구 금천경찰서 이전부지(5480㎡, 130호)는 신혼부부 특화단지로, 관악구 신봉터널 상부 유휴부지(5205㎡, 280호)는 청년주택단지로 각각 조성한다. 국공립어린이집이나 창업지원시설 같은 맞춤형 시설도 함께 공급한다. 광진구 구의유수지(1만895㎡, 304호)도 작은도서관, 육아시설 등을 함께 복합개발해 신혼부부 특화단지를 공급한다.

도시개발사업과 사업협상제를 통해서도 6곳에 9000여호가 개발된다.

서울시는 서초 염곡 일대(72,000㎡, 1300호)와 도봉구 창동 유휴부지(11,640㎡), 수색역세권 유휴부지(345,800㎡), 강서구 군부대(67,487㎡) 등을 도시개발사업으로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광운대 역세권부지(14만9000㎡), 도봉구 성대 야구장부지(4만8056㎡)는 사전협상으로 주택이 공급될 예정이다.

◆일본 오사카 게이트타워 방식 도입...주택공급 새로운 시도

기존 주택공급 방식과는 전혀 새로운 실험적 시도도 선보인다. 고속도로와 건물을 복합적으로 건축한 오사카의 게이트타워 Gate Tower), 도로 상부를 활용해 주택을 지은 독일 베를린의 슐랑켄바더 슈트라세(Schlangenbader strabe) 같은 건축을 활용해 총 3곳에 1600호를 공급한다.

먼저 북부간선도로(신내IC~중랑IC) 도로 상부(25,000㎡)에는 도로 위에 인공대지를 설치하고 그 위에 주택 1000호를 건설할 예정이다. 그간 도로에 가로막혔던 지역 간 단절을 회복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4414㎡ 규모의 경의선 숲길 끝에는 300호를 공급한다. 교통섬으로 활용되던 유휴부지를 개발해 다양한 종류의 청년 프로그램을 복합화 할 방침이다. 이외에 증산동 빗물펌프장 부지(5575㎡)에는 기존 빗물펌프장 상부를 활용해 공유워크센터 등 공공프로그램 등 새로운 공간개념으로 접근해 300호를 공급한다.

◆도심역세권 용적률 상향·업무용 빌딩 공실 주택 전환 3.5만호

도시 계획적 제도개선을 토해 상업지역과 준주거지역 주거비율도 확대한다. 역세권 용도지역 상향 등도 추진해 직주근접 실현과 함께 활력이 떨어진 도심을 활성화하겠다는 목ㅍ다. 특히 주거비율·용적률이 확대된 상향분의 50%는 공공주택으로 공급하는 방식이 도입된다.

먼저 상업과 준주거지역의 주거를 확대해 1만6810호가 공급된다. 상업지역의 주거비율은 기존 400%에서 600%로 확대되고 준주거지역 용적률도 400%에서 500%까지 확대된다. 도심 내 정비사업구역 주거비율도 90%까지 확대되며 상향분의 50%는 공공주택으로 집중 공급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관련조례인 ‘서울시 도시계획조례’와 규정 등을 개정해 내년 3월부터 3년간 한시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이 기간 동안 도심 내 공공주택을 집중 공급해 임대 5752호, 분양 1만1058호를 공급한다.

또한 역세권 용도지역도 상향해 1만7600호(임대 5600호, 분양 1만2000호)를 공급할 방침이다. 역으로부터 반경 250m인 역세권 내에 위치하면서 입지와 면적, 노후도 등 일정요건을 만족한 지역은 용도지역 상향을 통해 용적률을 높이고 주택공급을 확대한다. 용적률 증가분의 50%는 공공기여로 확보해 공공주택으로 공급한다. 이는 내년부터 SH공사가 7호선 공릉역 주변 등 5개소에서 시범사업을 시작하고 단계적으로 대상지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도심 업무용 빌딩의 공실을 활용해 주거 용도로 전환하는 해법도 내놓았다. 서울시는 도심 업무용 빌딩 공실을 주거로 전환해 500호를 공급하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중대형 업무빌딩은 청년주택으로, 소형 업무빌딩은 사회주택 등 공유주택으로 공급해 청년과 신혼부부 등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현재 종로구 베니키아 호텔(지하 3층~지상 18층) 건물을 청년주택(255호)으로 전환하는 사업과 용산구 업무용 빌딩 공실 일부를 1인가구를 위한 공유주택(200호)으로 전환하는 시범사업(2건)이 추진 중에 있다. 이와 함께 민간사업자의 참여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 건의도 병행할 계획이다.

◆저층주거지 활성화...소규모 정비사업 층수 완화

저층주거지 활성화를 통한 공공주택 공급 확대에도 나선다. 소규모 정비사업 시 공공주택을 도입하면 기존 7층 이하였던 층수제한을 최고 15층까지 완화해 사업성을 높이겠다는 안이다. 지역의 애물단지였던 빈집은 공공주택이나 청년창업공간, 커뮤니티 시설 등으로 재생해 저층주거지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소규모 정비사업을 활성화해 2390호를 공급한다. 공공주택 공급 시 층수제한을 완화하고 자금 보조, 융자 확대 등을 통해 공공주택은 물론 커뮤니티 시설을 함께 공급한다.

또한 신축계획주택 매입을 확대해 9600호를 공급한다. 기존 다가구‧다세대‧원룸이 아닌 신축 예정이거나 신축 중인 주택 매입을 당초 목표치인 연간 2600호에서 5000호로 확대 공급한다. 공공건축가를 통해 디자인 품질을 높이고 주민 편의시설도 복합화한다. 내년부터 4년 간(2019년~2022년) 총 9600호를 추가 공급한다. 이외에 빈집을 활용해 4000호가 공급된다. 서울시는 오는 2022년까지 방치된 빈집 1000호를 매입하고 청년주택과 생활인프라를 복합화해 총 4000호를 공급한다.

◆정비사업·노후 임대단지 활용...4600호 공급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추진할 때 단지 내 공원이나 도로 같이 공공성이 낮은 기부채납 비중을 줄이고 공공기여로 공공주택을 확보한다. 노후 임대단지를 재건축할 때는 서울시가 이번에 제시한 혁신방안을 반영해 추진한다.

먼저 서울시는 불필요한 기반시설 대신 공공주택 설립하는 방안으로 3700호를 공급한다. 공공주택을 기부채납의 한 유형으로 인정하는 내용의 ‘국토의 이용 및 계획에 관한 법률 시행령’개정으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 만큼, 관련 시 조례를 개정해 시행할 방침이다.

노후 임대단지를 활용해 910호가 공급된다. 과거에 집만 덩그라니 지어졌던 노후 임대주택단지를 재건축할 때 공공‧문화시설, 상업‧편의시설, 육아시설 같은 생활편의시설이 함께 들어서 일자리와 생활기반이 공존하는 공공주택 단지로 혁신한다. 37개 단지(7만6000세대 추가공급)가 대상이다. 재건축 시기가 우선적으로 도래하는 상계마들단지, 하계5단지 등을 순차적으로 추진해 2022년까지 908호를 추가로 공급한다.

박원순 시장은 “주거권은 국민의 가장 기본적인 살 권리다. 이번 대책은 공공이 현재와 미래세대 모두를 위해 책임을 갖고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방향 아래 도출했다”면서 “기존의 공적 임대주택 24만호 공급을 차질 없이 추진하면서 도심을 비롯한 기성시가지 활용 방식 등의 추가 공급전략을 통해 공공주택 혁신모델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집이 ‘사는 것’이 아닌 ‘사는 곳’이라는 인식을 확립하고, 일시적인 부동산 안정을 넘어 지속가능한 주거 안정을 이뤄나간다는 항구적 목표를 중단 없이 이뤄나가겠다”고 강조했다.

▲ 서울시 주택공급방안 세부내용. 출처=서울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