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대표.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이코노믹리뷰=장영성 기자] “모든 것을 쏟으면 글로벌 전기차 브랜드 하나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대표에게 전기자동차 사업에 뛰어든 이유를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그는 에디슨모터스를 위해 정말 모든것을 쏟고있다. 글로벌 전기차 브랜드 테슬라를 뛰어넘겠다는 집념 하나로 기술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있다.

강영권 대표의 이력은 특이하다. 강 대표는 방송사 프로듀서(PD) 출신이다. 자동차업계에서 보기 어려운 독특한 이력이다. PD시절 ‘그것이 알고 싶다’를 연출·제작했다. 한때 43.8%라는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고 한다. 1997년 퇴사해 외주 제작사 CAA를 운영했다. 이 제작사는 MBC에서 방영된 ‘TV 특종 놀라운 세상’을 만든 회사다. 당시 MBC에 ‘외주제작사가 평일 오후 7시대 프로그램을 기획·제작해서 방송한다’는 일은 파격적인 사건이었다.

강 대표는 이곳에서 다시 한번 퇴사를 결심한다. 외주 제작사는 그의 후배들에게 고스란히 물려주고 2003년 신재생에너지업체인 ‘ES청원’에 투자했다. ES청원은 연평균 매출 25% 이상 성장, EBITDA마진이 50%에 달하는 탄탄한 회사다. 그는 ES청원을 운영하면서 큰 성공을 거뒀다. 그러다가 대뜸 전기자동차를 인수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도전에 대한 갈망 때문이다. ES청원 지분을 매각한 강 대표는 에디슨모터스를 인수, 전기차 사업에 전력투구 중이다.

강 대표는 “돈을 많이 벌려고 생각을 했으면 사업을 새로 시작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호의호식하며 일생을 보내는 삶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 세대가 국가의 부를 다 나눠 가져 버리면 다음 세대는 어떻게 살 수 있는가”라면서 “우리나라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 우리 세대의 책임”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페이스북과 같이 수익을 사회에 환원하고 공익을 위해 수익금을 나누는 형태를 갖추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에디슨모터스는 본래 신소재 전문 기업인 한국화이바의 친환경차 사업부였다. 1998년부터 친환경 버스 개발을 시작했고 2010년 국토교통부에서 세계 최초로 전기버스 자동차 인증을 획득할 만큼 기술력 있는 회사다. 이후 2015년 10월 중국 타이치모터스에 매각됐지만 지난해 1월 강 대표가 인수해 현재 사명을 갖게 됐다. 이 회사는 ‘테슬라를 뛰어넘는 전기자동차 회사가 되겠다’라는 포부를 갖고 있다. 역사상 전기 계통 발명의 천재인 ‘토마스 에디슨’과 ‘니콜라 테슬라’의 대립 구도를 다시 한번 만들겠다는 셈이다. 테슬라를 이기겠다는 전략을 조심스럽게 가다듬고 있다.

강 대표는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테슬라를 이길 전략이 무엇인가?’냐다”라면서 “현재까지 제작사가 그들 중심의 사고방식과 디자인으로 생산하는 시대지만 앞으로는 소비자가 갖고 싶어 하는 디자인과 우수한 성능을 가진 자동차가 주목 받는 시대가 올 것이다. 이 길목에서 에디슨모터스가 현재 다지고 있는 것은 기술력”이라고 설명했다.

▲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대표.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에디슨모터스는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고 있다. 전기버스 핵심 부품인 리튬이온 배터리는 200kWh 용량으로 284㎞를 주행할 수 있다. 267kWh 용량으로는 379㎞ 주행이 가능할 정도로 경쟁사들보다 앞섰다는 평가다. 단가마저 낮추면서 가격경쟁력까지 갖췄다. 현재 에디슨모터스의 국내 전기버스 시장 점유율은 74%에 이른다.

유연한 생산라인 구조를 갖고있는 것도 장점이다. 일반 승용차 제작사에서는 설계와 디자인, 제조라인을 바꾸는데 약 5000억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그러나 에디슨 모터스는 50억원이면 가능하다. 버스 제작회사에서는 설계 및 디자인과 제조라인을 바꾸는데 약 2000억 원이 소요되지만, 에디슨모터스는 40억 원이면 충분하다고 한다. 소량 생산을 위한 효율적인 생산시스템을 구축해온 결과다.

에디슨모터스는 내년 435마력(CNG버스 290마력)의 영구 자석 모터 전기버스도 선보일 계획이다. 서울시 버스 노선에서 운행을 시작한 에디슨모터스의 전기버스 ‘e-화이버드’는 탄소섬유를 이용한 복합소재 차체로 경쟁사 대비 1.5~2톤 가벼운 차체를 갖고 있다. 부식 방지능력도 뛰어나다. 이 버스는 서울 강동 공영 차고지에서 올림픽공원역과 잠실역을 지나 대모산입구역을 돌아오는 3413 지선 노선에서 운행한다.

1톤 전기트럭도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약 10개월의 시험주행을 마치고 ESC 장착 테스트와 에어백 인증 테스트를 마쳤다. 각종 튜닝과 실주행 테스트를 추가로 거치고 있다. 인증용 차량을 제작해 내년 3월 판매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회사 매출이 늘어나면서 적자규모가 커진 상태지만 에디슨모터스는 여전히 기술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에디슨 모터스는 지난해 36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매출원가가 349억원으로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에디슨모터스는 4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강 대표는 “개인적으로 현금화 가능한 자산을 상당량 보유하고 있어 회사 운영에 문제는 없다”면서 “판매량이 늘고 규모경제가 실현되면 경쟁력이 살아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대표.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그런데도 에디슨모터스는 전기차 개발에 더 큰 투자와 지속적인 개발에 힘쓴다. 내년하반기에는 ‘스마트 S’라는 승용 프로토타입 디자인을 선보일 방침이다. 597kW의 전기모터를 장착해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제로백)까지 2.5초 수준의 고성능 모델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고성능 리튬이온 배터리 101.1kWh를 탑재, 한 번 충전에 550km 이상 주행하는 고급 승용차 개발도 추진중이다. 르노삼성자동차 트위지 등과 경쟁할 수 있는 경형 전기자동차 스마트 미니와 스몰 EV도 개발 중이다. 해외에서도 이러한 에디슨모터스의 기술력과 기술개발 추진력을 인정해 협업 계획을 조율하고 있다.

에디슨모터스가 이렇게 기술 개발에 집중하는 이유는 뭘까. 강 대표는 “현재까지 자동차 산업은 제작자 위주 생산방식이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소비자가 원하는 디자인과 성능을 갖춘 자동차가 경쟁력이 있는 차다. 제작자 원가절감을 위해 소비자 성향을 맞춰야 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이제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시장에서 선두를 차지하긴 어렵다. 누가 더 획기적이고 우수한 제품으로 소비자의 호감을 사느냐가 중요한 시대다. 이를 위해 준비해야 하는 것은 기술 경쟁력이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