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프렌즈 도쿄점 어피치 오모테산도에서 굿즈를 고르는 고객들. 출처= 카카오프렌즈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최근 방탄소년단(BTS), 트와이스 등이 이끄는 K-POP의 인기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K-POP이 아닌 다른 영역에서도 한류 확산에 힘을 보태고 있는 콘텐츠가 있다. 바로 ‘캐릭터’다. 이전까지 미국이나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 콘텐츠의 수요처 역할을 해 온 우리나라가 이제는 캐릭터를 만들어 해외로 수출하기 시작했다. 

캐릭터, 가능성의 산업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지난 10월 발표한 <2018년 상반기 콘텐츠산업 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캐릭터 산업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약 5조9604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4960억원 늘어났다. 비중으로는 전체 콘텐츠 산업의 약 10.8%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 콘텐츠 시장 수출액 34억4918만달러(약 3조8813억원) 중 캐릭터 산업의 수출액은 전체의 8.4%(약 3260억원)로 62.1%(약 2조4102억원)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게임에 이어 두 번째를 차지했다.

▲ 출처= 한국콘텐츠진흥원

해당 산업에 종사하는 종사자 수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9%가 늘어나 4.8% 늘어난 지식정보 부문 다음으로 많은 증감률을 기록했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캐릭터를 활용한 콘텐츠 산업은 경제 지표에서 유의미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앞으로 많은 것들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라인·카카오 친구들, 전 세계 사로잡다 

네이버의 글로벌 스마트폰 메신저 라인(LINE)의 캐릭터로 잘 알려진 ‘라인프렌즈’는 메신저의 확산에 힘입어 일본·동남아시아그리고 미국에 팝업스토어와 안테나샵을 열고 전 세계 캐릭터 마니아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여기에 라인프렌즈가 K-POP 그룹 방탄소년단과 함께 제작한 콜라보레이션 제품군 ‘BT21’은 전 세계 K-POP 팬들까지도 열광시켰다. 

2015년 네이버에서 분사된 직후 376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라인프렌즈는 2016년 1010억원, 2017년 1267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현재(2018년 12월 기준) 라인프렌즈는 미국, 일본 등을 포함해 전 세계 11개국에 총 132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 아시아 캐릭터 브랜드로는 최초로 뉴욕 타임스퀘어에 문을 연 라인프렌즈 스토어. 출처= 라인프렌즈

여기에 맞서듯 우리나라의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의 캐릭터 브랜드인 카카오프렌즈도 국내의 절대적 인지도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시작했다. 지난 22일 카카오프렌즈는 첫 글로벌 스토어 2곳(어피치 오모테산도·스튜디오 카카오프렌즈)을 일본 도쿄 오모테산도에 열었다. 두 매장이 영업을 시작한 첫 날, 개점 전부터 매장 앞에는 약 2000명의 현지 고객들이 몰려 긴 줄을 서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이날 ‘어피치’ 캐릭터 인형은 하루만에 초도 물량이 완판돼 추가 공급에 들어갔다.      

애니메이션부터 테마파크까지   

우리나라의 캐릭터들은 캐릭터 상품의 IP 외에도 다양한 곳에서 활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3D 애니메이션 ‘치치핑핑’의 제작사 센텀소프트는 지난 8월 리장 신토지투자개발유한공사(丽江 新土地投资开发有限公司)와 ‘치치핑핑 테마파크’를 조성하기 위한 부지 임대 계약을 체결했다. 

치치핑핑 테마파크는 중국 리장(丽江)의 약 67만㎡(20만평) 부지에 조성되는 테마파크다. 이곳에는 캐릭터 콘셉트의 호텔과 리조트 등 숙박시설, 키즈카페, 캐릭터 테마파크, 게임파크, 쇼핑센터, 푸드 센터 등이 조성될 예정이다. 리장 신토지투자개발유한공사는 향후 50년간 센텀소프트에 치치핑핑 테마파크 부지를 무상으로 임대한다. 아울러 ‘치치핑핑’ 애니메이션은 2019년 중국 3대 국영 방송사와 CCTV를 통해 중국 전역에 방영될 계획이다. 

▲ 넷플릭스(NETFLIX) <라바 아일랜드> 출처= 넷플릭스

그런가하면 글로벌 콘텐츠 기업 넷플릭스(NETFLIX)는 우리나라 애니메이션 캐릭터 ‘라바’의 제작사인 투바앤(TUBAn)과 계약을 맺고 라바 IP를 활용한 장편 애니메이션 콘텐츠를 만들어 지난 10월 19일부터 넷플릭스를 통해 방영하기 시작했다. 

일련의 성과들은 차후 한류 콘텐츠로 우리나라 캐릭터 콘텐츠들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소비의 주체에서 생산의 주체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경기대학교 애니메이션영상학과 권동현 교수는 “분명 최근 우리나라 캐릭터 IP들의 활용은 이전과 다른 국면으로 더 큰 시장에서 소비되고 있다”면서 “캐릭터 콘텐츠들은 전통적으로 그들을 하나로 잇는 세계관이나 스토리텔링이 있어야 인기를 끌 수 있는 일종의 공식이 있었는데, 최근 라인이나 카카오 캐릭터들이 보여준 성공 사례들은 메신저 이모티콘이 전달하는 다양한 감정에 기반한 아주 독특한 성공 케이스”라고 말했다. 

권 교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장편 혹은 극장용 애니메이션은 여전히 취약한 부분이 있다”면서 “<어벤져스>나 <스타워즈>처럼 큰 세계관이 있는 큰 작품을 만들고 이를 활용해 더 큰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