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고영훈 기자] 우리나라 50대 가구의 부동산 등 실물자산 비중이 높아 금융자산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은퇴를 대비해서도 바람직하다는 견해다.

24일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에 따르면 50대 가구의 전체 자산 중 부동산 등 실물자산은 74%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등 실물자산의 구성비는 연령대가 올라감에 따라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재까지 우리나라 일반가구의 자산 증가 형태는 금융자산 보다는 부동산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었다.

자산유형에 따른 연령대별 구성비. 출처=NH투자증권 

40대와 50대의 실물자산 차이가 5545만원 인데 반해 금융자산은 각각 1억1451만원과 1억1685만원으로 차이는 234만원에 불과했다. 40대에서 50대가 됐지만 금융자산은 크게 늘지 않은 것이다.

50대 가구의 부채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은 담보대출(58.6%)이고, 다음으로는 임대보증금(28.3%)이었다. 담보대출의 경우 전 연령대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으로 30대(63.4%)가 가장 높고, 이후 연령대가 증가함에 따라 비중이 점차 줄어들었다.

김진웅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은퇴 후 소득감소를 고려하면 40대부터 가구자산의 증가가 부동산보다 금융자산 중심으로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인생에서 50대는 경제적 정점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멀지 않은 시기에 주된 직장에서 은퇴를 해야 하는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은 "일본 등 선진국의 경우 가구자산에서 금융자산의 비중이 더 높다"며 "고령화, 저성장 등의 이유로 향후 국내 부동산 가격의 무조건적인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워 다가올 노후생활기 현금흐름을 만들어 내기 유연한 금융자산 비중을 높이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진단했다.

부동산은 현재 기준을 유지하거나 축소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가능한 연금의 형태로 금융자산 늘리기에 주력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금융자산 늘리기와 함께 부채를 축소하는 것도 필요하다. 50대에 부채의 감소가 시작되기는 하지만 은퇴 이후 소득이 없거나 대폭 줄어들게 될 상태를 감안한다면 부채는 적으면 적을수록 좋다.

그는 은퇴시점까지 많은 기간이 남은 상황이 아니므로 은퇴 이후 자신이 원하는 수준의 삶을 영위하기 위해 필요한 노후생활을 위한 현금흐름을 파악하고 그에 따른 필요 노후자산을 측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무리해 단기간에 금융자산을 늘리는 것은 좋지 않다. 김 연구위원은 "자연스럽게 자산 비중을 바꿔나가는 것이 좋다"며 "주택담보대출 등을 갚아 나가며 시기적으로 자산 비중을 변경할 여력이 있을 때 금융자산을 늘려나가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