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옐로모바일이 자사가 보유하고 있던 메이커스 지분 25.48% 전량을 퓨처스트림네트웍스(FSN)에 매각한다고 24일 공시했다. 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 방식이며 매각대금은 140억원이다. 만기일은 2023년 12월24일이다.

FSN은 옐로모바일의 옐로디지털마케팅그룹에 속해있는 손자회사다. 옐로모바일이 손자회사에 CB 방식으로 메이커스의 지분을 넘기는 셈이다. IB업계에서는 최근 옐로모바일이 자사가 보유하고 있던 메이커스의 지분을 FSN에 넘길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옐로모바일은 외부 매각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는 것이 대외적인 입장이었으나, 최근 입장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 옐로모바일이 메이커스 지분 전량을 FSN에 매각한다. 출처=옐로모바일

현재 옐로모바일은 심각한 자금압박을 받고 있다. 스타트업 스왑이라는 방식으로 크게 몸집을 불렸으나 올해 확실한 성장 동력을 발굴하는데 사실상 실패했고, 옐로모바일 O2O 영역에서 마케팅 비용이 크게 늘어나는 등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다.

한 때 데일리 금융그룹의 최대주주로 등극했으나 약속했던 자금을 제대로 제공하지 못해 2대주주로 밀려나는 한편, 이사회에서는 알펜루트 등으로부터 강한 견제도 받고 있다. 데일리 금융그룹의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원과 소송전을 펼치는 행간에도 옐로모바일의 어려운 자금사정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옐로모바일이 정상적인 IPO가 아닌 프리 IPO를 추진한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심각한 자금사정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심지어 내년 초 SBI의 CB 만기일이 도래함에 따라 자금압박이 더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자금압박이 커지는 상태에서 옐로모바일이 알짜배기인 메이커스 지분을 처분하는 장면은, 결국 내년 3월 SBI의 CB를 막는 한편 경색된 자금사정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흥미로운 대목은 옐로모바일이 메이커스 지분을 상장사이자 손자회사인 FSN에 매각하는 대목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거래를 두고 옐로모바일이 자금압박에 따른 최악의 상황이 도래해도 ‘메이커스 지분 만큼은 반드시 지키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 평가하고 있다,

메이커스는 국내를 대표하는 문화콘텐츠 기획사로 성장했으며, 뉴미디어의 시대를 맞아 그 잠재력이 상당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옐로모바일이 최근 메이커스 지분 매각을 고려하자 많은 대기업도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옐로모바일은 25.48%의 메이커스 지분을 손자회사인 FSN에 매각하며 ‘반드시 지키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는 평가다. FSN의 자금사정도 썩 원만하지 않기 때문에 CB 방식으로 거래를 진행하며, 사실상 ‘지분 이동’을 감행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내년 3월 SBI의 CB가 도래하면 메이커스의 지분을 지키기 어렵기 때문에, 그 전에 손자회사인 FSN에 CB 방식으로 지분을 임시 보관하게 했다는 논리다. 다만 옐로모바일은 “메이커스의 지분 매각은 다양한 고려사항이 있었다”면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업계의 관심은 옐로모바일의 행보로 쏠리고 있다. ‘옐로모바일의 미래가 존속될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업계 관계자는 “옐로모바일 산하 여행박사의 NHN엔터테인먼트 매각 당시에도 부사장 급 이상 임원들이 소위 ‘셀프강등’을 감수해서라도 옐로모바일을 탈출하려고 했다는 '루머'까지 공공연하게 나오는 등 현재 내부 사정은 어려운 상태”라면서 “데일리 금융그룹의 주도권 쟁탈전에도 나서고 있으나 상황은 심상치않게 돌아가는 등 문제가 꼬이는 상태에서 일부 임원들의 모럴해저드 논란, 사명을 옐로모바일에서 옐로로 변경한다고 정했으나 다시 번복하는 등 조직 내부의 불협화음이 심각하다”고 평가했다.

옐로모바일의 블록체인 회사인 데일리블록체인은 최근까지 홈페이지도 없이 운영된 상장사라는 점이 알려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옐로모바일은 “사업의 우선순위를 정하던 중 일부 누락된 것”이라면서 “조만간 정상적인 홈페이지를 구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옐로모바일의 메이커스 지분을 인수하는 FSN의 사정도 썩 좋지 않다는 평가다. 디지털 마케팅 영역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으나 FSN이 식스 네트워크로 대표되는 블록체인, 암호화폐 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과정에서 일부 잡음이 나오고 있다. 실체가 없다는 비판과 함께 기사 오보에 따른 막무가내식 사업 전개 가능성에 대한 루머도 등장해 업계의 우려를 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