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승현 기자] 아주캐피탈이 최대주주 변경 이후 실적은 물론 재무구조도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 대규모 중간배당(계열사 매각대금)은 ROE 제고에도 일조했다. ‘대주주 만족’과 ‘수익성’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은 셈이다. 아주캐피탈의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는 우리은행으로의 피인수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지난해 7월 아주캐피탈의 최대주주가 아주산업에서 사모펀드(PEF) 웰투시인베스트먼트(웰투시)로 변경됐다. 이후 회사채 발행과 차입이 원활해짐에 따라 작년 4분기부터 영업이 정상화되기 시작했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주캐피탈의 지난 3분기 연결기준 순이익은 222억 원으로 전분기대비 10.5% 증가했다.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651억 원으로 지난해 총순이익 537억 원을 넘어섰다.

▲ 아주캐피탈 수익성 관련 주요 지표. 출처=한국기업평가

지난 6월과 8월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아주캐피탈(A)의 신용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조정했다. 두 신용평가사는 등급전망 상향조정 이유로 주주변경 이후 자금조달 안정화로 자산 성장성과 경쟁 지위가 제고될 전망인 점, 판매관리비 감축 등 비용구조 개선으로 수익성이 제고 등을 꼽았다.

최근 이뤄진 신용등급 평가에서도 두 신평사는 아주캐피탈의 신용등급을 ‘A(긍정적)’으로 유지했다. 평가요인으로는 실적 회복세와 지배주주 변경 이후 개선된 수익성과 조달구조 유지를 꼽았다.

아주캐피탈은 리스크 관리 강화 등 연체율, 고정이하자산비율 우수한 수준 유지하고, ROE, ROA 수준을 높여 수익성, 자산건전성 챙기기에 집중했다.

우리은행이 지주사로 개편하면서 아주캐피탈을 인수할 것이라는 의견에 힘이 실린다. 아주캐피탈이 우리은행의 품으로 들어가기 위한 준비 중이라는 해석이다.

▲ 아주캐피탈의 지배구조. 출처=한국기업평가

우리은행은 웰투시를 통해 아주캐피탈의 지분 일부를 간접 보유하고 있다. 웰투시가 아주캐피탈 지분 74.03%를 3100억원에 인수할 때, 우리은행이 1000억원을 출자했다. 우리은행은 아주캐피탈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74.03% 전체)을 보유하고 있다. 펀드 만기인 내년 7월 딜(deal)이 성사될 것으로 관측된다.

즉, 아주캐피탈은 오는 6월까지 우리은행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 이미 아주캐피탈은 판관비 감축 등 비용구조를 개선해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조정판관비용율은 2.0%에서 올해 3분기(1~9월) 1.4%까지 낮아졌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241억원에서 578억원으로 늘었다.

올해 9월까지 누적 ROA는 1.6%로 매우 양호한 수준이다. 2016년 시행한 인력구조 개편으로 대손비용을 절감했으며, 작년 146억원 규모의 아주아이비투자 지분 매각과 관련한 손상차손에도 ROA가 1.2%로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2017년 배당성향 178%, 중간배당 영향...ROE 개선 일조

아주캐피탈은 대표적인 고배당 주식으로 꼽힌다. 아주캐피탈은 지난 2010년부터 매년 주주들에게 현금 배당을 실시해 왔다. 현금배당금 총액은 2015년 204억500만원, 2016년 150억4200만원, 2017년 925억2500만원으로 증가했다.

작년 배당성향은 177.86%에 달한다. 아주캐피탈이 보유해 온 아주아이투자 지분(지분 58%)를 아주산업에 매각하면서 유입된 자금을 주주간(웰투시 등) 계약에 따라 중간배당(11월 718억원)을 했기 때문이다.

배당이 늘면 자본규모가 줄어 이익률이 오른다. ROE도 개선되면서 피인수 매력을 더욱 높인 셈이다.

노지현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아주캐피탈의 자체노력과 우리은행 인수의 기정사실화가 맞물린 결과”라면서 “자금조달력 향상이 재무구조 개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