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이성규 기자] 롯데칠성음료의 주류 부문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마케팅과 공장증설에 막대한 비용을 쏟았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맥주시장의 높은 경쟁강도를 넘지 못한 것이다. 이익창출력이 약화되면서 차입금 부담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다악화’로 작용했다.

투자부문 분할로 자산과 자본이 감소한 탓도 있다. 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따른 피해를 본 셈이다.

▲ 롯데칠성음료 사업 부문별 실적 추이(단위: 억원, %) [출처:나이스신용평가]

20일 나이스신용평가는 롯데칠성음료의 신용등급을 기존 AA+에서 AA0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맥주사업 적자로 주류부문의 이익창출력이 약화된 탓이다.

롯데칠성음료의 주류부문은 주력품목인 소주의 시장점유율 제고와 높은 수익성을 토대로 안정적 이익을 창출해왔다. 맥주사업은 지난 2014년 사업 다각화를 목표로 출발했다. 초기에는 시장 안착에 성공했으나 수입맥주 공세 등으로 심화된 경쟁강도를 넘지 못하면서 적자를 지속했다.

신제품 출시에 따른 마케팅 강화, 맥주 2공장 증설 등으로 고정비가 증가하면서 지난해부터 적자 폭이 크게 늘었다. 올해는 판촉비가 줄었음에도 맥주 증설분의 낮은 가동률로 적자규모가 줄지 않고 있다.

이경화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수입맥주 성장, 수제맥주 유통 확대 등으로 국내 대형 맥주기업에 불리한 사업환경이 지속되고 있다”며 “기업 간 점유율 확대를 위한 경쟁 심화 요인도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맥주 2공장 가동률 제고를 위한 마케팅 강화 등 비용 증가 부담으로 주류부문 실적 개선이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맥주사업 진출 이후 롯데칠성음료의 재무안정성도 저하되는 추세를 보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롯데지주 출범에 따른 투자부문 분할로 1조원 규모의 자산과 자본이 감소하면서 재무부담은 더욱 확대됐다. 지배구조개편으로 피해를 본 셈이다. 향후 배당확대 정책 등을 고려하면 내부현금흐름 창출은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롯데칠성음료의 순차입금은 지난 2016년 9381억원에서 지난해 1조1554억원으로 확대됐다. 올해는 1조2600억원 수준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016년 2671억원에서 올해 2200억원으로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EBITDA 대비 순차입금 규모가 빠르게 늘면서 향후 신용도 방향도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롯데칠성음료의 신용등급은 ‘AA+’로 유지하고 있다. 등급전망에 ‘부정적’ 꼬리표가 달린 만큼 ‘AA0’로의 평정도 불가피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