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견다희 기자] 토종 커피 프랜차이즈 대부분이 최근 고전 중인 가운데 ‘이디야커피’는 올해도 가장 많은 신규 점포를 오픈하면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디야는 5000원대 커피 전문점이 즐비하던 시절 2000원대 커피를 선보여 업계의 돌풍을 일으켰다. 가성비를 무기로 ‘스타벅스 옆’에서도 매년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며 고공행진하고 있다. IMF 금융위기 이후 수많은 실업자가 양상되면서 성장한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정직하게 땀 흘려 일하는 사람이 대우받게 하고 싶다는 이디야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 토종 커피 프랜차이즈 대부분이 최근 고전 중인 가운데 ‘이디야커피’는 올해도 가장 많은 신규 점포를 오픈하면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출처= 이디야커피

가맹점주와의 동행

이디야커피 성공 바탕에는 ‘상생’에 중점을 둔 경영철학이 있다. 가맹점 수익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이디야의 상생 경영은 업계에서 ‘착한 프랜차이즈’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프랜차이즈 본사 갑질과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고통받고 있는 프랜차이즈업계에 문창기 회장이 점주들에게 보낸 편지가 화제가 됐다.

문 회장은 편지에서 “최근 최저임금 인상 등 점주님 부담이 날로 커지고 있음을 마음 속 깊이 공감하고 있다”면서 “가맹점과 진정한 상생을 위해 원부재료 일부 품목의 매장가를 인하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후 이디야는 가맹점에 납품되는 일부 품목 공급가격을 15~30%가량 낮췄다. 해당 품목에 대한 본사 수익률 인하와 재입찰로 구매 가격을 낮췄다. 이런 조치로 업주들은 이디야커피를 ‘갓디야(God+이디야)’라고 부르며 환영했다.

이디야는 가맹점주 수익과 영업권도 철저하게 보장하고 있다. 동종업계 다른 브랜드 대비 최대 60%까지 저렴한 점포개설비용과 업계 최저 로열티, 본사 100% 마케팅 비용부담으로 가맹점주 수익성을 높여주고 있다.

이런 정책으로 이디야커피 폐점률은 1%대에 그치고 있다. 이디야는 가맹 계약 시에도 지도상에 영업상권을 직접 표기해 가맹점주 상권을 보장하고 있다. 가맹사업법(제12조의4 부당한 영업지역 침해금지)에 따라 2014년 8월 14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점포별 영업지역 설정’을 이디야커피는 창업 초기부터 자발적으로 해왔다.

매장관리도 꼼꼼하게 하고 있다. 가맹점주 교육은 물론 체계적인 매장관리와 지원은 업계에서 벤치마킹할 정도로 정교하다. 해마다 대규모 고객 사은 공연인 ‘이디야뮤직페스타’와 3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이디야멤버스 프로그램 가동 등 마케팅 비용 전액을 본사가 부담하고 있다.

아르바이트생 장학금 지원 프로그램인 ‘이디야 메이트 희망기금’과 가맹점주 자녀 학비를 지원해주는 ‘가맹점주 자녀 장학금’도 계속되고 있다.

이디야 관계자는 “가맹점과 상생이 곧 회사의 성장동력”이라면서 “가격의 합리성을 넘은 제품과 서비스 품질 혁신, 변하지 않는 상생정책으로 전국의 모든 가맹점과 함께 앞으로 지속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개발

가맹점과의 상생과 더불어 이디야가 가맹점 수익 증대를 위한 연구개발 매진도 성장의 비결로 꼽힌다. 이디야는 매월 1회 신제품 출시를 목표로 매년 연구개발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올해는 음료와 함께 먹을 수 있는 핑거푸드가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라 지난 8월 스낵류 6종을 새롭게 출시했다. 이디야 스낵은 월 평균 9만개씩 팔리면서 가맹점 수익 향상을 이끌었다. 최근엔 가족단위 고객을 겨냥해 어린이용 유기농 곡물바를 출시하는 등 스낵류 라인업 확대에 더 속도를 내고 있다

더불어 이디야는 세계적인 바리스타 ‘데일 해리스’와 업무 협약을 맺고 신제품 개발을 하고 있다. 지난 4월 ‘데일 해리스 콜드브루 3종’ 출시 이후 지난해보다 판매량은 48%, 매출은 51%가량 올랐다.

이디야는 품질에 대한 연구활동도 꾸준히 하고 있다. 서울 논현동에 있는 이디야커피 본사 1층과 2층에는 ‘이디야커피랩’이 있다. 이디야커피랩은 항온·항습 시스템 설비를 갖춰 커피 맛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요소를 제어해 커피 본연의 맛을 연구하는 장소로 유명하다.

이곳에는 세계 각지에서 생산되는 생두가 산지별 특성에 맞게 보관되고 있다. 국내외 다양한 커피에 대한 연구시스템을 도입해 원두 블렌딩에 대한 수준 높은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이디야 관계자는 “가맹점과의 상생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등 가맹사업의 기본에 충실하려고 한 것이 최근 성장세의 발판이 됐다”면서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고객에게 차별화된 맛과 서비스를 제공해 글로벌 기업과도 어깨를 나란히 하는 브랜드로 성장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해마다 300점 이상 출점… 국내 최초 2700호 돌파

이디야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커피 전문점 최초로 2700호점을 돌파했다. 이는 업계 매출 1위 스타벅스(1200여곳)보다 2배가 넘는 숫자다. 지난 4월 말 2500호점 개장 후 반 년 만에 매장을 무려 200개 늘린 결과다.

이디야가 커피업계 시장경쟁이 과열되기 시작한 2015년 이후에도 해마다 330곳 이상 가맹점을 꾸준히 열어온 데다 올해 국내 커피 수입량 감소 등 경기불활 신호에도 가맹점 개장속도를 유지한 결과다.

▲ 이디야커피 매자수 증가추이. 출처= 이디야커피

업계의 주 원재료 커피의 수입량은 사업규모 확장세를 가늠하는 주요 척도다. 올해 1월부터 10월 기준 국내 커피 수입량은 12만1019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2만2123t)보다 0.9%(1104t)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 국내 커피업체 커피수입량 현황(1~10월). 출처= 관세청

지난 2012년 이후 6년 만의 성장세가 꺾인 것이다. 올해 경기 불황으로 그간 무서운 속도로 확장해 온 커피업계 성장마저 주춤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커피 수입량 축소가 보여주듯 매장 과포화, 최저임금 인상, 소비활동 저하 등 업계에 그늘이 드리웠지만 이디야는 매장 수를 여전히 빠르게 늘리는 이색 행보를 보인 셈이다.

이디야의 지난해 매출액은 1841억원이다. 지난해(1535억원)보다 19.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2억원으로 28% 늘었다.

업계 매출 1위 스타벅스의 지난해 매출은 1조2635억원다. 이디야의 매출을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모든 매장을 직영으로 운영하는 스타벅스와 달리 이디야는 매장의 99%가 가맹점인 것을 감안해 업계는 이디야의 매출을 8000억원에서 9000억원 사이로 추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디야의 출점 속도라면 향후 몇 년 안에 스타벅스의 매출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