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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회계논란 지배구조 문제에도 번질까

[이코노믹리뷰=장영성 기자] 경남제약이 한국거래소의 상장폐지 결정을 받았다. 경남제약은 이내 유감의 뜻을 비치고 있다. 비슷한 사유로 거래가 정지됐다가 재개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상반된 결론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경남제약 입장에선 억울할 수 있다. 곧장 논란이 된 셀트리온헬스케어는 판권이 문제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에 넘긴 218억원 규모 국내 판권 회계처리가 매출로 잡혔다. 기술수출은 부가가치를 높이려는 회사의 역량이 상당 부분 반영된다. 그러나 판권이란 것은 사고파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논란의 소지가 있다. 특수관계회사와 거래했다는 점은 오해를 사기 충분하다.

   

바이오업계에서 회계논란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는 가운데 움츠러든 것은 지배구조 개편을 앞둔 기업들이다. 상황은 저마다 다르다. 삼성은 순환출자 고리를 끊어내면서 지배구조개선에 대한 부담을 어느 정도 덜어냈다. 금융부문은 변수다. 롯데는 금융부문을 매각하고 롯데캐미칼의 지주사편입을 준비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경영권 승계만 남겨둔 상태다. 한화는 사업을 재편하면서 일감 몰아주기를 해소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지배구조가 투명한 LG그룹은 일감 몰아주기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손자회사와 자회사 관계를 정리했다. 이제는 구본준 LG그룹 부회장이 가져갈 계열사 분리문제가 과제로 떠오른다. 현대중공업은 지주회사로 전환하고 금융회사를 매각, 순환출자 고리 등을 해소하는 데 주력했다. 남은 것은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회장의 승계다.

SK그룹은 인수합병(M&A)으로 사업 구조조정과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애물단지다. SK텔레콤은 여전히 중간지주회사로서 자리 잡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투자부문(중간지주)와 사업부문(SK텔레콤)으로 물적분할한 뒤 투자회사가 SK하이닉스를 소유하는 형태로 지배구조 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앞서 순환출자 고리를 끊기 위해 추진한 지배구조 개편안이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의 공격과 주주들의 반발 등으로 무산됐다. 논란이 된 것은 당시 현대모비스 분할부문의 수익가치 산정과정에서 WACC(가중평균자본비용)이 12.58%로 높았다는 것이다. 이후 현대차가 새로운 개편안을 내놓았을 때 현대모비스 분할을 택한다면, 수익가치가 다시 시장의 심판대에 오를 수 있다.

이유는 계열사 분할 혹은 지배구조 재편을 위한 계열사 수익가치 산정 과정에서 회계 문제는 빠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가장 논란이 되는 것은 합병비율이다. 합병이나 주식교환 같이 두 기업 주주들의 부가 이전되는 자본거래와 지배구조의 변화에서는 적절한 가치산정에 근거한 올바른 합병비율 산출이 매우 중요하다. 합병비율은 ‘DCF(Discounted Cash Flow, 현금흐름할인법)’라는 가치평가 방법을 통해 산출한다. DCF는 간단하게 말하자면 회사가 미래에 벌어들일 현금흐름을 예측하고 이를 현재가치로 평가해 기업가치를 매기는 것이다.

그런데 DCF 산출 시 사용되는 주가가 실제 기업의 본질가치와 괴리를 일으킬 수 있다. 또 인위적인 주가왜곡이나 거래량을 이용한 주가변동 등으로 본질가치가 왜곡될 수 있다. 특정 주주들의 부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기업가치가 조정될 것이라는 시장의 사전적 기대감 등은 기업의 적정가치를 높이거나 낮출 수 있다.

이에 합병 등 기준주가 산출이 필요한 발표에는 발표 전 기간의 주가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발표 이후 일정 기간 후의 주가를 기준주가로 산정하는 것을 대안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를 이용한다면 합병시너지 효과 등을 고려한 시장의 주가판단이 배경이 된다. 이렇게 되면 기업의 본질가치 측정이 반영된 가격으로 거래를 유도할 수 있다. 의도적인 주가 변동성을 만들기 위한 특정 주체의 불공정 거래나 의도적 공시 등을 금융당국이 모니터링하고 통제하기가 상당히 쉬워진다.

상장사와 비상장사 간의 합병이나 비상장사끼리 합병에서는 실무상 가치평가와 그 결과에 의한 합병비율 산출 시 문제점이 더욱 많다. 현실적인 대안으로는 DCF를 사용해 수익가치를 산출할 때 고려하는 제도적인 개선 방안과 대안적 평가방법을 이용하는 것이다. 평가자의 독립성을 높이고 개별 사안에 따라 최적의 가치평가방법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등으로 나누어 현재 법 규정과 실무 테두리 내에서 개선할 수 있다.

DCF 사용 시 미래현금흐름추정의 근거에 대한 평가자의 책임도 강화해야 한다. 회사가 제시한 미래현금흐름 추정을 위한 사업계획과 경영전략 등의 실현가능성 등은 면밀히 조사해야 한다. 이에 따라 평가대상을 넓히고 조서화를 강제하는 방법도 있다. 또 추정재무제표 작성기간을 개별기업, 업종특성을 고려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 기간을 산정한 근거는 반드시 공시로 회계법인이 명시해 둬야 할 것이다. 영구성장률 산정에 대한 근거도 명확히 구분하는 것도 필요하다. 나아가 주주 수가 많거나 일정 규모 이상 기업이 합병하는 경우에는 합병을 관장하는 금융 당국의 합병비율 산출 적정성에 대한 추가적인 감리절차를 제도적 장치로 마련할 수 있다.

하나의 평가방법을 사용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기업가치 왜곡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우리나라 대법원 판결이나 델라웨어 법원이 채택하고 있는 해당 기업의 특성 등을 고려한 최적의 가치평가방법을 사전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이를 통해 적합한 가치평가방법을 선택하고 적절한 가중치를 주도록 하는 방법을 최초 평가작업부터 적용할 수 있도록 지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합병 시 합병비율을 어떻게 산출하느냐에 대해서는 끊임없는 논란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가장 본질적인 이유는 시장가격(주가)도, 현금흐름할인모형 등 기업가치평가 방법도 합병당사 기업들의 기업가치를 100% 완벽하게 평가할 수는 없는 가치평가방법론 자체의 한계점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적 제약 아래 최대한 불공정한 합병이 발생하는 것을 억제하고 법적 분쟁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마련과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 한국거래소가 주장하는 주주보호 명분에서다. 가치평가의 이론적 발전과 지속적 실증분석은 법률과 정책, 평가실무의 개선을 이끌어 내고 실무사례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다시 실증분석과 이론연구의 기반이 되는 선순환이 지속해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회계법인이 그저 ‘익숙한 방법’이라는 이유에서 수십 년째 사용하고 있는 DCF 모형은 변두리부터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

장영성 기자  |  runforrest@econovill.com  |  승인 2018.12.23  16: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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