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위스 금융그룹 UBS는 미국 달러화가 2019년 하반기부터는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출처= moneyinc.com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미국 달러의 강세는 올해 환율 시장의 가장 주요한 주제였다. 2017년에 최악의 약세를 기록했던 것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위스 금융그룹 UBS는, 달러 전성시대가 지속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면서 미국 달러화의 ‘비정상적 강세 시대’가 곧 끝날 것이라고 예고했다.

UBS의 글로벌 매크로 전략팀은 "우리는 미국 달러지수(DXYT)가 2019년에는 약 6.5% 떨어진 91 수준으로 약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UBS는 그런 예상의 근거로, 네 가지 중요한 이유를 들었다. 첫째는 미국의 채권 수익률이 제한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 둘째는 미국 달러가 해외 채권 수익률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점, 셋째는 해외의 실질 수익률이 아웃풋 갭(output gap,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잠재 성장률의 차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너무 낮다는 점, 그리고 미국 이외의 통화 시장 곡선이 너무 평탄해 달러가 근본적으로 비싸다는 점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시장은 이미 미 연방준비제도의 향후 통화정책을 예상하고 있고, 현재의 경제상황을 감안할 때 다른 중앙은행들이 긴축정책을 취한다 해도 크게 위험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UBS는 미국 달러화가 약해질 것이라고 판단한다는 것이다.  

UBS는 “미국 외 다른 나라들의 통화 긴축 정책이 예상되지만 이미 크게 평가절하되고 있어 (달러는) 크게 영향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의 중앙은행들이 내년에 긴축 정책을 시작하거나 이제 막 시작했지만, 시장은 유럽중앙은행(ECB)이 향후 2년 동안 35bp, 스웨덴이 60bp, 노르웨이가 50bp 인상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호주 중앙은행(RBA)과 뉴질랜드 중앙은행(RBNZ)은 향후 12개월 내에 긴축 정책을 시작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금융 시장 곡선이 매우 평탄하기 때문에 긴축한다 하더라도 향후 2년 동안 각각 10bp에 불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UBS는 "중앙은행이 실제로 어떤 조치에 들어가기 전에는, 시장은 긴축 주기의 기간에 대해서는 거의 관심을 갖지 않는 경향이 있다"면서, 시장이 긴축 정책에 대해 큰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우리는 미국, 캐나다, 그리고 가장 최근으로는 노르웨이에서, 첫 금리 인상에 앞서 이런 현상을 목도했다. 대개 첫 금리 인상이 있기 몇 달 전부터 채권 수익률이 크게 상승했다"고 말했다.

“이것이 통화가 첫 금리 인상에 강하게 반응하는 이유입니다. 이런 시나리오가 2019년에도 반복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 UBS가 예측한 올해 말과 내년 말 G10 통화 지표. 현재-3개월 평균-2019년 말-2020년 말.   출처= UBS

그렇다면 어느 통화가 달러에 대해 특히 강세를 보일까? UBS는 달러에 대해 강세를 보일 통화들이 몇개 있지만 그 중 유로화가 가장 강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UBS는 “경제 성장, 통화 긴축, 평가절하된 미국 외 중앙은행들의 통화 정책 등을 감안하면, 유로존의 성장과 ECB 정책이 가장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2019년에는 대부분의 G10 외환시장에서 유로화(EUR)가 방향성을 좌우할 기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UBS는, ECB의 정책 정상화로 인해 영국의 파운드화(GBP)나 스위스 프랑(CHF)은 유로화에 비해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며, 스웨덴 크로나(SEK)나 노르웨이 크로네(NOK) 같은 스칸디나비아 통화에는 그 반대의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

“정치적 위험 같은 불안정성이 없는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은, 유럽의 정책 정상화와 궤도를 같이하며, 건강한 국내 국내 펀더멘털을 바탕으로 긍정적인 신호들이 나타날 것입니다. 굳이 비교하자면, 인플레이션의 움직임과 중앙은행의 보다 온건한 입장 표명을 볼 때, 노르웨이 크로네(NOK) 보다는 스웨덴 크로나(SEK)가 유리할 수 있습니다.”

2019년이 중앙은행의 수장들이 대거 교체되는 해인 점을 감안하면, 2018년에 G10 통화 중 가장 큰 타격을 받았던 호주와 뉴질랜드 통화도 상당 부분 회복할 것이라고 UBS는 전망했다.

"상품 통화(Commodity currencies)는, 보수적인 국내 긴축 예상에도 불구하고 이미 가치가 하락한호주 달러를 중심으로, 2019년에는 더 좋은 성과를 낼 것입니다. 게다가 중국과의 무역 리스크도 상당 부분 반영됐으니까요.”

반면 뉴질랜드 달러는, ‘상대적으로 견고한 펀더멘탈’로 인해 긴축 기조를 지속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RBNZ의 비둘기파성 입장때문에 어느 정도 상승 제한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달러화가 언제 약해지기 시작할 것인지에 대해, UBS는 2019년 초반보다는 하반기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글로벌 경제 성장 모멘텀이 미국의 재정 적자 상쇄와 관련해 약화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달러 약세 전환이 실현되려면 시간이 좀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