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찾아올 것 같다. 미국 언론이 한 목소리로 경기침체를 전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미국 언론이 그렇다면 그런 것이다.

미국 경제 웹사이트 뉴서는 「불길한 답보상태는 2019년 말 경기침체의 신호가 될 수 있다.」(2018.12.12.)라는 기사를 내보냈고, 인사이더도 「82%의 CFO들은 2020년 하반기 경기침체를 예상한다.」(2018.12.13)를 보도했다. 그 외에도 「미국 경기침체 위기 상승」(로이터, 2018.12.13.), 「대기업 CFO 거의 절반이 2019년 하반기 경기침체 예상」(CNBC, 2018.12.13.) 등 많은 언론들이 경기침체 관련 기사를 내보내고 있다.

그런데 이 기사들 가운데 유독 관심을 끄는 기사가 있다. 「경제학자들은 미중 무역전쟁을 2019년의 가장 큰 위협으로 본다.」(월스트리트저널, 2018.12.13.)이다. 이 기사는 미국 기업, 금융권, 학계 등 60명의 경제전문가를 대상으로 최근 나흘간 실시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되었는데, 응답자의 50% 이상이 2020년부터 경기침체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고, 25%는 2021년, 10%는 2019년부터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

응답자들은 미국 경제 최대 위협요소로 미중 무역전쟁(47.3%)을 꼽고, 다음으로 금융시장 혼란(20%), 기업투자 둔화(12.7%), 글로벌 경제성장률 둔화(9%),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상(7.3%)을 들었다. 이들은 2020년 기준금리가 3.15%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이것은 2019년 11월(2.00~2.25%)보다 1% 이상 상승한 수치이다.

 

몽골제국의 중국 침략

대영제국에 이어, 인류 역사에서 2번째로 큰 영토를 가졌던 몽골제국. 몽골제국이 금나라의 수도 베이징을 함락시킨 것은 1215년이었다. 1211년 금나라를 침공했다가, 1214년 막대한 금액의 보상금을 받고 물러간 뒤, 1년 뒤에 재침한 것이었다.

몽골제국의 위세는 상상을 초월했다. 몽골제국의 영토는 현대 몽골, 중국, 한국, 러시아, 우크라이나, 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 그루지야, 이라크, 이란,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아프가니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몰도바, 쿠웨이트, 독일, 폴란드, 헝가리를 포함한다. 아시아와 유럽, 2대륙에 걸친 대제국이었다.

몽골제국이 이렇게 넓은 영토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잔인성 때문이었다. 이민족과의 전쟁이 발발하면, 몽골제국은 주민들은 물론 개나, 고양이까지 샅샅이 죽였다. 그래서 몽골제국과 전쟁을 하는 이민족은 항복하거나, 싸우다 죽거나 선택해야 했다.

2015년, 여진족 금나라는 몽골제국으로부터 재침을 받고, 베이징 성문을 닫고 항거했다. 그러나 결국 몽골제국에게 패배하고, 전원 몰살을 당하는 참변을 겪었다. 복수를 감행하지 못하도록, 몽골제국이 소위 ‘씨를 말리는’ 전술을 사용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중국은 이런 무모한 공격을 몽골제국으로부터만 당한 것이 아니다. 5,000년 중국 역사는 이민족 침략과 지배역사였다. 흉노족, 선비족, 강족, 저족, 갈족, 만주족, 몽골족, 거란족, 티베트족, 위구르족 등 중국을 통치한 이민족은 수 셀 없이 많다.

그런데 놀랍게도, 중국은 이런 이민족들을 중국의 일부로 받아들였다. 잔인한 몽골제국이나, 집요하게 자국 문화를 강요한 청나라 만주족까지 중국은 모두 한족화 했다. 투쟁이나, 극복의 대상으로 삼지 않고, 스스로 무너질 때까지 내버려두었던 것이다.

 

모순의 경제학

2019년 12월, 미국 언론이 일제히 쏟아내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경기침체’ 관련 기사를 보면, 한비자(韓非子)의 고사성어 ‘모순(矛盾)’이란 말이 떠오른다. ‘모순’은 말이나 행동의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의미이지만, 본뜻은 그냥 창과 방패이다. 그럼 ‘미중 무역전쟁’이 발발한다면, 창을 쥔 미국과 방패로 막는 중국 중 누가 이길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중국이 절대지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미국은 중국을 이길 수 없다. 중국은 미국이 물러날 때까지 가만히 내버려둘 것이기 때문이다. 정복자를 투쟁이나, 극복 대상으로 삼지 않고 조용히 방치하는 것은 지난 5,000년간 중국이 역사를 통해 터득한 교훈이다. 어떤 민족도 300년 이상 중국을 지배하지 못했다.

미국은 중국이 왜 사회주의를 택했는지 생각해야 한다. 사회주의는 정치이념이 아니라, 생존전략이다. 13억 5,000만 명이 공존할 수 있는 최선책이다. 사회주의가 아니면, 중국은 13억 5,000만 명을 부양할 수 없다. 중국 인민들도 이 사실을 잘 안다.

따라서 미중 무역전쟁이 발발하면, 일시적으로는 미국이 승리할 수 있다. 그러나 그뿐이다. 그렇게 승리했다고, 미국이 중국을 굴복시키지는 못한다. 그렇게 50년을 가겠는가, 100년을 가겠는가? 중국 인민들은 조용히 지도부의 지휘대로 움직일 것이다.

중국은 현재도 1918년과 2018년이 공존한다. 자동차와 비행기를 한 번도 본 적도 없는 사람도 있고, 최첨단 IT전자 기계로 금융시스템을 운용하는 사람도 있다. 미국이 중국을 전방위적으로 봉쇄한다 해도, 중국은 걱정이 없다. 13억 5,000만 명 모두가 1918년으로 돌아가서 살 수 있다. 중국 전체가 그렇게 살면 그게 중국 표준이 된다.

 

제국의 역습, 혹은 제2차 미국 대공황

미국 듀크대 경제학과 댄 애리얼리 교수는 『경제심리학』에서, 인간이 비합리적이고, 비이성적인 특성을 가졌다고 말한다. 같은 물건에 비싼 가격표를 붙였을 때 잘 팔린다든지, 소득이 증가해도 소비가 감소하는 경우가 바로 그런 사례이다. 인간의 비합리성, 비이성성을 거론하는 이유는 미중 무역전쟁의 미국 측 전략 오류 때문이다.

최근 미국 언론은 지나칠 정도로 1년, 혹은 2년 뒤의 경기 침체를 전망한다. 협박은 협박 직전까지 위력을 발휘하지만, 협박이 행동으로 옮겨지면 공포효력은 상실된다. 따라서 이미 귀가 닳도록 소개된 경제 10년 침체주기설 등은 약발이 다했다.

한국의 경우, 2번째 경술국치라고 불렸던 1997년 IMF 외환위기 당시, 국민들이 체감한 경기변화는 겨우 1인당 GDP 4,000달러의 폭락이 전부였다. 1996년 12,197달러에서 1997년 11,176달러로 하락하고, 1998년 7,355달러로 최저점, 1999년 9,438달러로 반등해서, 2003년에는 12,720달러로 회복되었다. 기껏해야 6년이다. 미국이 미중 무역전쟁 운운할 때부터, 중국은 기껏해야 10년 정도 가겠구나 각오하고 있었다.

따라서 무역전쟁 도발 전, 미국은 중국을 지배한 뒤에 소멸된 이민족 중의 하나가 되는 것은 아닐지에 관해 자문해야 한다. 그리고 확실한 자신이 있으면, 중국을 재기불능 상태로 만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미국은 중국의 역습을 당할 수도 있다.

2019년부터 2020년 사이에 경기침체가 예상된다는 언론보도로 위협을 느끼는 쪽은 중국이 아니라, 오히려 자국 미국이다. 미국은 소득이 증가하지만,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고, 10년 전 금융위기에 대한 공포로 서민경제가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교각살우(矯角殺牛)라는 말처럼, 미국은 중국 버릇 고치려다 자신이 죽게 생겼다. 제2차 세계대전 같은 전쟁도 못 일으킬 된 마당에, 대공황이 다시 오면 미국은 정말 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