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수진 기자] 현대경제연구원이 2019년 한국 경제성장률을 또 하향 수정 전망했다. 지난 9월 예측한 2.6%에서 0.1%p 하향 조정한 2.5%를 제시한 것. 이는 확장세를 보이던 세계 경제의 둔화, 국내 내수 경기 하방 리스크 지속 등 경제 성장세를 제약하는 요인들의 강도가 더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소비증가율과 수출증가율, 수입증가율도 대폭 둔화될 것으로 전망해 경제 안팎에 큰 도전이 우려된다.

▲ 출처=현대경제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은 “2018년 4분기 현재 한국 경제는 경기 하강 국면에 위치해 있다”고 판단했다. 대외적 배경으로는 미중 무역분쟁의 지속, 선진국 중심의 통화정책 긴축 등에 따르는 세계 경기의 하강 리스크와 중국 및 ASEAN의 경제 위기 리스크를 지목했다. 국내 경기는 건설업의 불황, 유동성 제약으로 인한 소비 절벽, 산업 경쟁력 약화에 따른 수출 경기 둔화 리스크 등이 해소되고 있지 않다고 풀이됐다.

현경연은 “2018년부터 하락하고 있는 경제성장률의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 예상했다. 2018년 하반기 이후 성장률이 유사하게 진행된다는 점은 기저효과도 기대하기 어려운 경제 저활력 흐름이 지속된다는 의미라 풀이했다.

 

2019년 국내 민간 소비 증가율 2.4% 전망

▲ 출처=현대경제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은 임금근로자의 실질임금 증가,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여가시간 확대, 정부의 저소득층 지원 정책,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등이 민간 소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 판단했다. 다만, 2018년 신규 취업자 수가 급감한 것과 더불어 실업률이 상승한 점을 꼬집어 위축된 노동시장의 미진한 개선 속도가 민간 소비 회복을 제한할 것이라 전망했다.

경기 부진 우려에 따른 소비심리 약화, 금리 상승에 따른 원리금 상환 부담 확대, 자산 가격 하락 또한 민간 소비 제약 요소로 지적됐다. 현경연이 전망한 2019년 민간 소비 증가율은 상반기 2.2%, 하반기 2.6%, 연간 2.4%다.

 

2019년 무역수지 680억 달러 전망

▲ 출처=현대경제연구원

2019년 대외 경제 여건은 실물경제 위축과 금융시장 불안 등 올해에 비해 더욱 불안한 흐름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경연은 “내년 주요 수출 시장의 수입 수요 역시 둔화될 것”이라 전망했다. 특히 양적 성장에서 질적 발전으로 경제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중국은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의 영향도 받아 2019년 경기 둔화세가 2018년보다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 반도체 시장 성장세의 둔화폭이 커지면서 한국의 수출을 주도해온 반도체 품목의 수출 성장세도 약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국제유가는 변동성이 예상되는 가운데 소비, 투자 등 내수 부진이 지속되는 영향으로 수입 증가율도 둔화될 것으로 봤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전망한 2019년 수출 증가율은 상반기 4.2%, 하반기 3.2%, 연간 3.7%다. 무역수지는 680억 달러를 전망했다. 2019년엔 운송부문 및 여행수지의 부진으로 인한 서비스수지 적자가 예상된다. 현경연이 전망한 2019년 경상수지는 연간 690억 달러다.

 

2019년 물가 상승률 1.7% 전망

▲ 출처=현대경제연구원

2018년 낮은 물가 상승률(1.6%)의 기저효과로 2019년 물가 상승률은 1.7% 수준으로 전망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일시적으로 하락했던 공공요금 및 공공서비스 가격 인상 등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겠지만 국제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의 제한적인 상승, 경제성장률 및 민간 소비 증가세 둔화로 물가 상승 압력이 완화되면서 물가 상승폭 확대를 제한할 것이다.

 

2019년 실업률 전년도 수준 ‘유지’ 예상

▲ 출처=현대경제연구원

현경연은 2019년 실업률을 올해와 동일한 3.8%로 전망했다. 제조업 구조조정 등으로 인한 고용시장 위축이 다소 완화되고, 인구구조 변화로 인해 노동 공급이 감소하여 실업률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풀이됐다.

그러나 경제성장률 둔화와 고용유발효과가 높은 건설 경기의 부진 지속 등으로 고용지표 개선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전망한 2019년 실업률은 상반기 상반기 4.2%, 하반기 3.5%, 연간 3.8%, 신규 취업자수는 상반기 9.8만 명, 하반기 15.2만 명, 연간 12.5만 명이다.

 

2019년 한국 경제 어떻게 가야 할까?

현대경제연구원은 한국 경제의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서 단기적으로는 성장세 소실을 방지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저성장 고착화를 탈피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경연이 내놓은 방안은 총 7가지다.

첫째, 한국 경제의 성장세 유지를 위해서 단기적으로는 투자 활력 제고, 중장기적으로는 경제 체질 개선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규제 개혁 노력의 현실적인 결실 및 SOC 투자의 조기 집행 등이 필요하고 소통과 협력을 통한 민생 경제 안정화에 초점을 맞추어 더불어 잘 사는 경제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둘째, 신규 일자리 확대 및 가계소득 증가 등 실질구매력 확충과 동시에 소비심리 개선을 통한 소비 활성화가 요구된다.

주력산업 업황 악화,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이 노동시장에 미치는 파급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민간 소비의 기반이 되는 신규 일자리 및 실질소득 확대를 위한 다각적인 대책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소비심리를 개선하기 위해선 가구 특성별 맞춤 소비 진작 정책이 필요하다. 소비성향이 높고 소비 여력이 있는 1인 가구와 소비 규모가 큰 고소득층의 소비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소비여력이 부족한 취약계층에겐 최소한의 생계와 소비를 위한 재정 정책을 확대하되 소비 촉진책뿐만 아니라 취업 교육 및 알선 등을 통해 소득 여건이 개선될 수 있도록 정책적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더불어 베이비부머의 본격적인 은퇴를 대비해 비유동자산 비중이 높은 예비 은퇴가구를 위한 다양한 금융상품 개발을 통해 소득 및 소비의 급격한 변화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

셋째, 국내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고용을 증대를 위한 투자 활성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성장과 일자리 창출의 주역인 기업의 투자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기반 조성이 지속되어야 한다. 투자 관련 규제 철폐와 규제 품질 개선에 노력하고, 네거티브 규제 시스템 도입, 규제샌드박스 확대 등을 통해 기업이 체감하는 규제 수준을 낮출 필요가 존재한다.

넷째, 부동산 시장 안정 및 SOC 투자 조기 집행 등을 통해 건설투자 위축이 경제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부동산 시장의 급랭 가능성에 대응하여 정부의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접근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SOC 인프라 수준에 대하여 질적․양적 측면에서 객관적으로 평가하여 국가경쟁력 제고 및 경기 안정화에 일조하기 위한 적정한 SOC 투자가 이루어져야 하며 특히 SOC 예산의 조기 집행을 통해 토목 부문의 수주 위축을 방지해야 한다.

다섯째, 국내 수출 증가세를 이어가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보호무역주의 강화 리스크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

무역분쟁 강화에도 성장 잠재력이 높아 수입 수요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는 인도, 베트남, 이란 등 신규 시장에 대한 공략을 강화하고 미국과 중국 간 분쟁 확산 시 대중(對中) 중간재 수출 타격 등에 대비하는 한편, 중국 및 미국 시장에 대한 공략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여섯째, 스태그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에 대비하고, 생활물가 안정을 유도하여 서민 경제 부담 완화를 도모해야 한다.

물가 상승이 가계에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생활물가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 공공요금의 과도한 가격 인상은 자제하되, 중장기적 가격 계획 수립을 바탕으로 한 점진적 인상을 통해 물가의 과도한 상승 방지 및 공기업 부실화 가능성을 방지해야 한다.

일곱째,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안전망을 확충하고, 경제 전반의 고용 창출력 회복에 주력해야 한다.

실업 등에 대한 사회안전망을 확충함과 동시에 실직자에 대한 재취업 교육을 강화하고 실업자 및 미취업자에 대한 일자리 탐색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고부가가치 산업 및 신성장동력 산업을 발굴하여 경제의 고용 창출력을 제고하고 고용유발효과가 높은 서비스 산업 육성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