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마트에브리데이 삼성점 전면 풍경. 이 점포는 지난 8월 유인계산대를 없애고 모바일 간편졀제 서비스 쓱 페이(SSG PAY) 앱을 활용해 물건을 고르는 동시에 결제까지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이코노믹리뷰=김태호 기자] 신세계 계열사인 이마트에브리데이가 부실점포 폐점 및 신규출점에 따른 ‘투트랙(two-track) 전략’으로 실적을 꾸준히 개선하며 흑자전환 했다. 향후에도 같은 전략을 구사하며 실적 개선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핵심 산업군 정체와 저성장 기조 등 업황 악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앞으로도 실적 개선이 꾸준히 이뤄질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에브리데이는 현재 기업형슈퍼마켓(SSM) 형태의 오프라인 매장과 음식점 등 중소 소매상을 타겟으로 하는 온라인 도매상점 ‘이클럽(E-CLUB)’ 등을 병행하고 있다.

매출의 대부분은 SSM으로부터 나온다. 현재 직영점 210개, 가맹점 27개를 운영 중이다. SSM은 편의점보다 규모가 커서 집기나 물건 등의 제반 준비비용이 많이 든다. 직영점 비율이 높은 이유다.

국내 유통업이 매년 성장하고 있지만 SSM는 정체 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유통업체 매출액은 2016년 전년대비 8.5% 성장했고, 지난해에는 6.2% 증가했다. 반면 SSM의 매출액은 2016년 전년대비 0.8% 감소했고, 지난해에는 0.4% 상승에 그쳤다. 편의점 매출증감률(18.1%, 10.9%)과 비교하면 성장 정체는 더욱 도드라진다.

이런 상황에서 이마트에브리데이의 실적은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매출액은 2014년 7743억원에서 2017년 매출액 1조1330억원으로 증가했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도 289억원에서 356억원으로 증가했다. 단순 영업이익으로 보자면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을 정도다.

▲ 이마트에브리데이의 매출액과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출처=DART, 한국신용평가.

SSM부문 영업손실액은 2017년 93억원에서 올해 3분기 기준 35억원으로 그 폭이 줄었다.

영업이익 개선에는 ‘투트랙 전략’이 주효했다. 실적이 저조한 점포를 적극 구조조정해 보증금 회수 및 유형자산 처분금액 등을 확보했다. 더불어 신규점포를 확장해 영업이익을 늘리고 동시에 차입금 규모를 줄였다.

이마트에브리데이의 순차입금은 2014년 2192억원이었지만 올해 3분기 기준 1302억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부채비율도 403%에서 249%로 줄었다.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 FCF)도 2014년 마이너스(-)205억원에서 지난해 200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재무구조와 유동성이 동반 개선된 것이다.

▲ 이마트에브리데이 순차입금과 잉여현금흐름. 출처=DART, 한국신용평가.

특히 신규점포를 공격적으로 확장했다. 신도시나 재개발 지역을 중심 공략하며, 출점이 가능한 지역이면 매장을 냈다. 지난 5년간 유형자산 취득액은 평균 213억원 규모에 달한다. 반면 처분액 평균은 58억원이다.

실제로 점포는 2013년 115개에서 올해 3분기 기준 237개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2015년~2016년 사이에 점포를 무려 70개나 늘렸다. 반면 지난 2015년 14개, 2016년 10개의 부실점포를 폐점했다. 지난해에도 10개 부실점포를 정리했고, 올해 3분기 누적 4개 점포 문을 닫았다.

▲ 이마트에브리데이 매장 수 변동 추이. 출처=DART.

공격적으로 신규점포를 확장한 배경은 지난 몇 년간의 신도시 및 지역도시 개발 활황과 유통산업발전법에 대한 대응이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

통상 소매유통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입지’다. SSM 상권 반경은 보통 도보 기준 약 300m 내외에서 넓게 보면 450m 정도로 여겨진다. 경복궁보다 좁은 면적 내의 유동인구에 사활이 걸린 것이다. 따라서 주변 인구밀도 등에 따른 입지선정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현행법상 SSM의 신규 출점은 극히 제한된다. SSM은 지난 2011년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에 따라 종각지하쇼핑센터 등 전통상점가와 지자체가 지정하는 전통시장 1km 이내의 출점이 제한됐다. 더불어 지자체 결정에 따라 월 2회 의무휴업, 영업시간 제한 등도 지켜야한다. 

따라서 이마트에브리데이는 신도시나 재개발 지역을 중심으로 그 외의 출점이 가능한 지역이면 비교적 공격적으로 세력을 늘린 것이다. 한 마디로 전통시장 등이 형성되지 않아 출점 제한법에 걸리지 않으며, 경쟁업체도 비교적 적은 곳을 공략한 셈이다.

매장이 늘면서 이마트에브리데이의 시장점유율도 급상승했다. 체인스토어협회 유통연감에 따르면 이마트에브리데이 시장점유율은 2014년 14.8%에서 2016년 18%로 상승했고, 현재도 상승세다. 물론 경쟁업체에 비하면 여전히 뒤쳐진 편이다.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매장은 490여개, 롯데슈퍼 매장은 460개가 넘는다.

차별화 전략도 매출액 개선에 일부 기여했다. 분당, 판교 등 고가상품 구매력이 높은 일부 지역에 샵인샵(가게 안에 다른 가게를 비치하는 것) 형태로 신세계 L&B가 운영하는 주류전문점 ‘와인앤모어’등을 입점시켰다. 동탄점 등에는 베이커리도 있다. 그 외에 다이소와 같은 저가 상품 전문점을 입점한 곳도 있고, 밑반찬을 판매하는 곳도 있다.

   
▲ 이마트에브리데이 서판교점 등에 입점한 신세계L&B의 와인전문점 '와인앤모어'. 출처=와인앤모어

중소 소매상을 타겟으로 하는 온라인 도매상점 ‘이클럽(E-CLUB)’의 급성장도 매출 개선에 도움이 됐다. 이클럽은 최근 3년간 16.6%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마트에브리데이 관계자는 “예전에는 조건에 맞는 지역에 신규 점포를 확장하는 전략이 중심이었는데, 최근에는 부진 점포도 과감히 폐점하는 효율화 작업도 동시 진행하고 있다”라며 “동시에 와인샵 입점 등 고객들을 많이 모을 수 있는 방법도 고려하며 실적을 개선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마트에브리데이는 향후에도 ‘투트랙 전략’으로 수익성 개선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입지 특성에 따라 점포의 형태도 초저가형, 소규모형, 고급형 등 다양한 방식으로 늘릴 계획도 있다. 저성장 기조 및 1~2인가구 확대 등에 대응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노브랜드’, ‘Peacock’ 등 이마트 PB상품 비중도 확대할 예정이다. 물, 우유 등은 이마트에브리데이 자체 상품도 있다.

그러나 SSM 업황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다는 점은 부정적이다. 저성장 기조, 정부 정책, 경쟁심화, 지속적인 임차료 상승, 최저임금 인상, 신규 점포 출점 및 점포 리뉴얼 등 투자비용 지출에 따른 차입금 상환 제한 등 향후 매출액 실적 개선의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요소들이 더욱 많이 쌓여있기 때문이다.

이마트에브리데이는 현재 직영점의 90% 수준인 193개를 임차점포로 운영 중이다. 임차료는 2014년 295억원에서 지난해 524억원으로 증가했다.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연간 투자금액도 약 300억원 수준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저임금 인상도 문제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급여 및 퇴직급여액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4억원 증가했다. 인상분을 고려하면 내년 인건비는 비슷한 수준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송민희 한국신용평가 애널리스트는 “향후 SSM사업 수익선 개선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나, 업황 악화로 당분간 수익성지표 개선 폭은 제한적인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수익성 제약요인에 따라 단기간 내 자금잉여 창출을 통한 추가 차입규모 축소까지는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신세계 그룹이 안정적인 수익창출력과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으므로 유사시 지원 가능성이 반영돼있다”라고도 의견을 덧붙였다.

▲ 이마트에브리데이 자본적지출(CAPEX). 출처=한국신용평가.

한편, 이마트에브리데이의 유동성 지표는 아직 긍정적이라고 할 수는 없는 정도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현금성 자산과 영업창출현금규모를 고려하면 1년간의 유동성 원천은 약 550억원으로 추정된다. 단기성 차입금 1000억원, 투자비용인 자본적 지출(CAPEX) 예상금액 300억원, 금융비용 60억원 등에 비하면 부족한 편이다. 

다만 지난 몇 년간의 꾸준한 차입금 상환, 신세계그룹의 지원여력, 보유 유형자산 담보가치 등에 기반한 재무융통성 등을 고려하면 단기자금 소요에는 적절히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