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이성규 기자]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은 에이비엘바이오가 일반청약에서 미달을 기록했다.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이 실권주 전량을 인수한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펄어비스 상장, 현대상선 유상증자에서도 실권주를 떠안았다. 올해도 하나의 오점을 남긴 셈이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 11~12일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공모주 청약을 실시했다. 경쟁률은 0.78대 1을 기록했다.

이번 청약에서는 전체 공모물량(600만주)의 20%인 120만주가 배정됐다. 이중 68만주가 실권됐고 한국투자증권이 전량 인수했다. 인수금액은 총 100억원 수준이다.

앞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는 480만주 전량이 완판됐다. 공모가도 희망밴드(1만3000~1만5000원) 상단인 1만5000원으로 결정돼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공모청약도 순항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결과는 달랐다.

이는 바이오산업을 바라보는 기관과 개인의 시각차에서 비롯된 것으로 관측된다. 기관투자자들은 산업에 대한 이해를 중심으로 접근하는 반면, 개인들은 심리적 요인에 큰 영향을 받는다.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바이오기업의 회계 문제를 간과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펄어비스 상장, 현대상선 유상증자 등을 주관하는 과정에서도 각각 실권주를 인수했다. 펄어비스 실권주는 세일즈에 총력해 기관투자자들이 소화했지만 현대상선 실권주는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후 실권주 처분 과정에서 모랄헤저드 논란이 제기되는 등 그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