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승현 기자] 국제유가가 13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가 미국 정유사로의 원유 수출을 감축할 것이란 소식 등으로 2.8% 급등했다.

이날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월 인도분은 전거래일 대비 2.8%(1.43달러) 오른 배럴당 52.58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2월 인도분은 전날에 비해 2.18%(1.3달러) 상승한 배럴당 61.45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국제유가는 사우디의 대미 수출 제한 등 공급 감소 소식에 큰 폭 상승했다.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가 미국의 정유사들에게 다음 달 수출 물량이 대폭 줄어드는 것에 대비하라는 경고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다음 해 2분기에는 원유 공급 부족 가능성이 제기됐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날 월간 보고서에서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의 감산 결정과 캐나다의 산유량 감축 등으로 내년 2분기 공급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초과 공급 우려가 컸던 시장의 관심이 공급 부족 가능성으로 옮겨가고 있는 모습이다.

IEA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10월 원유 재고가 570만 배럴 증가했다고 밝혔다. 선진국의 원유재고는 지난 3월 이후 처음으로 5년 평균 수준을 웃돌았다.

선진국 재고 증가에 유가가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공급 위축 우려가 더 크게 작용했다.

IEA는 또 내년 원유 수요 증가 규모는 하루 평균 140만 배럴로 예상했다. 지난 전망과 같은 전망치다. 에너지 관련 정보제공업체인 젠스케이프가 오클라호마 쿠싱 지역의 원유 재고가 82만 배럴가량 큰 폭 줄었다고 밝힌 점도 유가에 상승 압력을 가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산유국 감산 등으로 유가가 안정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젠 맥길리언 트레디션 에너지 이사는 "시장은 지난주부터 안정되고 있다"면서 "시장 움직임도 이런 과정의 일환"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유가가 더 하락하기 위해서는 수요가 더 위축되고 공급이 꾸준히 증가할 것이란 강력한 신호가 나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