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고영훈 기자] 하이투자증권이 DGB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로 새출발하며 수익성 개선을 노리고 있다. 주요 수익원인 투자은행(IB) 부문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취약한 자산관리 부문과 자기매매 및 운용 부문 실적을 개선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하이투자증권은 2008년 CJ에서 현대미포조선으로 대주주가 변경되며 현대중공업그룹으로 편입됐다. 지난 10월 30일에는 DGB금융지주의 품에 안겼다.

하이투자증권은 2016년과 지난해 각각 13억원과 63억원이라는 저조한 순이익을 냈다. 운용 관련 손실이 두드러졌다. 2016년 2분기 사채관리회사로 참여했던 경유펀드 관련 손실 85억원(영업외손익), 2016년 3분기 보유 선박펀드 손상차손 214억원이 각각 발생했다. 지난해 상반기 중에는 대우조선해양 회사채(400억원)에 대해 300억원의 평가손실을 반영했다. 희망퇴직비용 84억원도 있었다.

하이투자증권 주요 사업부문 시장점유율. 출처=한국신용평가

부동산 금융 주선과 자문, 유동성·신용보강 약정 제공 등 IB 부문이 주요 수익원으로 수익 규모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대형사 위주의 경쟁 심화로 IB 부문 시장점유율(M/S)는 하락세다.

리테일 수익성은 지점 네트워크 축소, 매각 진행에 따른 영업위축으로 경쟁력이 낮아졌다. 자산관리부문 영업성과도 부진해 과거 자회사인 하이자산운용과의 연계영업을 통해 국내외 펀드를 판매하며 실적을 보완해 왔다.

이에 자산관리부문 점유율이 하락하고 수익기여도도 낮아지고 있다. 이후 리테일 TF 운영, 전문영업직 채용 확대 등을 통해 투자중개 부문 수익성과 체질 개선을 도모하고 있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5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늘었다. 올해 주식운용이익은 부진했으나 시장금리 하락세로 채권운용이익이 늘어나며 자기매매이익 부문이 개선됐다.

한국신용평가는 하이투자증권의 신용등급을 A+,로 부여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보면 자기매매 및 운용부문 손실로 수익성 부문 BBB 등급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 주요 손익 구조. 출처=한국신용평가

리테일 실적 개선은 시간 필요

그동안 하이투자증권은 누적된 리테일 부문 적자로 인해 지점수를 줄여왔다. 부족한 브랜드 인지도와 온라인 판매 비중이 미진한 것도 리테일 부문 손익에 영향을 줬다. 영업망을 줄이고 IB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자산관리 부문에서 적극적으로 영업을 하지 못한 이유다. IB 경쟁이 심해지는 만큼 여타 부문 수익성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다.

2019년은 장기적인 수익성 포석을 다질 한 해다. DGB금융지주와 김경규 대표가 어떤 경영전략을 제시할 지 중요한 시점이다. 앞서 하이투자증권 노조는 김 대표 선임을 반대했지만 현재는 노사 대립을 마무리 했다.

DGB금융은 리테일 수익성에 대한 개선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달 리테일 영업점을 총괄하던 기존 리테일영업본부를 자산관리(WM)본부로 개칭했다. DGB금융지주와의 협업을 강화하기 위해 시너지전략본부도 신설했다.

또 대구·경북에 한정한 DGB금융의 영업망을 확대하고 복합점포를 개설할 계획이다. 금융지주 계열사 차원에서의 시너지를 감안한 하이투자증권과 대구은행과의 복합점포 형태의 연계 영업은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신한, KB, 하나, 농협 등 기존 금융지주 복합점포와의 경쟁은 불가피하게 됐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가장 안정적인 대구 지역에서 복합점포를 성공시킨 후 그 노하우를 갖고 권역별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재우 한신평 선임연구원은 "하이투자증권은 그동안 운용관련 리스크 관리 능력이 부족했다"며 "금융지주 계열사가 된 만큼 보수적인 리스크 관리와 투자 위험에 대한 체크가 가능하기에 현대중공업 자회사 시절보단 위험지표 관리 측면에서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자기매매 및 운용은 업황에 따라 등락이 심한 부문이라 올해 개선됐음에도 수익성이 지속될지 판단하기엔 이르다"며 "리테일 부문도 단기간에 실적 향상을 이루기는 쉽지 않은 분야"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