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바이오로직스 임직원이 제3공장에서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하고 있다. 출처=삼성바이오로직스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세계 생산능력(CAPA) 글로벌 1위 규모를 갖춘 삼성바이오로직스 제3공장이 2020년까지 가동 물량을 확보한 가운데, 차별화한 공정혁신을 토대로 세계 최대 위탁생산(CMO)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NH투자증권은 13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CMO 부문만 고려해도 2020년까지 고성장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고성장 요인으로는 삼성바이오로직스만의 제조공정 혁신이 꼽혔다.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정은 업스트림(Upstream) 공정과 다운스트림(Downstream) 공정으로 나뉜다. 세포배양 과정이 업스트림, 수확‧정제 과정이 다운스트림이다. 제품화 과정은 필&피니쉬(Fill&Finish) 공정이다.

▲ 바이오의약품 제조 과정. 출처=삼성바이오로직스, NH투자증권

바이오의약품은 우선 세포은행에서 세포를 채취한 뒤 플라스크 배양 공정(Inoculum)을 통해 세포 수를 늘리고 100리터(100L)급 이하 소형 바이오리액터에서 씨앗(Seed) 배양으로 세포 수를 더 늘린다. 전임상 연구와 임상1상까지는 이 단계에서 시료 생산이 가능하다.

임상3상과 상업화 물량 공급을 위해선 200L급 이상의 대규모 바이오리액터에서 세포를 배양해야 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만L급 이상의 대규모 바이오리액터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차별화된 CMO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공정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최적화된 생산성을 목표로 공장 설비를 디자인한 것이다. 

▲ 스케일 업 공정 과정(위)와 공정혁신 MSAT를 적용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스케일 업 과정. 출처=삼성바이오로직스, NH투자증권

첫 번째 혁신은 제조공정기술(Manufacturing Science and Technology, MSAT) 적용으로 만든 스케일-업(Scale-up) 공정 단축이다. 삼성바이오는 MSAT팀을 별도로 운영해 고객사에서 의뢰한 바이오의약품 등 제품의 대량 생산 조건을 빠르게 설정할 수 있다.

대개 1만L 규모 이상 공정처리를 위해선 4~5번의 스케일 업 과정을 거치지만, 삼성바이오는 데이터 축적으로 10L급 바이오리액터에서의 시생산 이후 바로 1만5000L 바이오리액터 생산 조건을 예측할 수 있는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

▲ 바이오의약품 생산시 전통 세포배양 방식(왼쪽)과 'N-1 perfusion' 배양 방식을 적용해 Inoculum 공정을 생략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공정혁신 방법. 출처=삼성바이오로직스, NH투자증권

삼성바이오는 또 ‘N-1 Perfusion’ 배양 방식으로 접종물(Inoculum) 공정 생략이 가능하다. 보통 세포은행에서 마스터 셀(Master cell)을 채취한 후 플라스크 배양으로 초기 세포 수량을 확보하지만, 삼성바이오는 이 과정을 생략하고 바로 바이오리액터로 넘어갈 수 있는 배양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 정제라인 효율화로 생산성을 극대화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공정. 출처=삼성바이오로직스, NH투자증권

정제라인의 단순화 또한 삼성바이오 공정혁신의 특징이다. 이는 2공장 설계부터 시작됐고, 3공장까지 적용된 방식으로 세계 최초 시도다. 덕분에 선진국 우수의약품 품질관리 제조기준인 cGMP 인증을 받는 데 성공했다. 이는 6개의 바이오리액터를 하나의 정제라인으로 묶는 방식으로 대량 생산시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삼성바이오는 매출인식 기준 변경을 반영할시 올해 연간 매출액으로 전년동기 4646억원 대비 2.1% 증가한 474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660억원에 비해 10.5% 감소한 591억원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률은 12.4%로 추정됐다.

구완성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2월 3공장 첫 수주 이후 총 6102억원 규모의 장기 위탁생산계약을 체결하는 등 이익 가시성은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1, 2공장 가동률 상승으로 내년 매출액은 올해 대비 8.7% 성장한 5156억원, 영업이익은 올해에 비해 114.8% 증가한 1269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구완성 애널리스트는 또 “3공장 실적 인식이 시작되는 2020년엔 연간 매출액 9000억원, 영업이익 3488억원, 영업이익률 38.8%를 나타내는 등 고성장할 것”이라면서 “1, 2, 3공장 가동률이 해마다 20%씩 상승해 최대 가동률에 도달하는 2023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17.7%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며, DCF 밸류에이션 방식으로 산출된 삼성바이오의 영업가치는 21조원”이라고 설명했다.

▲ 삼성바이오에피스 제품별 매출 전망. 출처=NH투자증권

삼성바이오의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올해 10월 자가면역질환 치료용 바이오의약품 복제약(바이오시밀러) ‘임랄디(성분명 아달리무맙)’를 유럽에 출시했다.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오리지네이터) ‘허셉틴(성분명 트라스트주맙)’의 바이오시밀러 ‘온트루잔트’의 미국 판매허가 취득도 기대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2021년 예상 매출액은 1조6329억원, 영업이익은 5798억원, 영업이익률 35.5%로 전망된다.

구 애널리스트는 “2021년 삼성바이오에피스 예상 당기순이익 4639억원을 할인율 10%를 적용한 후 PER 50배를 적용한 영업가치는 21조39억원이다”면서 “지분율 50%를 고려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가치 9조5840억원에 삼성바이오 영업가치를 더해 산출한 삼성바이오 총 기업가치는 30조5879억원이다”고 설명했다.

이태영 KB증권 애널리스트는 “2000L 규모 임상시료 생산부터 18만L 규모 상업 제품 생산까지 바이오의약품 생산 관련 공정 전 주기에 대한 ‘원 스탑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삼성바이오에게 2019년은 글로벌 대표 바이오의약품 생산 파트너로서의 입지를 공고히하는 첫해다”면서 “삼성바이오는 CMO 사업확대에 전념했고, 바이오에피스 역시 독일에서 임랄디가 선전하고 있다. 장기적인 성장성에 주목해야 할 시점이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