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견다희 기자]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 체인인 맥도날드가 항생제 쇠고기를 줄일 것을 선언해 파장이 예상된다.

11일(현지시각) 프랑스 최대 통신사 AFP와 영국 통신사 로이터 등의 외신에 따르면, 맥도날드 본사는 주요 조달 시장에서 항생제 사용량을 파악해 2020년 말까지 항생제 억제 목표치를 설정할 계획이다.

계획은 3단계에 나뉜다. 우선 2020년까지 쇠고기 조달처의 상위 10개 시장에서 가축에 대한 항생제 이용 상황을 조사하고 감축 목표를 설정한다. 이후 같은 해부터 감축 목표 달성 상황을 보고하기 시작한다.

▲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 체인인 맥도날드가 항생제 쇠고기를 줄일 것을 선언해 파장이 예상된다. 출처= 맥도날드

맥도날드는 미국을 포함한 10개 조달 시장에서 쇠고기의 항생제 함유량을 계측할 방침이다. 이들 시장은 맥도날드의 글로벌 공급망에서 85%의 비중을 차지한다.

이번 조치는 가축의 성장을 촉진하고 질병을 예방할 목적으로 항생제가 남용돼 이를 섭취하는 인간의 저향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가는 데 따른 것이다.

맥도날드는 세계 각국에 약 3만7000여개 점포를 두고 있는 큰 손으로 경쟁 업체들도 이를 뒤따를 공산이 크다. 더불어 축산업계에 새로운 기준을 부과하는 것은 물론 제약업계의 매출에도 위협을 가할 전망이다.

맥도날드는 방대한 점포망과 구매력을 갖고 있어 이 회사의 식자재 조달 정책이 바뀌는 것은 연관 업계에 적지 않은 파급 효과를 낼 수 있다. 과거 맥머핀에서 마가린의 추방을 선언하자 버터 생산과 출하가 단기에 급증한 것이 그 실례다.

맥도날드 키스 케니 글로벌바이스프레지던트(지속가능성 담당)은 맥도날드는 항생물질에 대한 약제 내성을 심각한 공중위생 문제로 보고 있다면서 맥도날드가 처한 유일무이한 입장을 진지하게 받아들여 우리 회사 규모를 철저히 이용해 이 문제에 대한 대책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맥도날드와 미국의 소매 대기업 월마트(Walmart), 미국 식품업체 타이슨 푸드(Tyson Foods) 등은 이미 닭고기에 대한 항생제 이용을 제한 또는 단계적으로 감축했다.

맥도날드는 지난 2015년부터 항생제 닭고기를 줄일 것을 다짐했고 예정보다 앞선 2016년부터 목표치를 달성했다. 이번엔 닭고기보다 비중이 큰 쇠고기로 이를 확대한 셈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따르면, 가축용 주요 항생제 판매시장에서 돼지와 손의 비중은 각각 37%와 42%다. 반면에 닭은 6%에 그친다.

맥도날드의 로런 알트민 대변인은 이번 조치가 햄버거 가격 인상을 초래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프랜차이즈 점포들은 자체적으로 메뉴 가격을 정할 수 있다고 덧붙엿다.

지난 2016년 9월 유엔 총회는 가축용 항생제의 남용에 대한 공조를 다짐하는 결의안을 채택했고 이에 호응해 맥도날드와 월마트, 타이슨 푸즈 등은 항생제 닭고기를 줄이는 대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쇠고기 부문에서는 이에 상응하는 개선 조치가 드문 상황이다. 1년 전 햄버거 체인인 웬디스가 2018년부터 항생제 사용을 20% 축소할 것을 약속한 업자로부터 쇠고기 소요량의 15%를 사들이겠다고 밝혔을 뿐이다.

전문가들은 소와 돼지가 닭보다 오래 살고 질병에 걸릴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항생제의 사용을 중단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