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업 초기 종이(Korean Paper)에 물을 먹이고 있는 박철(PARK CHUL)화백.

박철 화가의 집 2층에 작업실이 있다. 빛이 잘 들고 통풍도 잘 되는 곳으로 최적조건이었다. 작업은 천연염색을 하고 난 다음 물을 부어 자연스럽게 스미어 들게 한다. 그 다음 20~30장 정도의 한지를 겹겹 올린다.

▲ 큰 솔로 한지(Hanji)를 두드리는 화가 박철. 솔의 높이와 두드리는 속도 등 체화된 경험과 감각이 녹아드는 과정으로 굉장한 노동력이 요구되는 과정이다. 몰입이라는 작가정신이 에너지를 발휘해서 그렇지 시작한지 얼마 안돼서 박 화백의 이마에 땀방울이 맺혔다. <사진=권동철>

이것을 매몰차게 두드리면 서로 용해(溶解,dissolution)되는데 그렇게 한참 하다보면 한지를 처음 떠낼 때의 원형에 가깝게 된다. 이 과정에서 닥나무와 황촉규(黃蜀葵, 닥풀)가 나와서 서로가 서로를 붙게 한다.

▲ Ensemble18-31, 66×66㎝, Korean paper Natural dyes, 2018

작업현장을 취재하면서 박천남(성남문화재단 전시기획부장)평론 글이 떠올랐다. “한지화가 박철의 한지부조 작업은 자신의 몸과 정신으로 풀어낸 극적 퍼포먼스의 공감각적 결과에 다름 아니다. 전통, 한국적인 것, 몸, 노동, 집요함, 땀과 호흡 등은 그가 어린 시절부터 보아온 생활 속 삶의 풍경으로부터 자연스레 기인한 것들이다.”

▲ 작은 솔로 디테일작업을 하고 있는 한지부조 박철 작가. <사진=권동철>

작은 솔은 디테일, 큰 것은 전체적으로 두드리는 용도의 작업이다. 한지작가 박철(서양화가 박철,박철 화백,朴哲,박철 작가,ARTIST PARK CHUL)은 이 과정을 매일 한번 시작하면 8시간 정도 지속한다. 그야말로 육신과 정신 그리고 노동이 일체되는 한지예술과 다름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