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패스 해!” “맨투맨 걸고!” “돌아서 들어가 줘야지!”

이건 마치 만화 <슬램덩크>에서 북산고등학교와 산왕고등학교의 농구 경기를 보는 듯한 긴장감이었다. 승리를 위한 한 골을 위해 한 발 더 먼저 뛰어야 한다는 집념으로 롯데주류 사내 농구 동호회 ‘에스 맥(S-MAC)’ 멤버들의 눈빛은 더 불타올랐다.

지난 11일 롯데주류의 사내 임직원 농구 동호회 에스 맥의 멤버들은 곧 본격 겨울리그로 접어드는 롯데리그(롯데그룹 각 계열사 소속의 농구 팀이 치르는 대회)를 대비하기 위해 서울 광진구의 한 체육관에 모였다. 이날 에스 맥의 멤버들은 체육관에 모인 일반 사회인 팀 그리고 롯데의 금융부문 계열사인 롯데캐피탈의 농구 팀과 총 2경기를 치르며 경기력을 가다듬었다.

▲ 사진= 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롯데주류의 에스 맥은 2014년 농구를 좋아하는 임직원들이 의기투합해 처음으로 만들어진 동호회다. 올해로 모임이 만들어진 지 햇수로 4년째를 맞았다. 현재는 롯데주류 내 각 부서에서 모인 15명(선수 13명, 매니저 2명)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대기업의 동호회들은 간판만 갈려있거나 활동하는 이들이 없어 유명무실해지는 경우가 많지만, 에스 맥은 다르다. 매번 연습경기에 특별한 일이 없으면 항상 10명 이상의 인원이 참석할 정도로 구성원들의 참여도가 높다. 정기 모임은 월 1~2회 정도를 가지며 롯데리그의 중요한 경기가 있을 때는 더 자주 모여서 선수들끼리 호흡을 맞추기도 한다.

▲ 사진= 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에스 맥의 핵심 멤버이자 입사 7년 차인 롯데주류 해외사업부문 이광희 책임은 “생활체육으로 건강한 여가를 보내고자 하는 롯데주류의 많은 직원들 중에서 특히 농구에 미쳐 있는 이들이 모인 동호회가 바로 우리 에스 맥”이라면서 “농구를 사랑하는 마음만 있으면 누구든지 참여할 수 있고, 또 평소에 이야기를 나눌 일이 많지 않은 다른 부서의 사람들과 운동으로 쉽게 친해질 수 있다는 것이 우리 동호회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롯데주류의 동호회 활동 지원은 화끈하다. 한 달에 최대 35만원의 활동비용을 지원한다. 활동비로 참여 인원 한 사람당 1만원 내지 최대 2만원 꼴로 계산되는 다른 기업의 동호회와는 다른 ‘스케일’을 자랑한다. 이 활동 지원금들은 매번 연습 경기나 본 경기에 사용하는 체육시설의 대관료나 음료수 값 그리고 실컷 땀을 흘린 멤버들의 갈증을 시원한 맥주 한 잔으로 풀어주는 회식비용으로 쓰인다.

입사 2년 차 사원이자 에스 맥의 막내인 롯데주류 1지역부문 김부겸 사원은 “학창시절부터 즐겨 해 온 농구를 직장인이 된 이후에도 계속 즐기고 싶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었다”면서 “마침 사내에 농구 동호회가 있다는 소식을 들었고 회사의 선배들도 가입을 권유해 에스 맥에 들어오게 됐다”고 말했다.

▲ 연습 경기에 임하고 있는 에스 맥 멤버들. 사진= 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김 사원은 “코트를 가르며 공과 함께 힘차게 달려 나갈 때에는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가 한 번에 풀리는 것 같은 쾌감이 있다”면서 “아울러 그토록 좋아하는 농구를 회사의 선배님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좋고, 그만큼 회사 분들과도 친해질 수 있어서 에스 맥의 모임은 항상 즐겁다”라고 말했다.

이날 치러진 두 차례의 연습 경기가 거의 끝나갈 무렵, 문득 궁금해지는 것이 있어서 기자는 에스 맥의 한 멤버에게 “팀 이름인 ‘에스 맥’의 뜻이 뭔가요?”라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예전에는 다른 이름이었는데 몇 년 전에 이름이 바뀐 것으로 알고 있고, 정확한 뜻은 잘 모르겠다”라고 답했다. 그래서 기자는 롯데주류라는 회사의 특성을 감안해 “혹시 소맥(소주+맥주 폭탄주)은 아니겠죠?”라고 다시 물었더니, 살짝 놀라면서 멋쩍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아무리 주류업체 임직원들이 모였다고 해도 동호회 이름이 ‘소맥’은 아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마 아닐 것이다. 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