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신공영의 대표 브랜드 한신더휴. 출처=한신더휴 홈페이지

[이코노믹리뷰=김태호 기자] '한신더휴', ‘한신휴플러스’ 등으로 유명한 중견 건설기업 한신공영이 민간주택사업 확장과 리스크 통제, 재무구조 개선 등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향후 건설업 환경은 비우호적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수도권보다는 지방지역을 중심으로 비관론이 커지고 있다. 한신공영의 지방도시 민간주택 위주 포트폴리오와 공공주택 과열 등은 향후 실적 개선에 다소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한국기업평가는 한신공영(BBB0)의 신용등급전망을 ‘긍정적’으로 부여했다. 주택사업 비중을 확대하면서도 공공주택 수주와 개발신탁 사업 등으로 사업위험을 통제했다는 평가다. 재무구조 개선도 이러한 평가에 일조했다.

한신공영의 최근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상승세다. 2014년 매출은 1조656억원,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894억원으로 부진했으나 지난해에는 매출 1조9679억원을 올리며 창사(1950년)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365억원을 기록해 흑자 전환했다.

▲ 한신공영 매출액과 영업이익. 출처=DART.

한신공영의 내수 주택 공사 비중은 전체 사업포트폴리오의 약 70~80%다. 국내 건설업 이슈에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한신공영의 지난 몇 년간의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박근혜 정권 시절의 초이노믹스 영향 등으로 부동산 경기가 활황세를 보이는 동안 자체공사 비율을 늘려서 수익을 극대화했다.

자체공사란 회사가 부지매입부터 시공까지 도맡아서 집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시행사 등과 충돌이 없어 시공속도도 빠르고 이익률도 높다. 대신 건설사가 모든 것을 책임지는 것이므로 위험부담이 크다.

한신공영의 자체공사 실적액은 2015년 2902억원에서 꾸준히 늘었다. 지난해에는 4537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도 1분기 시흥 배곧 신도시 일시 반영분을 감안하면 3분기 누적 3200억원으로 추정된다. 예년과 비슷한 수준의 실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건설업 회계기준 일부가 진행기준(공정률에 따라 수익 인식)에서 인도기준(준공 시 일시 반영)으로 변경됐다. 매출 4000억원과 영업이익 960억원 가량이 1분기 일시 반영됐다.

▲ 한신공영 자체공사 실적. 자체공사는 건설사가 토지매입부터 시공까지 도맡아서 하는 방법을 말한다. 출처=DART.

문재인 정부 이후로는 공공주택 건설 사업에 적극 뛰어들어 실적을 개선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공공부문 주택 수주액이 2013년 4조8335억원에서 지난해 8조2591억원으로 대폭 늘었다. 이에 한신공영의 공공부문 건축 시공실적은 2012년 1276억원에서 지난해 3957억원으로 크게 확대됐다.

최한승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최근 수익성 제고는 채산성이 우수한 자체산업에 의존한 영향이 크다”면서 “앞으로 매출액 증가 추세는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나 공사비가 확보된 신탁사업 비중이 높고 자체사업과 도급사업 분양성과도 상대적으로 양호해 일정수준의 영업수익성 지속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 국가 공공부문 주택건설 수주액(경상). 출처=통계청
▲ 한신공영 공공부문 주택 시공실적. 출처=DART

낙관론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신공영의 부동산 경기 하방 리스크 대응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도 존재한다.

경기 하락세의 기업 건전성은 크게 매출 지속성과 재무안정성으로 나눠서 볼 수 있다. 매출 지속성은 곧 사업경쟁력이다. 그러나 한신공영의 사업경쟁력은 대체로 감소하는 추세라는 분석이다.

한신공영의 주 포트폴리오는 민간주택사업이고, 비율은 70% 안팎에 이른다. 문제는 현재 진행중인 민간부문 주택사업 중 60%가 지방도시에 있다는 것이다.

정부의 인구 분산 정책에 힘입어 공공주택이 지방도시에 꾸준히 건설되고 있다. 그러나 효과는 좋지 않다. 주택은 늘어나지만 입주자는 없어 지방 민간 공공주택 미분양률은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방 미분양주택은 2014년 2만565호에서 올해 10월 기준 5만3823호로 크게 증가했다. 악성재고인 '준공 후 미분양'도 1만3668호에 이른다. 전체의 약 87%다. 반면 수도권 미분양율은 2014년 1만9814호에서 6679호로 줄었다. 서울 및 수도권 선호, 지방 기피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신공영으로서는 반가운 상황이라고 할 수 없다.

▲ 수도권 및 지방 미분양 현황. 출처=국토교통부

특히 한신공영 주택사업이 울산, 경상, 충청, 화성, 평택, 안성, 오산, 강원 등 분양율이 낮은 이른바 ‘위험지역’에 밀집돼 있다. 한신공영의 위험지역 비중은 민간주택 실적의 35.6%에 이르지만, 평균 분양률은 80.7%에 불과하다.

이들 지역 분양률 하락의 이유는 부동산 신탁사가 토지를 일임 받아 공사하는 ‘개발신탁’ 실패 영향이 크다. 한신공영보다는 신탁사의 판단 미스가 더 크다는 이야기다. 개발신탁 특성상 건설사는 일정 공사비를 미리 확보할 수 있어 현금흐름 위험은 낮은 편이다. 문제는 이를 감안해도 좋은 상황이라고 단언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공공주택부문 경쟁 과열에 따른 실적 저하도 문제다. 정부의 적극적인 부동산 정책으로 민간주택 시장은 침체인 반면, 공공주택은 증가하고 있다. 중견 건설사들은 앞다퉈 공공주택 건설에 뛰어들고 있다.

경쟁이 심화되면서 한신공영의 공공주택 건설 내 입지도 점점 좁아지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공공주택 시공 실적은 17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78억원에 비해 180% 가량 줄었다.

안정성도 문제다. 한신공영은 지난해 2조원의 신규수주를 기록했음에도 올해 3분기 기준 수주잔고는 2조3000억원에 불과하다. 지난해 매출액의 1.7배에 그치는 수준이다.

유동성도 넉넉한 편은 아니다. 한신공영의 차입금은 올해 10월 기준 3652억원(사채포함)이다. 이 중 1년 내에 만기가 돌아오는 유동차입금은 2133억원이다. 현금성자산은 사용제한예금 포함 2372억원이다.

한국기업평가는 등급 하락 요인으로 영업이익/금융비용 3.5배 미만, 부채비율 200% 초과상태 지속 등을 언급했다. 한신공영의 영업이익은 꾸준히 개선돼 지난해 영업이익/금융비용은 약 7배로 기준을 웃돌았지만, 부채비율은 389.8%로 하향 트리거를 일부 충족하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약 292.1%다.

▲ 한신공영 순차입금. 순차입금은 전체 차입금에 현금및 현금성자산 등 보유유동성을 차감한 수치다. 출처=DART

신용도 하락 요인이 지속되면 등급 하락에 따른 조기상환부담(Rating Trigger)도 발생할 수 있다. 한기평에 따르면 조기상환 발생 시에 대략 1570억원의 우발적 채무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현금유동성에 영향을 입을 것은 자명하다.

긍정적인 면도 있다. 정부가 내년 공공주택 보급을 더욱 늘릴 것이라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내년 예산안 중 주택도시기금은 10% 늘어난 25조6000억원이 편성됐다. 이중 공적임대주택 예산은 지난해보다 약 13%늘어난 14조4897억원이 편성됐다.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증가도 호재다. 정부는 경기 침체 우려 등에 따른 공공공사 확대 기조로 내년 SOC 예산을 1조2000억원 늘어난 19조8000억원으로 확정했다. SOC는 생산활동에 직접 투입되지는 않지만 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자본으로 도로, 철도, 통신 등이 여기에 속한다. 토목은 한신공영의 주력 사업은 아니지만 지난해 매출의 17%를 차지할 만큼 적지 않은 규모다.

한편, 주식시장에서는 한신공영에 따른 부정적 시각이 주로 반영, 연일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