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국내 영유아 프리미엄 화장품 브랜드 ‘궁중비책’이 중국 소비자 부모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중국 시장조사기관인 즈옌컨설팅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어린이 화장품 시장 규모는 112억위안(약 1조8200억원)으로 전체 화장품 시장 규모 1135억 위안의 약 10%를 차지한다. 이에 궁중비책의 유아크림은 이미 중국에서 ‘줄 서서 사는 베이비 크림’으로 입소문이 자자하고, 올해 매출액은 약 3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 궁중비책의 모이스처 로션&크림 제품. 출처=제로투세븐

대형 면세점 입점으로 날개 단 ‘궁중비책’
2002년 설립된 제로투세븐은 영유아 대표 브랜드로 2007년 중국 법인 설립에 이어 2013년엔 코스닥에 상장한 기업이다. 특히 제로투세븐의 영유아용 프리미엄 스킨케어 전문 브랜드인 ‘궁중비책’이 중국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으면서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다.

이에 궁중비책의 올해 매출액은 약 300억원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제로투세븐이 2015년 5월 중국 티몰 글로벌에 입점하면서 본격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고, 면세점 입점 효과가 더해지며 2016년엔 전년 대비13.8%, 17년엔 전년 대비 33.5% 증가했기 때문이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40%나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 제로투세븐의 연간실적 추이. 출처=제로투세븐

궁중비책의 면세점 입점 수는 2015년 9개에서 2016년 10개, 2017년 11개로 꾸준히 증가했으며 올해 들어 신라면세점 서울점, 롯데면세점 명동점, 7월 신세계 강남점까지 3개점이 더해지며 총 14개 점포로 늘어났다. 특히 올해는 대형 점포에 입점하게 되면서 매출 증가효과는 더욱 뚜렷해졌다. 지난해 32%였던 면세점 매출 비중은 올해 상반기 50% 수준까지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서충우 SK증권 연구원은 “다소 부정확한 수요 예측으로 4분기 들어 공급부족 현상이 나타날 수 도 있다”면서 “중국인들에게 궁중비책 브랜드가 각인되고 있어 추가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그는 “궁중비책의 실적 성장세가 연말로 갈수록 강화되면서 연말을 앞두고 일부 면세 판매점에서는 이미 재고가 부족하다”면서 “올해에는 전년대비 300억원 매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궁중비책의 순딩자차 선케어 쿠션 제품. 출처=제로투세븐

‘궁중비책’ 中 유아크림 1위 등극
최근 중국 인기 온라인 쇼핑몰 징둥닷컴에는 ‘궁중비책’ 제품을 사용한 중국 소비자들의 후기가 올라오고 있다. 궁중비책에 대한 입소문이 나면서 실제 구매가 이어지고 제품을 사용한 이들의 후기가 올라오고 있는 것이다. 2009년 중국에 론칭한 이후 불과 10년 만에 중국인들 사이에서 ‘반드시 구매해야 할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궁중비책은 지난달 롯데인터넷면세점에서 유명 글로벌 화장품을 제치고 월간 베스트 1위와 2위에 나란히 올랐다. 1위 제품은 보습크림 4개 묶음으로, 2위는 보습크림 단품이 차지했다. 이 같은 인기는 매년 국내 면세점 매출 증가율에서도 나타났다.

롯데면세점의 올해 궁중비책 매출(1~10월)은 지난해 대비 130% 증가했다. 같은 기간 롯데면세점 전체 화장품 매출이 40% 증가한 것에 비하면 3배 이상 높은 수치다. 사드 문제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한 지난해에도 매출이 전년 대비 49%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6월 출시한 선케어 시리즈도 반응이 좋았다. 궁중비책의 순딩자차 선케어 시리즈는 국내 면세점 전 지점에서 완판 됐고, 매출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375% 증가했다.

▲ 궁중비책 브랜드는 중국 부모들 사이에서 한국 유아크림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출처=제로투세븐

국내 면세점에서 궁중비책 제품을 구매한 한 중국인은 "요즘 중국 엄마들 사이에서 궁중비책이 프리미엄 제품으로 선호도가 높다"면서 "한국에 온 김에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하기 위해 대량 구매했다"고 말했다.

제로투세븐 코스메틱사업부 궁중비책 관계자는 “롯데면세점 본점에서는 매일 입고하는 물량이 당일 날이면 전량 소진되고 있는 상황으로 ‘줄 서서 사는 베이비 크림’이라 불릴 정도”라면서 “고객들이 궁중비책 제품이라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향후에도 제품 개발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궁중비책’ 中 취향저격한 비결은?
그렇다면 ‘궁중비책’이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제로투세븐은 중국 유아동 시장에서 한국 럭셔리 화장품에 대한 니즈가 높아지자 2007년 중국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또한 현재 중국의 외동자녀들이 많고 산아정책이 개방이 실현됨에 따라 육아문화가 바뀌면서 중국 부모의 소비성향도 한몫 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궁중비책의 스토리와 중국인의 감성이 잘 결합됐다는 분석도 있다. 과거 왕실에서 아기가 태어났을 때 피부의 붉은 기를 완화시키는 ‘오지탕’이라는 궁중 비법을 적용해 제품력을 강화한데다, 궁중비책이 이를 제품 콘셉트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이외에도 세계적으로 까다롭기로 유명한 독일의 피부과학 테스트인 더마테스트에서 최고등급을 획득하는 등 안정성 면에서도 성공한 요인으로 꼽힌다.

제로투세븐 궁중비책 담당자는 “궁중비책은 친숙한 한자 브랜드명과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한방 성분으로 우수한 품질의 제품이 특징”이라면서 “특히 고급스러운 용기 디자인과 자연성분을 강조해 한국 육아용품을 선호하는 중국 부모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 궁중비책은 지난해 11월 중화권 H&B스토어인 SASA의 홍콩, 마카오 지역 113개 매장에 입점했다. 출처=제로투세븐

‘궁중비책’ 앞으로의 해외 전망
궁중비책의 매출은 앞으로 중국만이 아니라 중화권 전체적으로 꾸준하게 증가할 전망이다. 지난해 11월 중화권 대표 H&B스토어인 SASA의 홍콩, 마카오 지역 113개 매장에 입점했기 때문이다. 올해 8월에는 티몰 내에 궁중비책의 브랜드 채널이 새롭게 추가됐다.

이나예 한국투자 증권 연구원은 “특히 티몰에 새롭게 추가된 브랜드 채널의 경우 티몰에서 직접 홍보와 마케팅 판매를 담당하고 있어 더욱 뚜렷한 매출 증대 효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 씨케이팩키지의 연간실적 추이. 출처=씨케이팩키지

또한 제로투세븐은 지난 6월 분유뚜껑 업체인 씨케이팩키지를 흡수합병 했다. 씨케이팩키지는 국내 유일의 분유포장 용기용 제조와 판매 기업으로 국내 시장을 독점함과 동시에 전체 생산 물량의 약 85%를 수출하고 있다. 제로투세븐은 M&A로 성장성과 수익성을 더욱 확보해 내년을 실적 확보를 위한 발판을 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동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부터 제로투세븐의 본격적 실적 턴어라운드 시작을 예상한다"면서 "씨케이패키지와의 합병으로 재무 건전성과 성장동력이 확보됐고, 유아동 화장품 브랜드인 궁중비책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성장 중인 중국 유아동 용품 시장이 재조명되면 주가 상승도 기대된다는 평가다. 중국에서는 이미 백화점 위주의 영업을 펼치면서 궁중비책을 비롯헤 250여개 오프라인 매장을 두고 있다. 또한 중국 단독 제품 개발 등 현지화 전략으로 중국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김동하 연구원은 "내년 매출액 2224억원,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해 154억원을 예상한다"면서 "궁중비책 성장에 따른 유통 부문 외형 및 수익성 개선, 의류 및 중국 부문의 영업 적자 폭 감소 등을 감안할 때 영업 흑자 구조가 안착되는 첫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