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조사한 비만의 사회경제적 영향 연구에 따르면, 비만에 따른 의료비 지출이 많은 지역은 전라남도, 계층은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으로 나타났다. 해당 지역과 계층이 비만 의료비 지출이 많은 원인으로는 농촌 지역의 건강 관련 인프라 부족과 병원에 자주 가는 계층이라는 지적이 따른다.

전라남도 비만 관련 의료비 지출 높고, 농촌 지역이 비만율 1위…인프라 지원 절실

11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거주 지역에 따른 1인당 의료비 비용을 보면 전라남도가 약 33만8000원으로 지출이 가장 크고, 전라북도 약 32만5000원, 부산광역시 약 31만6000원, 강원도 약 30만7000원 순으로 분석됐다. 서울특별시는 25만1762원으로 나타났다. 전국 평균은 27만8120원이다.

▲ 거주 지역별 비만에 따른 의료비 1인당 비용. 출처=국민건강보험공단

체질량지수(BMI)가 25 이상인 사람이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인 전국 비만율은 2016년을 기준으로 강원 철원군(40%)이 1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강원 인제군(39.3%), 인천 옹진군(39.1%), 강원 양구군(38.1%)‧화천군(37.9%)가 뒤를 이었다.

▲ 전국 시군구 비만율(2016년 기준). 출처=국민건강보험공단

농촌 지역 가운데서도 섬의 비만율이 높았다. 전남 신안군의 비만율은 33.9%로, 전남에서 가장 높았다. 이어 완도군(33.5%)·진도군(32.8%) 등 섬이 전남지역 비만율 상위권을 차지했다. 경북에서 비만율이 가장 높은 곳도 섬인 울릉군(34.3%)으로 나타났다.

농촌이 비만율이 높은 이유로는 식습관과 건강 관련 인프라 부족이 꼽혔다. 농사에 일손이 부족한 탓에 식사를 급하게 하고, 새벽에 일하기 위해 저녁밥을 먹고 바로 잠드는 등 잘못된 식습관이 비만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또 술을 자주 마시고 염분이 높은 음식을 많이 섭취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건강 관련 인프라 부족은 단순히 헬스클럽, 근린공원 운동기구 뿐만 아니라 대중교통의 부족까지 지적됐다. 농촌 주민들은 대중교통이 불편하다보니 대개 자가용이나 경운기 등을 이용한다. 이에 따라 기본적인 운동이라 할 수 있는 걷기조차 제대로 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민정 국민건강보험공단 비만관리대책위원회 위원은 “농촌주민은 마땅한 장소가 없어서 운동을 못하고 농번기엔 시간이 없어서 못한다”면서 “비만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 것”이라고 말했다.

도시에는 헬스클럽이나 자전거‧걷기‧스포츠 동호회 등 운동을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이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비만율 증가의 원인으로 지적됐다. 노동과 운동은 비만에 있어 다른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이 비만에 의료비 더 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소득과 재산이 반영된 건강보험료 분위에 따른 의료비 손실비중에서 의료급여수급권자에 속하는 ‘0분위’의 비중이 가장 크고 ‘1분위’부터 감소하다가 ‘14분위’이상부터 다시 손실비중이 증가했다.

▲ 소득분위별 비만에 따른 의료비 손실 비중. 출처=국민건강보험공단

소득과 재산이 반영된 건강보험료 분위에 따른 의료비 손실비중을 그래프로 그리면 남자와 여자 모두에서 U자형 패턴을 확인할 수 있다.

건강보험공단이 조사한 자료는 국민이 병원에 지출한 진료비를 분석한 것으로 가장 저소득층인 0분위는 의료급여수급권자인 점이 유효할 것으로 분석된다. 건강보험 자기부담금이 없는 의료급여수급권자로 병원을 자주 이용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고소득층은 병원비 부담 없이 건강검진 등을 활용한 후 비만과 관련한 의료비용을 수월하게 지출할 수 있으므로 비만 관련 의료비가 높은 것으로 풀이된다.

중간소득층은 비만으로 병원에 가는 국민과 가지 않는 국민이 나뉘므로 데이터로만 비만율 원인을 측정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